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계약서 식대·자녀양육수당 기본급 포함…제외 후 연장근로수당으로 대체

쿠팡이 포괄임금제 임금지급계약을 통해 쿠팡맨들에게 월 평균 8.5시간 시간외 근로수당을 지급해 오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출처=소비자경제DB)

[소비자경제=나승균 기자] 쿠팡이 포괄임금제 임금지급계약을 통해 쿠팡맨들에게 월 평균 8.5시간 시간외 근로수당을 지급해 오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1년 미만 재직자 기준 연 평균 114만 원, 전체 쿠팡맨(현 시점 약 2200명) 3년치 미지급 수당은 75억 원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또 근속기간이 많은 쿠팡맨의 급여를 고려할 때 그 액수는 더 커질 것이라고 전했다. 

이정미 정의당 의원에 따르면 쿠팡맨에게 책정된 시간외 근로시간은 주5일제, 주6일제 각각 월 56.7시간, 월 104.67시간에 불과하다. 쿠팡 근로자의 근로계약서 및 급여계약서에 월 급여는 ‘기본급여(기본급+시간외근로수당) 및 변동급여’로 구성되고, 근로시간은 ‘일 8시간 소정근로와 연장근로 3시간’으로 구성된다.

이를 근거로 시간외근로시간을 산정하면, 주5일제 쿠팡맨은 월 65.18시간(1주 15시간)이고, 주6일제 쿠팡맨은 월 112.97시간(1주 26시간)이다.

그러나 월 평균 8.5시간 시간외 근로수당이 미지급 되고 있다는 것이다.

◆ 기본급 쪼개기 통해 '자녀양육수당' 명목 지급…받는 금액 차이 없어

기본급에 포함 된다던 식대・자녀양육수당 제외한 후 시급을 산정하는 등 수당 지급 꼼수를 부렸다.

근로계약서상 쿠팡맨의 기본급은 ‘식대와 자녀양육수당’을 포함해 지급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따라서 통상시급 산정범위에 포함되는 임금은 기본급을 포함해 식대와 자녀양육수당이다. 

그런데 쿠팡은 지금까지 식대와 자녀양육수당을 제외한 기본급을 기준으로 통상시급을 산정해 시간외 근로수당 월 평균 8.5시간(약 9만5000원) 적게 지급해왔다.

또 기존 기본급을 ‘기본급’과 ‘자녀양육수당’으로 쪼개 명목만 '자녀양육수당'으로 바꿨다. 실질적으로 받는 금액은 자녀양육수당이 없을 때와 같다는 것이다.

쿠팡은 쿠팡맨들에게 최초 기본급 145만2243원과 식대 10만 원을 지급해 총 155만2243원을 지급하다가 부양가족이 있는 경우 별도의 자녀양육수당을 추가 지급하는 방식이 아닌, 기존 기본급(145만2243원)을 기본급(135만2243원)과 자녀양육수당(10만 원)을 나눠 지급해 왔다.

◆ 택배 노동자 근로 시간 과다해…우정사업본부 '근로조건 개선해야'

쿠팡맨들의 총 근로시간도 과다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주5일제 쿠팡맨의 월 총근로시간은 274시간이고, 주6일제 쿠팡맨의 월 총근로시간은 322시간에 이른다.

최근 우정사업본부내 집배노동자들의 과로사 문제로 실시 된 노동 부의 우정사업본부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월 평균 초과근로시간은 53.5~64.4시간으로 월 총근로시간이 273.4시간으로 확인됐다.

이에 노동부는 우정사업본부에 장시간 근로 등 근로조건 개선을 권고한 바 있다. 최근 6개월 동안 우정사업본부내 과로사(5명)와 자살(3명)이 장시간 근로 등 업무와 관련성이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주5일제 쿠팡맨의 월 총근로시간은 우정사업본부와 동등한 수준인데, 주6일제 쿠팡맨의 월 총근로시간은 322시간으로 우정사업본부 택배노동자보다 50시간이 많다. 전반적인 택배 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이 열악함을 알 수 있다. 

이처럼 택배노동자들이 주12시간을 초과해 연장근로시간이 가능한 것은 택배 업무가 '근로기준법' 제59조(근로시간 및 휴게시간의 특례) 규정이 적용되는 사업이기 때문이다.

이에 이정미 의원은 “쿠팡의 그간 성장은 쿠팡맨의 직접 고용과 좋은 기업이미지에 대한 국민의 호응이었고, 그 이면에는 쿠팡맨들의 헌신적 노동이 있었기 때문이다”라며 “쿠팡이 지금이라도 잘못을 인정하고, 그간 퇴사자까지 포함해 미지급 시간외 근로수당을 지급하는 등 쿠팡맨들이 다니고 싶은 좋은 기업의 모델이 되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한편 쿠팡은 이정미 의원에게 지난 4월 근로자 과반수 동의 없이 보상체계를 변경하고 성과급을 달리 지급한 것을 절차상 문제가 있다고 판단, 보상체계 변경에 따른 성과급 미지급 문제를 원복 조치했다고 알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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