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론 대출 늘리고 경기부진 상환 연체 악순환이 원인

지난해 카드 대출을 크게 늘렸던 카드사들의 연체율이 올라가면서 시중 5개 카드사의 연체 잔액이 1조 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출처=소비자경제DB)

[소비자경제=나승균 기자] 지난해 카드 대출을 크게 늘렸던 카드사들의 연체율이 올라가면서 시중 5개 카드사의 연체 잔액이 1조 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실적을 공개한 은행계 카드사(신한·KB국민·우리·하나)와 삼성카드의 1분기 연체잔액(1개월 이상 연체)은 총 9552억원에 달했다. 

카드사 별로 보면 신한카드를 제외한 모든 카드사가 연체율과 연체액이 증가했다. 연체율로는 하나(1.67%), 우리(1.41%), 신한(1.40%), KB(1.27%), 삼성(1.17%) 순. 

우리카드는 지난해 말 1.12%이던 연체율이 1.41%로 0.29%포인트 상승해 가장 높았고, 연체액도 1030억원으로 27.2% 증가했다. 

하나카드는 연체율이 1.54%에서 1.67%로 0.13%포인트 올라 연체액도 1050억원으로 6.7% 늘었다. 다만 신한카드는 연체율이 1.43%에서 1.40%로 0.03%포인트 떨어졌고 연체잔액도 3287억원으로 0.8% 줄었다.

카드사의 연체율과 연체액이 증가한 데에는 신용판매와 카드 대출이 부쩍 늘었기 때문이다. 카드사들은 저금리가 이어지면서 조달비용이 적게 들자 고수익을 올릴 수 있는 카드론을 지난해 대폭 늘린 것이 주된 이유로 꼽힌다.  

카드 대출은 금리가 높아 이자 상환의 부담이 큰데도 카드론 여신을 늘렸고, 경기 부진으로 상환 여력이 떨어지다보니 자연히 연체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카드사들의 채권 잔액은 올 1분기 71조 6974억원으로 전년동기(65조5600억원)대비 9.4% 늘었다. 특히 카드론 잔액이 지난해 말 26조4000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대비 11.9%(2조8000억원) 늘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카드 업계 한 관계자는 <소비자경제>와의 통하에서 "저금리 상황에서 카드사들이 고금리 정책을 펼치며 저소득 다중채무자들의 이자 부담을 늘리고 있다"며 "경기 부진으로 한계상황에 몰리면 부실이 폭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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