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테이너 개장 검사만으론 부족
내륙까지 번져 토착화 우려

[소비자경제=박소희 기자] 붉은불개미가 확산 우려가 커지면서 검역당국의 느슨한 외래병해충 예찰·관리가 도마위에 오를 전망이다. 

붉은불개미는 세계자연보호연맹(IUCN)이 지정한 세계 100대 악성 침입 외래종에 속하는 해충으로, 환경부도 지난해 '생태계교란 생물'로 지정한 바 있다.

붉은불개미의 독에 민감 반응을 보이는 사람을 제외하고는 위험성이 낮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몸속에 독성물질을 가지고 있어 사람이 쏘일 경우 통증과 가려움증을 동반하고 심하면 현기증과 호흡곤란, 의식장애를 유발해 사망할 수도 있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 진딧물 등 매미목의 해충과 공생하며 식물에도 직접적으로 피해를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서 가축과 농작물 피해로 연간 6조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소나 돼지 등 가금류에 달라붙어 괴롭히면서 생산에도 영향을 주었다. 이에 철저한 방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붉은불개미'는 지난해 9월 부산항 감만부두에서 처음 발견된 이후 최근 연이어 두 차례나 더 발견됐다. 

정부는 중국 복건성 등 불개미 분포지역 11개성에서 수입되는 코코넛껍질, 나왕각재 등 32개 품목 등 개미류 혼입 가능성이 높은 수입 컨테이너 전체를 개장 검사할 계획이라고 22일 밝혔다.

이날 정부는 평택항과 부산항에서 발견된 붉은불개미의 확산 가능성은 낮다고 설명했지만 번식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올 6월에 부산항 허치슨부두에서는 적장 바닥 시멘트 균열 부위를 따라 40m에 걸쳐 11개의 개미집이 발견됐다. 이중에는 공주개미 11마리와 일개미 3000여 마리, 알 150여개가 포함됐다.

검역본부는 이곳에서 여왕개미가 발견되지 않았고 공주개미가 날개달린 채 발견됨 점, 수개미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미뤄볼 때, 공주개미가 교미에 성공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이곳에서 발견된 붉은불개미 알이 어떻게 만들어진 것에 대해서는 아직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노수현 검역본부 식물검역부장은 "연간 국내로 들어오는 1300만개의 컨테이너를 모두 열어볼 수는 없다"며 "따라서 일본과 같이 화주가 붉은불개미를 발견하고 신고하도록 조치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검역당국의 대응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붉은불개미 유입 경로를 추정만 할 뿐, 정확하게 파악할 수 없기 때문에 일부 지역의 제한된 물품이 담긴 컨테이너 개장 검사만으론 제대로 방제가 이뤄질 수 없다는 지적이다. 

강화된 예찰·방제 조처를 하지 않을 경우 내륙으로까지 퍼져 토착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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