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비자경제=나승균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중국 사업의 선봉장인 SK차이나의 신임 CEO 제리 우(Jerry Wu) 대표를 만나 중국 사업의 새로운 전략인 '차이나 인사이더2.0'을 고민했다.
28일 경제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난 24일 오후 중국 베이징 SK차이나 본사에서 제리 우 대표를 만났다.
최 회장은 상하이포럼에도 참석해 중국 정계 인맥을 챙기며 중국 사업의 든든한 우군확보에도 나섰다. 최 회장은 3박4일의 일정을 마치고 27일 귀국했다.
앞서 같은날 오후 12시30분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을 통해 베이징행 비행기를 탄 최 회장은 첫 번째 공식일정으로 우 회장과의 상견례를 택했다.
최 회장과 우 대표는 최근 위기에 놓인 중국사업을 진단하고 향후 SK의 새로운 중국사업 전략인 '차이나 인사이더(China Insider) 2.0'을 구상했다.
SK는 지난 2006년부터 중국에서 외국기업인 아닌 현지 기업처럼 움직이며 '제2의 SK'를 만들겠다는 '차이나 인사이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차이나 인사이더는 SK그룹이 위기 상황 타개를 위해 중국 사업에 힘을 실어주는 등의 다양한 전략적 방안을 담고 있다.
실제 SK는 한반도에 사드 배치가 본격화된 이후 중국 투자 계획들이 줄줄이 무산된데 위기감을 느기고 있다.
SK그룹은 지난달 중국 석유화학업체 상하이세코 지분 50% 인수에 실패했고, SK이노베이션의 중국 현지 배터리 생산법인인 베이징 BESK테크놀로지 공장 가동도 1월부터 중단되는 등 중국 내 사업이 사드 문제로 인해 많은 차질을 빚은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SK그룹이 이번에 우 신임 대표를 기용한 배경에 대해 재계 안팎에서는 현재 사드 등으로 정체돼 있는 현지 사업에 대한 돌파구를 모색하기 위한 차원으로 분석하고 있다.
우 대표는 중국 지린(吉林)성 출신으로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에서 해외 통상 분야를 담당했다. 2009년부터 중국 골드만삭스에서 몸담은 현지 IB(투자은행)업계의 금융전문가다.
지난달 취임한 우 대표도 최 회장의 구상에 적극적으로 협조할 것을 약속했다. 우 대표는 최근 취임사를 통해 "'중국에서 SK를 재건한다'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목표를 실현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 회장은 이번 출장길에 신규 인맥 확보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중국은 정·관계 인사와의 인맥이 사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관시 문화가 사회 전반에 퍼져 있다.
이번 상하이포럼에는 중국 교육부와 상해시 정부 고위관계자들이 참석해 최 회장으로서는 사업 확장을 위해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최 회장은 이번 포럼에 참석한 쉬타오(許濤) 중국 교육부 국제사(司) 사장, 웡티에후이 상하이 부시장, 쑨궈펑 중국인민은행 이사, 쉬닝셩 푸단대 총장 등과 교류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