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 유방암 환자 10년간 추적관찰…항암치료 중 호르몬 보조요법 출산 성공

유방암치료를 마치고도 정상적으로 임신과 출산이 가능토록 하는 호르몬 치료에 대한 방안이 삼성서울병원 이정언 교수팀에 의해 연구됐다. (사진=healthline)

[소비자경제=이창환 기자] 젊은 여성 유방암 환자들이 늘면서 임신과 출산에 대한 고민도 함께 커지는 가운데, 항암치료 도중 일시적으로 환자의 난소기능을 떨어뜨려 폐경상태로 만드는 호르몬 치료가 관심을 끌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유방외과 이정언 교수 연구팀은 지난 2002년부터 2012년까지 유방암으로 수술 받은 20세 이상 40세 이하 여성 환자들 중, 성선자극호르몬-방출호르몬 작용제를 투여 받은 환자 82명을 분석했다.

성선자극호르몬-방출호르몬 작용제는 유방암에 대한 호르몬 치료의 보조요법 중 하나다. 뇌하수체에 작용하며 여성생식 내분비체계를 억제해 일시적으로 폐경상태로 유도하는 역할을 한다. 항암치료 일주일 전부터 28일 간격으로 피하주사 방식으로 투여된다.

연구팀은 “유방암 치료 목적으로 항암치료를 시행하는 동안 성선자극호르몬-방출호르몬 작용제로 호르몬 요법을 병행한 환자들 중에서, ​발병 당시 기혼자 31명과 치료 후 결혼한 10명을 더한 41명의 기혼자 중에서 15명이 임신과 출산에 성공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기혼자 중 이미 아이가 있어 더 이상 출산계획이 없거나 임신 자체를 원하지 않았던 환자(11명)를 빼면, ​임신을 원했던 환자(30명)의 절반이 무사히 아이까지 낳은 셈이다.

일부 해외 연구에서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성선자극호르몬-방출호르몬 작용제를 투여한 경우 그렇지 않은 환자들 보다 임신 가능성이 많게는 2.5배 가량 높았다는 보고가 있었다. ​국내에서는 유방암으로 항암치료를 시행하는 동안 이 방법을 사용한 환자들의 임신과 출산에 대한 실태 조사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정언 교수는 “아직 미혼이거나 결혼했지만 아이가 없는 젊은 유방암 환자들은 유방암 그 자체로도 힘든 상황에서 이후의 임신과 출산에 대한 걱정으로 이중으로 고통으로 받고 있다”며 “이번 연구에서 확인했듯 가임력을 보존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이 입증되고 있는 만큼 일단 의료진을 믿고 치료에 전념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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