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파이 무료 개방, 정부 기본료 폐지 움직임 대응 위한 꼼수 지적 제기도

[소비자경제=오아름 기자] 대한민국에서 현재 와이파이는 일상에서 없어서는 안될 정도로 강력하게 자리잡았다. 정부와 지자체는 무료로 와이파이를 사용할 수 있는 무료 와이파이존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
하지만, 와이파이 속도가 느려서 차라리 LTE를 잡고 쓰겠다는 사용자들이 수두룩 하다. 이용자들의 불만이 계속 제기됨에도 불구하고 뚜렷한 대안이 어려운 실정이다.
직장인 A씨는 “집에서 직장까지 왕복 2시간이 걸리는데 그 동안 지하철에서 드라마를 종종 보곤한다”며 “와이파이를 이용시 속도가 너무 느리고 자주 끊겨서, LTE를 사용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무료 와이파이 통신망이 처음 설치됐을 당시만 해도 사용자들의 만족도는 상당히 좋았다. 가정에서 사용하는 와이파이와 차이를 느끼지 못할 정도로 속도가 빨랐기 때문이다.
특히, 공공 와이파이 존을 매년 늘려 간 것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정부의 양적 확대에 따라 무료로 인터넷을 쓸 수 있는 지역이 증가했다.
그러나, 최근 사용자들의 불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와이파이 신호는 잡히는데 실제 인터넷 연결이 안되는가 하면 데이터 다운로드 속도가 지나치게 느려지고, 자주 끊기는 현상때문이다.
무료 와이파이 존의 통신 품질은 다양한 요인에 영향을 받지만, 사람이 많으면 많을수록 인터넷 속도가 느려지며, 지나치게 몰릴 경우 접속이 끊길 수 있다.
현재 지하철 1~9호선에는 이통3사의 와이파이 통신망이 구축돼 있지만, 제대로 이용하기 어렵다는 불만이 많다. 너무 많은 사람이 한꺼번에 와이파이를 이용하기 때문이다.
지하철 역사나 건물 등과 달리 이동하는 지하철 객차에서 LTE 신호를 잡아 와이파이로 다시 뿌려주는 방식인 만큼, 여전히 구간·지역별 서비스 품질 편차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지하철 내 와이파이 이용자들의 가장 큰 불만 중 하나가 불안정한 연결 상태라는 점을 감안하면 체감 품질 개선은 제한적일 수 있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경제>와의 통화에서 “현재 이통3사가 제공하는 와이파이 통신망 이용시 다운로드 속도가 느린건 사실”이라며 “이러한 문제점이 개선되기 위해서는 정부의 노력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KT는 오는 8월 이통3사 중 마지막으로 타 이통사 가입자에게 자사 와이파이를 개방한다. 한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가입 이통사에 관계없이 무료 와이파이를 즐길 수 있는 세상이 열렸다.
이통3사의 이번 결정은 문재인 대통령이 내세운 무료 와이파이 지역 설치 확대 공약 실현에 대한 협조 의지로 해석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통3사의 와이파이 AP 무료 개방이 최근 이슈인 정부의 기본료 폐지 움직임에 대응하기 위한 꼼수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기본료 과금 정책을 폐지할 경우 연간 7조 원의 영업적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기본료를 폐지하는 대신 와이파이 AP를 무료 개방하고, 여기에 광고를 붙이면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기본료 폐지에 대응하기 위한 꼼수는 절대 아니다”라며 “국민이 별도 부담 없이 모바일 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마련했고, 앞으로도 노력할 것”이라고 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