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코리아 “독일 본사 통보, 해결방안 마련할 것…시간 더 걸릴 수도”

벤츠 승용차를 이용하는 고객이 차량내 DMB 수신이 원활하지 못해 불만을 제기했다. (사진=이창환 기자)

[소비자경제=이창환 기자] 고급 수입차 브랜드 ‘벤츠’ 자동차가 국내에서 네비게이션을 통한 DMB 방송 수신이 원활하지 못한 상황인데도,  제조사에서는 이렇다 할 해결책을 내놓지 못해 소비자의 불만이 깊어지고 있다.

소비자 백 모씨는 <소비자경제>와의 통화에서 “언제부터인지 DMB 방송이 이상하게 나오는 것을 발견했다”며 “음성과 영상의 속도가 달라져 소리가 화면과 전혀 맞지 않거나, 영상의 잔상이 남는 등 화면이 자주 깨지며 제대로 시청을 할 수가 없다”고 토로했다.

본지가 취재에 나선 결과, ‘벤츠’ 차량의 DMB 방송과 관련된 문제는 E-class 차종 뿐 아니라, 상위 차종인 S-class에서도 동일한 현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올해 출시된 최신형 차량에서도 유사한 증상이 나타난 것으로 확인됐다.

벤츠 서비스센터의 한 기술자는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각 차량의 DMB에는 방송 수신 모듈이 있는데, 해당 차량 DMB의 모듈이 국내방송이 송출하는 HD급 영상을 수신하는데 어려움이 있는 SD급”이라며 “벤츠사 내부적으로는 HD 수신이 가능한 모듈 개발 또는 생산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센터가 정확한 답을 드리기는 어려우니 양해해 달라”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DMB특별위원회가 지난해 3월 지상파 DMB의 활성화를 지원하기 위해 기존 방송보다 12배 선명하고 질 높은 HD 시험방송을 시작했고, 같은 해 8월부터 본격 적용됐다.

이에 국내 DMB 네비게이션 제조업체들은 지난해 말부터 발 빠르게 대응했다. 지상파 DMB의 HD방송 수신이 가능한 제품을 생산·출시하기 시작해 이미 올해 초까지 수많은 제품이 시중에서 유통·판매되고 있다.

백 모씨의 차량에서 DMB 수신이 원활하지 않아 화면을 구분할 수가 없다. (사진=소비자제보)

벤츠사의 차량에 장착되는 DMB 네비게이션의 경우 ‘나부텍’이라는 독일 회사가 약 1년 여간 지도를 수집하고, ‘하만카돈’이라는 회사가 그 정보를 바탕으로 제품을 제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제작 과정에서 국내 제조업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시일이 오래 걸려, 국내에서 시행하는 HD 방송 수신을 위한 제품 생산에 충분한 기간을 갖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벤츠코리아 관계자는 <소비자경제>와 통화에서 “연구부서에서 파악한 원인으로는 국내 지상파 방송에서 HD DMB를 도입함에 따라, 주파수 값과 송·수신을 위한 파라미터 값이 변경됐기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현재 관련 문제에 대해 독일 본사에 통보했고, 해결 방안을 확인 중에 있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지난 2016년과 올해 각각 DMB 불만사항은 약 10여 건이 접수돼 통상적 불만 접수 건수와 비슷한 수준”이라면서도 “고객의 불만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겠지만, 당장 고쳐지는 것이 아니라서 절차상 시간이 조금 더 걸릴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독일 본사로부터의 해결 방안이 나올 무렵에 보증수리기간이 끝나버린 고객에 대해서는 사례를 파악하고 개별 협의를 통해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내 업계의 한 관계자는 <소비자경제>에 “대부분의 국산 차량은 지난해부터 HD DMB 방송 수신이 가능하도록 제조업체들과 협의를 거쳐 이미 적용된 상태”라며 “국내서 DMB 이용이 어렵다면 이와 관련한 고객 보상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소비자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