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열’ 문제 잡고 필수 앱도 확 줄여…사용자 편의성 고려

[소비자경제=김현식 기자] LG전자 ‘G6’의 전 세계적 반응이 뜨겁다. G6는 LG에서 그 동안의 혁신을 버리고 기본을 선택해 승부수를 던진 제품이다.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이 단독 CEO에 오른 후 임기 3개월의 절반을 휴대전화 개발에 집중하면서 “기술 자랑이 아닌 소비자가 원하는 폰을 만들었다”고 자신해 화제가 됐다.
출시 4주차를 지난 지금 G6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매우 긍정적이다. 하루에 1만대 이상 팔리는 소위 ‘대박폰’까지는 아니지만, 1만대에 근접한 판매량을 보이며 큰 성과를 보이고 있다.
전작 G5는 획기적인 ‘모듈’ 시스템을 적용하고도 수율조절 실패로 쓴맛을 맛봐야 했지만 지금까지 G6에서는 딱히 이렇다할 소비자들의 불만이 없는 상태다.
◆ ‘18:9 풀비전’ 디스플레이 확 트인 화면...‘발열’ 문제 개선
G6 단말기를 처음 받아 본 느낌은 상·하가 상당히 길어 보인다는 인상을 받았다. 또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 ‘뽐뿌’ 등 다른 이용자들의 후기처럼 넓으면서도 시원시원한 화면이 만족도를 높였다.
시각적으로 확 넓어진 화면 크기 탓에 그립감을 걱정했으나 한손으로 잡았을 때 불편함은 전혀 없었다. 사용 중인 ‘아이폰6’와 크기를 비교해보니 가로폭은 약 0.4~0.5밀리미터로 큰 차이가 없었고, 세로만 약 1센티미터 정도 더 컸다.
그러나 실제 화면차이는 컸다. G6가 아이폰6 보다 가로 약 1센티미터, 세로 약 2.5센티미터 정도 더 길었다. ‘18:9 풀비전’ 디스플레이를 적용했기 때문이다.

LG가 자랑하는 기술이자 핵심 마케팅으로 삼은 부분으로 풀비전 디스플레이를 통해 더 넓게 보고 즐길 수 있도록 했고 18:9의 새로운 화면비를 적용해 한 손 안에 쏙 들어오는 그립감이 좋았다.
그런데다 스마트폰에서 가장 넓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는 디스플레이는 4:3, 3:2, 5:3, 16:9 로 꾸준히 발전해왔고 최근에는 17:9까지 나왔었다. G6는 여기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18:9 화면 비율이 시원한 영상이 만족감을 높였다.
풀비전으로 5.7인치 ‘QHD 플러스 고해상도’ 디스플레이를 적용해 우수한 화질을 보여준다. 출시를 앞둔 갤럭시8 역시 풀비전을 적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넓고 시원시원한 18:9 비율의 화면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앱이 많지 않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을 정도다. 하지만 이 역시 G6 ‘조정 메뉴’로 앱 화면 비율 조정을 통해 G6의 18:9 화면비에 최적화시킬 수 있다. 문제는 화면 비율을 그때마다 조정해야 한다.
반면 ‘AOD’는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 실내에서는 시계나 알림 아이콘을 보는 것에 무리가 없었으나 실외에서나 햇빛이 잘 들어오는 창가에서는 어둡게 보였다.
설상가상으로 G6에는 부재중전화, 문자, 카톡 등을 알려주는 전면 LED가 없는 점이 아쉬웠다. AOD는 전력소모가 심하기 때문에 이를 끄고 전면 LED의 색상을 통해 어떤 연락이 왔는지 파악하는 사용자들도 많기 때문이다.
야외 시인성에 있어서는 최대밝기에서 몇 초 만에 밝기가 급속도로 하락하는 현상이 대폭 개선됐으나 여전히 주광 하에서 아이폰6를 옆에 두고 비교해보면 G6쪽이 화면을 보기가 더 어려웠다.
G6 단말기는 전원버튼이 정면이나 오른쪽·왼쪽이 아닌 후면부에 있다. 처음에 다소 어색했으나 적응되면 더 편리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부분으로 보인다.
특히 LG폰의 고질적 문제인 ‘발열’이 눈에 띄게 개선됐다는 점은 칭찬할만하다. 최신 게임을 약 2시간 연속으로 진행해도 조금 뜨거워지는 수준으로 발열 정도가 약했다.
‘히트파이프’가 제 역할을 한 결과로 보인다. 히트파이프는 열 전도율이 높은 구리나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져 있고 내부에도 열 전도율이 높은 액체를 넣고 이것이 증발하면서 열이 전도되는 원리를 이용한다.
G6는 국제 기준규격보다 15% 이상 높은 온도인 150도의 발열 테스트를 통과해 확실히 타사의 경쟁 폰보다 우위에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G6는 LG 전략 스마트폰 중 처음으로 방수를 지원하는 제품이다. IP68 규격으로 수심 1미터에서 30분간 생존할 수 있다. 물론 타사들과 마찬가지로 물속에서 제품을 사용하거나 비눗물이나 바닷물에 들어가는 것은 권장되지 않는다.
물놀이 하면서 문제없이 사용하기에는 어렵고, 비가 많이 오거나 실수로 물에 빠뜨렸을 때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정도이다.
◆ LG만의 전매특허…강력한 사운드 효과와 카메라 기능
강력한 사운드는 LG만의 전매특허로 평가해도 모자람이 없어 보인다. 지금껏 사용해본 단말기 중 가장 우수한 사운드를 자랑했다.
전작 ‘V20’보다 진화한 ‘쿼드 DAC’를 도입했다. 좌·우 사운드를 세밀하게 제어하고 잡음이 거의 나지 않는다. 24비트 하이파이 음질도 녹음할 수 있고 전문 스튜디오 수준이다.
카메라는 지난해 나온 ‘G5’, V20과 마찬가지로 듀얼카메라를 탑재했다. 좌측의 카메라는 초광각 사진을 찍는 카메라이고, 우측의 카메라는 표준화각에 가까운 사진을 찍는 카메라다. 이는 지난 제품들과 동일하나 화소와 화각이 변경됐다.

먼저 화소는 기존에는 표준카메라가 16:9 비율의 1600만 화소, 광각카메라가 16:9 비율의 800만 화소 사진을 촬영했으나 이번에는 두 카메라 모두 4:3 비율의 1300만 화소 사진을 찍을 수 있다.
또 기존 LG의 듀얼카메라는 각각 12·28밀리미터의 카메라 구성이었으나 G6에서는 15·30밀리미터 정도로 변경됐다. 특히 변경된 화각 구성은 실제 카메라에서 넓은 광각 느낌을 줄 때 많이 사용하는 화각 표준 35밀리미터에 한층 더 가까워졌다.
기존 초광각 카메라는 더 넓게 많이 찍을 수 있었지만 그 정도가 심해 부담스러운 느낌이었다면 G6의 15밀리미터 카메라는 비교적 부담이 덜하게 넓은 풍경을 효과적으로 담아내는 화각으로 보인다.
사진을 찍을 시 후면 광각이 사진 가장자리의 왜곡을 줄여줘 촬영 시 멀리 갈 필요가 없어져서 편리했고 전면카메라의 경우 촬영 시 원거리, 근거리를 쉽게 선택할 수 있도록 한 배려가 돋보였다.
하지만 최대화소로 사진을 찍고자 할 때 G6의 장점인 18:9화면이 아닌 4:3 비율로 적용해 찍어야 한다는 것은 아쉬운 점으로 꼽힌다.

◆ CPU 등 단점 요소…'소비자가 원하는 폰' 자격 갖춰
G6의 알려진 단점들 중에는 ‘스냅드래곤821’이라는 다소 구 버전 CPU를 채용했다는 점과 전면유리 ‘고릴라글래스3사용’, 램4G, 무선충전 미지원 등이 있다.
웹서핑 속도나 다운로드 속도 측면에서 느려서 답답하단 느낌은 없었다. 배터리의 효율성에 있어서도 만족도가 괜찮은 편이었다. 배터리를 완전히 충전 후 아침에 나가 저녁 늦게 들어갈 때까지도 배터리가 남아있었다. 하루 종일 밖에서 폰만 사용하지 않는 이상 배터리 성능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고릴라글래스5를 사용한 갤럭시노트7보다 두 단계 아래인 고릴라글래스3을 사용한 부분은 아쉬운 측면이 있지만 강화유리를 부착하면 크게 문제 삼을 부분은 아니다.
무선충전이 되지 않는 부분은 개인적으로 볼 때 단점으로 인식되진 않았다. 무선충전이라 해도 결국 고정된 위치에 단말기를 놓아야 충전되기 때문에 선을 꼽는 것이나 별반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G6가 지원하는 ‘퀵 차지 3.0’의 고속충전 기능이 매력적인 요소다.
그 밖에 필요 없는 필수 앱이 많지 않다는 점은 사용하지 않는 앱을 기본설치 하는 것에 대한 고객들의 반감을 충분히 반영한 세심함이 느껴져서 만족했다.
G6를 직접 사용해 본 결과 ‘2인자 폰’이라는 선입견이 사라졌고, LG만의 장점들이 잘 부각된 전략 프리미엄 스마트폰임을 알 수 있었다. 특히 카메라 사용이나 음악을 주로 듣는 고객들의 만족감이 아주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동안 LG G시리즈는 ‘혁신’에 중점을 뒀다면 이번 G6는 기본에 중점을 두고 고객들의 편의성·보편성에 초점을 맞춰 개발한 제품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실제로 사용해보니 조 부회장이 밝힌 대로 “소비자가 원하는 폰”임에는 충분한 자격을 갖춘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