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쇠고기 소비자 인식변화…“호주 가뭄 여파 가격인상도 한몫”

(사진=소비자경제)

[소비자경제=김현식 기자] 비싼 한우 대신에 수요가 높아진 수입쇠고기 시장에서 미국산·호주산 양강 대결의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다.

‘광우병 오명’으로 기를 펴지 못했던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량이 크게 늘어난 반면, 호주산은 오히려 수입량이 줄었다. 이는 미국의 홍보효과와 호주의 가뭄으로 인해 소비자들의 인식이 변했기 때문이다.

26일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1∼5월 미국산 쇠고기 수입량은 총 6만3027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만8610t)보다 7.5% 증가했다. 반면 이 기간 호주산 쇠고기 수입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8만891t)보다 0.2% 감소한 8만713t이었다.

올해 누적 수입량은 호주산이 미국산보다 많다. 그렇지만 호주산 쇠고기 수입량은 미국산과 다르게 감소하는 추세다. 올해 1~5월 총 쇠고기 수입량은 17만176t이었다. 미국산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동기 비해 8%정도 늘었다.

월별 수입량을 보면 수입 쇠고기 시장의 변화는 더 확연하다. 미국산은 1월 2만t정도였던 수입량이 2월 1만2746t으로 줄었지만, 다시 반등해 3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4~5월 두 달 동안은 월별 수입량이 호주산을 추월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산 쇠고기는 한우처럼 마블링이 많아 기름진 편이어서 호주산보다 한국인 입맛에 더 맞다”며 “한우 대체재로 미국산 쇠고기를 찾는 사람이 많아 큰 변수가 없는 한 미국산 쇠고기 수입량이 광우병 사태 이전으로 회복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업계는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저렴한 수입 쇠고기를 찾는 소비자가 급격히 늘어났으며, 스테이크 등 서양식 쇠고기 요리를 취급하는 곳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레 수입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런데다 또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인식 변화도 한 몫한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측의 강력한 홍보에 힘입어 미국산 쇠고기의 이미지가 크게 개선된 것도 미국 쇠고기 판매 호조에 영향을 줬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소비자경제>와의 통화에서 “지난해 한우의 소비량은 그대로 였지만 공급량이 부족해 가격이 10%정도 오르게 됐다”며 “그로 인해 작년부터 수입산 쇠고기의 수입 물량이 상승한 것은 맞지만, 올해 하반기에는 수입량이 하강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작년 호주의 가뭄으로 인해 호주산 쇠고기의 가격이 오르게 되자, 그 틈새를 미국산 쇠고기의 공격적인 마케팅효과로 인해 미국산의 수입 물량이 상승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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