[소비자경제=장병훈 기자] 4대강 보를 개방한지 1년 만에 금강 세종보·공주보는 조류 농도가 개방 전에 비해 약 4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생태계도 회복돼 멸종위기종이 처음 관찰되기도 했다.
정부가 2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4대강 보 개방 1년 중간결과 및 향후계획'을 발표했다.
보는 논에 물을 대기 위해 둑을 쌓아 흐르는 물을 막고 담아두는 수리 시설이다.
이 때문에 4대강 사업이 2012년 완공 후 녹조가 발생하고 수질이 악화해 생태계 교란하는 등 부작용이 속출했다. 하지만 닫아 놓은 물이 정체돼 수질오염사고 때 대응이 어렵다는 우려도 나왔다.
정부는 지난해 6월 4대강 사업 이후 처음으로 총 16개 보 중 10개보를 세 차례 개방하고 수질·수생태계 등 11개 분야 30개 항목을 관찰했다.
그 결과 물 흐름이 회복돼 조류 농도가 감소하고 모래톱이 회복되는 등 동식물 서식환경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보 개방 이후 수질은 눈에 띄게 좋아졌다. 보 수문을 완전히 개방한 세종보, 공주보는 조류농도가 개방 전에 비해 약 40% 감소했고 영산강 승촌보도 지난 4월 완전 개방한 이후 조류농도가 37% 감소했다.
생태계도 회복됐다. 보 수위를 완전 개방한 금강 세종보와 영산강 승촌보 구간에는 물의 흐름이 빠른 부분을 뜻하는 여울과 물의 흐름이 바뀌면서 하천 가운데 생긴 퇴적지형을 뜻하는 하중도가 만들어졌다. 수변생태공간도 넓어졌다.
그 결과 승촌보에서는 보 개방 이후 멸종위기 Ⅱ급인 노랑부리저어새 개체수가 증가했고 세종보 상류에서는 멸종위기 Ⅱ급 독수리가 처음 관찰됐다. 생물 서식처로 기능하는 모래톱도 증가했다. 반면 악취와 경관훼손 우려가 컸던 노출 퇴적물은 식생이 자라나면서 빠른 속도로 변화했다.
지난 1년간 4대강 보 근처 대규모 취수장과 양수장 등은 제약 요인으로 보를 개방하기 힘들었다. 이에 제한적으로만 개방했음에도 물 체류시간이 29~77% 감소하고 유속은 27~431% 빨라졌다.
보를 적정 수준까지 개방할 수 있다면 물 흐름이 개선돼 수질 오염 사고에 대한 대응 능력을 강화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는 얘기다. 정부는 대규모 취수장이 없는 낙동강 낙단보·구미보를 최대개방하고, 대규모 취수장이 있는 한강 이포보, 낙동강 상주보·강정고령보·달성보·합천창녕보·창녕함안보는 취수장 운영에 지장을 주지 않는 수위까지 개방할 계획이다.
한강 강천보·여주보, 낙동강 칠곡보는 다른 모니터링 결과를 감안해 추후 개방 여부를 논의한다. 또 물관리 일원화 입법이 완료된 만큼 앞으로 임시체계로 업무를 총괄하던 국무조정실 통합물관리 상황반은 종료하고, 환경부에 4대강 조사평가단을 구성한다. 내년 6월에 구성될 국가 물관리위원회에서 보 처리계획안을 최종 확정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