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아헨공대 연구소 "직업 안정성 최적화 도움" 여론 뭇매

(사진출처=카미디어)

[소비자경제=최빛나 기자] 독일 유명 자동차 업체들이 인간을 대상으로 생체실험을 한 것으로 드러나 독일은 물론 전 세계가 충격에 빠졌다.

독일 슈투트가르터차이퉁은 지난 29일 독일 자동차 업계가 지원하는 ‘유럽 운송분야 환경보건연구그룹’(EUGT)이 2015년 독일 아헨대학에 의뢰해 인간을 상대로 배기가스에 포함된 대기오염물질인 질소산화물 흡입 실험을 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인간에게 가스를 마시게 해 다량 학살을 유도한 일명 '인간 가스실'이 떠올라 전 세계적으로 파장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실험은 남성 19명, 여성 6명은 대상으로 한 달간 1주일에 한 차례 3시간씩 디젤 배기가스를 마시게 한 뒤 건강상태를 측정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산화물은 인체에 무해하다"는 보고서를 냈지만 인간실험의 사실이 알려지자 이 소식을 접한 전 세계인들은 분노했다.

해당 독일 자동차 회사들은 일제히 해명과 사과문을 내놓았지만 논란으로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폭스바겐은 "당시 선택된 과학적 방법이 잘못됐다"고 밝혔다. 다임러는 "해당 실험을 강력히 비판한다"며 자체 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슈테픈 자이베르트 독일 총리실 대변인은 "사람들이 이런 실험 소식을 듣고 느낄 역겨움은 지극히 정상"이라며 "사람을 동원한 실험은 윤리적으로 정당화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 뉴욕타임스는 지난 25일 "EUG T가 2014년 원숭이들이 배기가스를 마시게 하는 실험을 후원했다"고 전했다.

원숭이 10마리를 밀폐된 실험실에 가두고 만화영화를 틀어준 뒤 '폴크스바겐 비틀 디젤'의 배기가스를 방 안에 주입하는 방식이다.

폭스바겐의 자문위원회 위원장인 한스 디터 푀취는 "전혀 합리적이지 않은 실험"이라면서 "자문위가 이를 조사할 것이다. 책임져야 할 사람은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독일 아헨공대 연구소 측은 "연구의 목적 제한치 미만의 이산화질소(NO2) 노출이 건강한 지원자들에게 생물학적 영향을 미치는 지 파악하는 것"이라며 "연구는 트럭 운전사와 차량 정비공, 용접공에게 직업 안정성을 최적화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해명하고 나서 여론의 뭇매를 자초하고 있다. 

한편 ‘유럽 운송분야 환경보건연구그룹’(EUGT)는 2007년 독일 자동차 3사 폴크스바겐, BMW, 다임러(벤츠 모회사) 출자로 설립돼 작년 6월까지 운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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