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들 "성공보단 행복에 초점 둔 교육제도 전환 필요" 한 목소리

2018청소년동아리전시대전이 인천글로벌캠퍼스에서 지난 13일 열렸다

[소비자경제=권지연 기자] 전국 학교에서 활동하는 72개 청소년 동아리 700여 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인천글로벌캠퍼스(IGC)에서 지난 12일과 13일, 청소년 동아리 전시대전이 열렸다.

인천글로벌캠퍼스와 비영리단체 워밍코리아가 주최하는 청소년 동아리 전시대전은 매 해 2회씩 진행된다. 워밍코리아는 1020청년위원회가 중심이 된 비영리민간단체로 사회의 다양한 이슈를 다양한 방식으로 해결하고 참여하며 나눔경제를 실천하는 청소년 네트워크이다.

워밍코리아(박재범)는 철저히 청년 중심의 모임을 지향한다. 그런만큼 청소년 동아리대전도 청년위원회로 활동 중인 회원 16명이 사회적 가치와 확산성을 등을 고려해 참가 동아리를 직접 선발, 행사를 돕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동아리 심사도 서류심사를 거쳐 선발된 청소년 심사위원단의 참여로 이루어졌다. 준비성과 확산성, 전문성, 참여도, 호응도 등을 평가해 좋은 점수를 얻은 동아리에게는 인천글로벌캠퍼스 재단대표이사상과 4개 대학 총장상, 워밍코리아 의장상 등이 수여될 예정이다.

워밍코리아는 애초에 심사위원단은 200명으로 제한하려 했으나 세 배가 넘는 649명이 지원해 예상인원보다 늘린 320명을 선발했다고 밝혔다. 청소년들의 진로 교육의 중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아직까지 끼와 재능을 펼칠 수 있는 장이 부족한 현실을 반영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소비자경제>는 미래의 주역인 청소년과 청년들의 활동과 진로상을 통해 교육현장의 현 주소를 들여다봤다.

동아리전시대전에 참가한 인천하늘고등학교 박동주(19)학생과 김해외국어고등학교 권민규(18)학생, 과천외국어고등학교 박정인(18)학생, 워밍코리아 권다은(22)의장의 인터뷰를 각각 진행해 내용을 재구성했다.

◇ 한국교육정책 평균점수 50점.. 함께 살아가는 따뜻한 세상 만들고 싶다.

Q1. 본인 소개 및 동아리가 하는 일을 간략하게 소개해 달라.

박동주: 인천하늘고등학교 스콜라 동아리를 운영하고 있다. 스콜라동아리는 학술연구동아리이다. 20여 명의 1,2학년 학생들이 격주로 모여 다양한 흥미분야를 융합해 연구하고 토론도 한다. 수능국어에 나오는 비문학 갈래를 독해할 때 어려움을 느끼는 이유를 심리학 관점에서 다양한 요소를 분석하고 연구하고 과학쪽으로는 비듬균을 제거하는 방법을 연구하기도 했다.

권민규: 김해외국어고등학교 컬쳐쇼크 동아리를 운영중이고 회원은 1,2학년 모두 합해 20명 정도가 된다. 컬쳐쇼크는 국제문화동아리로 쉽게 생각해서 문화사절단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매 달 영어와 한국어 두 개 언어로 문화신문을 만들어서 우리 문화를 알리고 미국과 호주 두 나라의 학교와 자매 결연을 맺고 팬팔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에 미국으로 해외체험 연수를 다녀왔다. 워싱턴 메모리얼공원 인근에서 위안부 관련 팜플렛을 만들어서 외국인들에게 나눠주고 위안부에 관해 알리는 활동을 했는데 위안부에 대해 들어보지도 못했다는 분들이 많아서 놀랐다. 그래서 지금까지는 K팝이나 현대 문화를 소개하는 활동이 주였는데 더 열심히 우리의 문화나 아픈 역사를 알려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이번 동아리전시대전을 준비하면서 동아리원들이 너무 많이 고생했는데 함께 많은 활동을 할 수 있는 끈끈한 연대감 같은 것이 형성된 것 같아 좋다.

박정인: 동아리부스로 참여한 것은 아니고 청년글로벌리더스포럼에( GLFY )가 선발한 전국 장학생 36명중 한 명으로 꼽혀 그 자격으로 이번 동아리 전시대전에 참여하게 됐다.

권다은: 워밍코리아 의장을 맡고 있다. 워밍코리아는 청년들이 주측이 된 비영리민간단체로 다양한 나눔경제 활동을 하고 있다. 특히 정기적인 행사로는 이번 청소년동아리전시대전이 중요한 행사이고 연말에 연탄봉사를 주최하거나 매 기수마다 학생들을 선발해 다양한 봉사활동을 기획하고 진행하고 있다.

Q2. 이번 동아리 전시대전에 초점을 둔 부분은? 혹은 인상 깊었던 점은?

박동주: 1년 동안 학술 연구한 내용을 가지고 논문을 썼는데 그 논문을 한 장 짜리 포스터로 만들어서 전시했다. 모두가 각자의 동아리 분야에서 준비를 참 열심히 한 것 같고 우리 동아리가 앞으로 어떻게 활동하면 좋을지도 생각하게 된 것 같다. 특히 용인에 있는 학교의 환경동아리가 환경을 주제로 토론을 하고 있는데 우리 동아리와 연계해 환경을 주제로 학술 연구 콘퍼런스 같은 것을 진행해도 좋겠다는 얘기를 했다. 큰 의미가 있었던 것 같다.

권민규 : 저희와 미국학교가 교류하는 페이스북 페이지가 있는데 부스를 돌면서 우리나라 문화와 다른 나라 문화와 관련된 미션을 해결하면 그 페이지에 소개를 해서 우리 부스에 방문한 사람들도 그 미국친구들과 교류를 할 수 있도록 꾸몄다. 교류라는 것 자체가 특정인에게 국한되면 안 되는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교류해야 의미가 있는 것이니까 교류라는 단어에 초점을 맞춰서 진행 했다. 반응도 무척 좋아서 보람있었다.

박정인: 학교가 외고다보니 이과 관련해서는 접할 기회가 많지 않은데 곤충이나 생명과학, 드론 같은 동아리 활동을 볼 수 있는 것이 좋았다.

권다은: 대체로 매 년 두 번씩 동아리대전을 진행 하다보면 동아리 트랜드가 달라지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번에는 공과 쪽 동아리가 많았고 4차 산업혁명이 이슈가 되다보니 드론이나 인공지능관련 동아리가 많았다. 청소년 동아리가 변화하는 사회를 반영해 속도에 맞춰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Q3. 본인의 꿈과 진로는 어떻게 계획 중인가?

박동주: 행정분야에 진로가 맞춰져 있다.행정 중에서도 복지 정책에 대해서 전문적으로 관리하는 행정가가 되고 싶다.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고 있는 것이 행정인데 동아리를 운영하면서 어떻게 단체를 조직하고 어떤 활동을 진행해 나갈지를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되는 것 같다. 이번 동아리 전시대전을 준비하면서도 많이 배웠다.

권민규 : 교욱에 관심이 많다. 전 세계적 교육 불평등이 심한데 OECD 교육국에서 일하는 국제공무원으로 활동하고 싶다. 학교 교육만으로는 부족한 것들이 있다. 이러한 동아리 활동을 통해 배우는 것들이 더 많은 것 같다.

박정인: 관광통역 안내사를 생각하다.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중학교 2학년 때까지 인도네시아에서 살았다. 살던 곳이 인도네시아의 이태원 같은 곳이어서 다른 나라 음식을 파는 식당이 많았는데 하루는 한 한국식당에 가게 됐다. 

식당 주인이 일본인이었는데 메뉴판에불고기를 양념된 닭고기로 표기돼 있다든지 잘못된 표기가 너무 많았다. 그런 것들을 보면서 한국문화를 제대로 알려주고 싶다고 생각했다. 현재 인도네시아어 한국 관광통역을 생각하고 있는데 부모님은 이왕이면 돈이 되는 일을 하라며 속상해한다(웃음) 그렇지만 부모님이 내 인생을 살아주는 것이 아니기에 내 꿈은 확고하다.

권다은 : 꿈보다는 목표라고 하는 것이 맞는 것 같다.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사람이 되다. 법조인이 되거나 단순한 봉사 활동을 넘어 할 수 있는 국제개발협력쪽으로 진로를 생각하고 있다. 다른 친구들은 스팩쌓기나 해외 연수같은 것들 할 때 나는 이런 활동을 하는 것이 시간낭비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언젠가 이런 것들이 내게 더 큰 자산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오준 전 유엔대사가 청소년동아리전시대전 전야제 행사에서 '대한민국 청소년을 위한 생각'을 주제로 강연 후 학생들과 사진을 찍고 있다.

Q4. 현재 한국의 교육정책에 점수를 준다면? (100점 만점)

박동주: (75점) 제가 다니는 학교는 자사고여서 다른 학교에서 경험하지 못하는 것들을 경험할 수 있는 장들이 많이 열리는데 교육 평등의 차원에서는 이런 기회를 누리지 못하는 학생들이 많은 것 같다. 그런 측면을 감안해서 75점을 주었다.

권민규:(50점) 미국 자매 학교를 방문했을 때 보니 학교를 빨리 마치고 학원을 가는 게 아니라 자신의 특기나 재능을 개발하는 시간으로 보내고 있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그렇지 않다. 우리 학교만해도 자습을 11시까지 시킨다. 자신의 재능을 맘껏 펼칠 수 있는 교육, 교육과정을 하나하나 밟아서 성인이 되면 지적소양이나 인문학적 소양을 갖춘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박정인:(40점) : 너무 주입식 교육이고 상대평가 제도가 경쟁을 과열시킨다고 생각한다. 사교육을 많이 하면 좋은 점수가 나올 수 있는 교육이다. 이런 점에서 좋은 점수를 줄 수 없을 것 같다.

권다은:(50점): 학교를 다니면서 배웠던 것들이 실상 도움이 되는 것이 별로 없는 것 같다. 지금의 교육이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다는 생각을 늘 하고 있다. 경직돼 있고 유연하지 못하다. 세상은 빠르게 변하는데 과거에만 머물러서 성공을 강요하는데 그 성공의 기준조차도 과거에만 머물러 있는 것 같다. 나도 이런 활동을 하는 것을 학교에서 좋아하지 않았는데 그래서 청소년 동아리 전시대전 하나를 여는데도 각 지방에서 올라오고 교통이 좋지 못한 장소에서 열리는데 아쉽다.

Q5.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박동주: 다양한 지역에서 활동하는 다양한 동아리를 살려볼 수 있어서 좋았다. 앞으로도 이런 기회가 많았으면 좋겠고 최근 스마트폰 수거 문제를 둘러싸고 논란인데 수업권도 중요하지만 학교가 학생들의 인권을 중시하는 현장이 됐으면 좋겠다. 

학생의 인권을 중시하면서 충분한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스마트폰을 수거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작은 것부터 함께 의논하고 생각할 수 있는 힘을 학생들 스스로에게 심어주셨으면 좋겠다.

권민규: 경상남도 김해에서 올라왔다. 수도권에 비해 시설이 정말 열악하다. 이런 행사를 찾아보기 힘든데 전국적으로 동아리들이 모여서 꿈과 끼를 펼칠 수 있는 자리가 많이 마련됐으면 좋겠다.

박정인: 한국은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너무 불행한 것 같다. 우리나라 청소년행복지수가 OECD국가 중 꼴찌이지 않나. 평등한 사회, 어린이들이 맘껏 뛰어놀 수 있는 세상이 됐으면 좋겠다.

권다은 : 워밍코리아 활동을 3년째 하고 있는데 좋은 세상을 만드는 활동과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청년위원회 16명이 더 좋은 세상을 위해 희생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에게 집중해서 즐겁게 활동할 수 있도록 해주고 있고 남을 돕는다는 것에 부담을 가지지 않는 세상이었으면 좋겠다. 

남을 돕는다는 것이 축복받은 사람의 권리인 것 같다.개인주의가 만연한 것 같고 타인을 돕는 일에 부담을 느끼고 인색한 경우가 있는데 서로 돕는 문화가 확산되는 사회면 좋겠다.

하지만 내 말이 늘 정답은 될 수 없다. 정답은 늘 자기 자신에게 있다고 생각한다. 늘 스스로 생각하고 돌아보고 자신을 믿고 확신을 가졌으면 좋겠다.

◇오준 전 유엔대사 …세계시민이란 인식 갖는 것 중요

청소년동아리전시대전 전야제 행사에는 오준 전 유엔 대사가 참석해 ‘대한민국 청소년을 위한 생각’을 주제로 강연했다.

오준 전 유엔대사는 "‘세계화와 탈세계화’, ‘4차산업혁명’ ‘경제성장과 불평등’ ‘중국과 아시아의 부상’ ‘테러리즘’ ‘북한’ 등 전세계 이슈를 8개의 키워드로 정리하고 민족의 과제를 잊지 말고 삶과 미래를 설계할 것과 세계시민으로서의 역할을 함께 생각할 것"을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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