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하게 원인과 예방백신 있는 ‘자궁경부암’ 정기 검진이 답

한국건강관리협회 서울강남지부 건강증진의원 임대종 원장

[소비자경제=곽은영 기자] 자궁경부암은 다른 암에 비해 조기 발견으로 치료하기 쉬운 암이다. 그러나 오랜 전암 단계에서 여러 예후를 보임에도 증상을 대수롭지 않게 여겨 위험한 상황에까지 놓이는 것이 현실이다. 

이와 관련해 <소비자경제>는 한국건강관리협회 서울강남지부 건강증진의원 임대종 원장(산부인과 전문의)과의 인터뷰를 통해 자궁경부암에 대해 살펴봤다.

- 많은 사람들이 자궁경부암을 자궁암이라 부르기도 한다. 자궁경부암은 어떤 암인가.

자궁은 크게 자궁의 몸통 부분인 자궁체부와 자궁의 입구라고 할 수 있는 자궁경부로 나뉜다. 자궁경부암은 질에서 연결되는 자궁경부에서 생기는 암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자궁암을 자궁경부암과 동일하게 말하는 경우가 많다. 

그 이유는 서양에서는 자궁체부암 중 자궁내막에서 발생하는 자궁내막암이 가장 많은데 비해 우리나라는 자궁에서 생기는 암의 대부분이 자궁경부암이었기 때문이다. 최근 국내에서도 자궁내막암이 급속도로 늘어나고 자궁경부암은 줄어들고 있지만 여전히 비율로 보면 자궁경부암이 훨씬 많다.

- 자궁경부암은 어떤 경로로 발생하게 되나.

자궁경부암은 다른 암과 다른 두 가지 특징이 있다. 먼저 인유두종 바이러스라고 하는 아주 명확한 위험인자가 있다는 것이다. 

인유두종 바이러스는 100개 이상의 종류가 있는데 자궁경부암을 일으킬 수 있는 고위험군과 생식기 사마귀를 일으키는 저위험군으로 분류된다. 각각 바이러스는 고유번호를 가지고 있다. 고위험군 인유두종 바이러스 감염의 약 70%를 차지하는 바이러스는 16번과 18번이다. 

그러나 고위험군 인유두종 바이러스에 감염됐다고 모두 암에 걸리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 일시적인 감염이고 일부만이 지속적인 감염으로 이어진다. 

즉, 고위험군 인유두종 바이러스의 지속적인 감염이 자궁경부암의 위험인자인 것이다. 자궁경부암의 또 다른 특징은 상피내종양이라고 하는 전암 단계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앞서 말한 지속성 감염이 있다고 하더라도 바로 자궁경부암으로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짧게는 5년, 길게는 20년까지 상피내종양이라고 하는 전암 단계를 거쳐 자궁경부암으로 진행된다.

- 그렇다면 증상을 알고 있으면 치료와 예방에 도움이 될 것이다. 자궁경부암의 증상은.

자궁경부암의 가장 흔한 증상으로는 성교 후 경미한 질 출혈이 나타나는 것이다. 이는 초기 자궁경부암의 증상으로 혈성 분비물, 질 출혈 등이 나타난다. 질 출혈의 경우 초기에는 출혈량이 많지 않지만 병이 진행되면 과다 출혈로 만성 빈혈까지 보이기도 한다. 

암이 진행되면 성교 후 질 출혈이나 월경 이외의 간헐적 출혈, 악취를 동반한 분비물 증가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또 암이 진행돼 주변 장기인 직장이나 방광, 요관, 골반 벽, 좌골 신경 등을 침범하게 되면 소변이 자주 마려운 빈뇨감, 배뇨 곤란, 배변 장애, 소변에 피가 섞여 나오는 혈변, 직장출혈, 허리통증, 하지 통증 및 부종, 체중감소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 자궁경부암은 어떻게 예방할 수 있나.

자궁경부암은 유일하게 예방 백신이 있는 암이다. 인유두종 바이러스라는 명확한 원인이 있기 때문에 백신을 통해 바이러스 감염을 예방할 수 있다. 

인유두종 바이러스는 대부분 성관계로 감염되는데 대부분의 여성이 일생 동안 한 번 이상 감염이 될 정도로 감염력이 높은 편이다. 따라서 예방접종을 하는 시기는 성관계를 시작하기 전, 즉 감염이 되기 전이 좋고 너무 어릴 때보다는 면역력이 좋은 10대를 가장 이상적인 시기로 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2016년부터 ‘건강 여성 첫걸음 사업’을 통해 만 12세 청소년을 대상으로 자궁경부암 백신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무료 백신임에도 아직 잘 모르고 있거나 부작용에 대한 염려 때문에 약 3분의 2의 여학생만이 예방접종을 하고 있다. 

자궁경부암 백신의 안전성과 효능에 대해서는 세계보건기구와 미국, 유럽 등 전 세계 보건당국에서 입증해 대한산부인과학회 및 부인종양학회에서도 적극 권장하고 있다.

- 정기 검진으로 조기에 암을 발견할 수도 있다. 어떤 검사 방법인가.

자궁경부암은 매우 유용하고 비교적 쉬운 선별검사가 있다. 자궁암검사라는 자궁경부암 선별검사인데 정확히는 ‘자궁경부세포검사’ 혹은 ‘팝스미어’라고 한다. 자궁경부세포검사는 질경을 이용해 자궁경부를 노출시키고 자궁경부의 세포를 채취해 현미경으로 분석하는 검사다. 다른 선별 검사로는 인유두종 바이러스 검사와 질확대경 검사가 있지만 항상 시행하는 것은 아니다.

- 검사에서 이상이 발견되면 어떤 치료가 시행되나.

자궁경부세포검사의 결과는 세포 이상의 정도에 따라 비정형세포, 저등급병변, 고등급병변으로 나뉜다. 비정형세포의 경우 인유두종바이러스 검사 결과에 따라 추적 관찰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저등급병변 이상의 경우 대부분 자궁경부 확대경 검사를 통한 조직검사가 필요하다. 조직검사를 할 때는 또 다른 분류 체계를 따르는데, 상피내종양(CIN) 1, 2, 3, 상피내암, 침윤성 암으로 구분한다. 

상피내종양 1단계의 경우는 대개 저절로 좋아지는 경우가 많아 추적 관찰할 수 있다. 상피내종양 2, 3단계, 상피내암의 경우 ‘자궁경부원추절제술’이라고 하는 비교적 간단한 시술을 통해 완치가 가능하다. 

결국 자궁경부암은 침윤성 암을 말하는 것으로 자궁방이라고 하는 자궁경부 주위 조직까지 침범이 없는 경우 자궁절제술이 필요하고 자궁방 침범이 있는 경우는 방사선 치료를 하는 것이 원칙이다.

- 자궁경부암과 관련해 여성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부인종양학회에서는 자궁경부암 예방 백신을 접종한 사람도 만 20세 이상의 성경험이 있는 모든 여성은 매 1년 간격으로 자궁경부세포검사를 받을 것을 권고한다. 

자궁경부암은 조기발견이 어려운 다른 암종에 비해 조기 검진 프로그램만 정기적으로 받는다면 침윤성 암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에 모든 여성이 자궁경부암 예방접종과 정기 검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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