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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사 무책임한 지연·결항사태…소비자단체 소송戰 불사국토부-공정위 승객 피해 항공사 갑질 보상기준 영향 주목
해외여행객이 늘어나는 만큼 저가항공을 비롯한 항공 전체의 지연·결항 분쟁도 늘어나는 상황이다. (사진=소비자경제)

[소비자경제신문=나승균 기자] 소비자단체들이 항공사를 상대로 결항 지연·안전관리 소홀로 빚어진 무책임한 형태에 집단 손해배상 소송에 나선다. 

한국소비자연맹과 녹색소비자연합이 지난 3일 진에어 항공이 ‘안전 관리 및 점검’ 이유로 승객들의 피해를 책임지지 않는 현행 규정에 제동을 걸고 항공사 전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되고 있다.

◇ 또다시 진에어 항공기 결함 지연

국토교통부의 항공교통서비스 보고서에 따르면 진에어는 4년 연속 국내선 지연율 17.7%라는 수치를 기록하며, 국내선 지연율이 가장 높은 항공사로 불명예스러운 이름을 떠안기도 했다. 지난해 진에어 국내선 지연율은 27%에 달했다. 진에어의 국제선 지연율은 1위 이스타항공(6.9%)에 비해 2.4%p 적은 4.5%를 기록했다.

지난해 1월 3일 오전 1시 필리핀 세부 막탄 공항에서 이륙해 김해공항으로 향하던 진에어 여객기 LJ038편의 출입문이 덜 닫히는 바람에 소음이 발생, 이륙한 지 20∼30분 만에 회항하면서 1만 피트 상공으로 강하하고 나서 막탄 공항으로 되돌아왔다. 승객 158명은 이륙과 회항 과정에서 두통과 귀 통증을 호소하기도 했다.

당시 163명의 승객 중 75명은 소송을 걸고 2억2500만원을 청구했다. ‘출입문 회항’으로 알려진 이 소송에서 진에어는 지난달 피해승객들과 합의했다. 자세한 합의 내용은 ‘비밀 유지 조항’으로 인해 공개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한국소비자연맹과 녹색소비자연대는 진에어가 올해 6월 발생한 다낭발 항공 시간 지연 위자료 소송을 걸었다. 진에어 관계자는 소비자단체에서 청구한 이 소송에 대해 “법무팀에서 자료를 입수하고 검토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녹색소비자연대 한 관계자는 <소비자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진에어는 현재 소비자단체의 소송 건 말고 복수의 소비자가 모여 또 다른 소송에 휘말린 것으로 알고 있다. 문제가 되는 것은 소송에서 합의할 때 ‘비밀 보장 조항’을 넣는다”며 “이후 비슷한 사례가 생겼을 때, 소비자가 승산이 없다고 생각하고 포기하기를 의도 한다. 소비자가 구제받을 길을 사전에 기업이 조직적으로 차단하는 것이 문제”라고 전했다.

지난해 1월 3일 진에어 세부발 항공기 LJ038편은 문을 덜 닫힌 채 운항했다 급히 회항했다. (사진=SBS보도 캡처)

◇‘안전상의 문제’로 인한 지연·결항은 합법?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제시한 현행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는 안전운항을 위한 예견하지 못한 정비 등 불가항력적인 사유로 인한 경우에는 체제 필요 시 적정 숙식비 등 경비만 부담하도록 규정돼 있다. 

미흡한 안전점검으로 인한 운항 지연에도 항공사들이 분쟁기준을 들어 책임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한다. 항공사에 유리하게 돼 있는 규정을 고쳐 지연 출발에 대한 제재를 강화해 소비자 권리를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항공 업계 관계자는 이같은 주장에 대해 “정기 점검으로 전체적으로 상태를 점검한다”며 “한 항공기를 연속으로 운항하거나 하면 안전하지 못한 경우가 운항 직전 나타나기도 하며, 작동을 해봐야 나타나기도 한다”고 해명했다.

지난 3월에는 이같은 항공기 지연·결항을 최소화하고자 항공사가 당일 변경할 수 있는 사업계획 신고사항이 기상악화, 천재지변, 항공기 접속관계 등 불가피한 사유로 제한되는 항공사업법령 개편이 이뤄지기도 했다.

◇지연·결항에 항공사 보상기준 바뀔까?

항공사의 면책 범위가 너무 넓다는 지적이 지속되자 정부 관련 부처는 항공사 측의 책임을 강화할 움직임을 드러내고 있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항공사의 무책임한 보상 기준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에서 (항공사 지연 뿐 아닌 모든 재화에 대해)‘소비자분쟁해결기준’을 매년 검토하고, 소비자원에서도 시정돼야할 사항을 건의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아직 소송 결과가 나온다거나 하지 않아 섣불리 말하기는 어렵지만 해당 문제가 지속된다면 분쟁 기준이 현실화될 필요는 있지 않나 싶다”고 전했다.

안전 점검 등에 의한 지연이나 결항으로 소비자와 분쟁이 일어난다면 항공사에서는 불가피함을 입증할 수 있는 자료를 한국소비자원에 제출한다. 한국소비자원은 이 자료를 바탕으로 해당 상황을 조사·검토하고 귀책인지 면책인지를 결정한다.

또 국토교통부 항공산업과 관계자는 <소비자경제>와의 통화에서 “분쟁이 일어날 경우에는 항공사의 책임이 있는 잘못(예측할 수 있음에도 미흡한 점검 등)인지, 불가피한 점검으로 인한 지연인지는 한국소비자원에서 판단한다”며 “다만 최근 이러한 문제가 많아 공정거래위원회와 함께 항공사의 책임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정이 진행되지 않을까 싶다”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밝혔다.

 

나승균 기자  npce@dailycn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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