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경제=나승균 기자] 삼성그룹이 28일 쇄신안 발표를 통해 그룹의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미전실)의 공식해체를 선언하고 계열사 자율경영 체제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했다.  

박영수 특검팀이 기소한 미전실 실장 최지성 부회장과 장충기 사장을 비롯해 전체 7개 팀의 팀장들은 모두 사임했다.

삼성은 이날 오후 총수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속사태에 즈음한 전면적인 경영쇄신안을 내놓았다. 이로써 1959년 창업주 이병철 선대 회장 시절 비서실에서 출발한 미전실은 58년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이와 함께 계열사를 총괄해온 선단식 경영을 중단하고 계열사들의 자율경영 체제로 전환하면서 '그룹'도 스스로 해체했다. 

삼성은 앞으로 3대 계열사인 삼성전자와 삼성생명, 삼성물산을 중심으로 유관 계열사들이 함께 주요 사안을 조정하는 방식의 자율경영 체제로 사실상 그룹 총수의 입김보다는 계열사 CEO 위주로 사업을 이끌어갈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미전실의 기능은 모두 계열사로 이관은 물론, 대관 조직과 업무도 폐지했다. 미전실 해체로 미전실이 맡았던 그룹 차원의 전략과 기획, 인사, 법무, 홍보 등의 업무는 삼성전자와 생명, 물산 등 3대 주력 계열사로 이전된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는 지난 24일 10억 원 이상 기부금이 지출될 경우 이사회 결의을 받도록 했다. 아울러 외부 출연금이나 기부금의 일정 기준 이상은 이사회 또는 이사회 산하 위원회의 승인 뒤 집행하기로 했다. 이러한 방침은 전 계열사가 동일하게 적용될 것이라는 후문이다.

이밖에도 그룹 신입사원 공채는 올해 상반기를 마지막으로 계열사별 공채로 진행될 예정이다.

한편 경제개혁연대는 이날 "해체 선언은 또 다른 꼼수"라며 "삼성 내에서도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예상되는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생명 등에서 외부주주가 추천한 독립적 사외이사를 받아들여야 진정한 의미의 쇄신안일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