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내 50만대 달성 목표, TV·음악 서비스 강점이 무기

[소비자경제=오아름 기자] KT가 지난 1월말 출시한 인공지능 TV ‘기가지니’가 출시 5개월 만에 가입자 10만명을 넘어섰다. 이는 SKT의 ‘누구’보다 2개월 빠른 속도다.
향후 KT는 10만 가입자 달성을 발판으로 인공지능(AI) 금융서비스를 선보이고, 개발자 소스를 공개하는 등 국내 AI 생태계 조성을 본격화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필재 KT 기가지니사업단장은 “기가지니는 5월 이후 판매가 급격히 증가해 최근에는 1주일에 1만대 꼴로 팔리고 있다”며 “현재 SNS에서도 반응이 폭발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가지니가 시장에 안착할 수 있나 없나를 따져 봤을 때 10만대 돌파는 시작에 불과하고, 오히려 그 다음이 중요하다”며 “얼리어덥터의 수요가 끝나고 대중시장으로 들어갈 수 있는 지 여부를 지금부터 잘 봐야한다”고 말했다.
29일 KT에 따르면, 기가지니는 KT가 오랜 시간 축적한 인공지능(AI) 노하우와 차별화된 네트워크 기술을 접목시킨 인공지능 TV다.
기가지니의 장점은 TV 연동뿐 아니라 다양한 기능을 갖췄다는 점이다. 오디오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하만카돈과 제휴를 통해 음악 애호가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TV, 음악 등 미디어 서비스와 함께 날씨, 교통, 일정관리 등 홈 비서 기능과 홈 IoT 제어, 영상∙음성 통화 등 똑똑한 기능을 두루 갖추고 있다.

◇ 감성채팅 30%, TV 24%, 음악 22%
KT가 10만 가입자의 이용행태를 분석한 결과 감성채팅이 30%로 가장 높은 비중을 보였다. 이어 TV 관련 24%, 음악 관련 22%, 기타 생활비서 13% 순으로 나타났다.
이용자가 기가지니에 가장 많이 요청한 메시지는 ‘TV 켜’, ‘TV 틀어줘’ 등 TV관련 지시였다. 이어 ‘음악 틀어줘’, ‘다음곡’ 등 음악 듣기 관련 메시지가 두 번째로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특이한 것은 TV와 음악 관련 메시지에 이어 ‘오늘 날씨 어때?’, ‘미세먼지 어때?’ 등 날씨를 묻는 질문이 많았다는 점이다.
더불어, 기가지니는 10~20대뿐 아니라 중장년층을 포함해 모든 연령에서 사랑받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 미래에셋대우 협업 AI 금융서비스 선보여
KT는 30일부터 음성인식을 이용한 주가 및 지수 조회, 차트 조회, 국내외 시황정보 등 AI 금융서비스를 기가지니를 통해 제공한다.
이에 따라 가정에서도 손쉽게 금융 서비스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예컨대 기가지니에게 “지니야, 오늘 주식시장 어땠어?”라고 말하면, “코스피 지수는 달러화 약세 전망과 한국증시 저평가론 확산으로 전일 대비 0.99% 상승한 2,178.38포인트로 마감해 올해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라는 답을 들을 수 있다.
또, KT는 국내 1호 인터넷 전문은행 ‘케이뱅크’와도 서비스 연동을 추진 중이다. 기가지니를 통해 케이뱅크 소개 및 모바일앱 다운로드 팝업 호출 등을 30일 먼저 제공하고, 9월 중으로 퀵송금, 계좌조회 등을 집에서 음성으로 처리할 수 있는 ‘카우치 뱅킹’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 AI 생태계 조성 본격화
아울러, KT는 기가지니를 바탕으로 한 AI 생태계 조성을 본격화한다. 이를 위해 30일 개발자 포털과 함께 기가지니 서비스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SDK)를 공개한다.
이에 따라 파트너 사업자들은 기가지니의 음성, 통화, 데이터 관리 등 기능을 기반으로 한 응용 서비스를 보다 쉽게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KT는 향후 음성결제, 영상인식, IoT 등의 API를 추가해 기가지니를 AI 융합 플랫폼으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킨다는 계획이다.
이 단장은 “이번에 파트너사들과 기가지니 관련 기술과 연구 공간을 공유한 것이 국내 AI 생태계가 보다 활성화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