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와 울산지부 조합원들이 26일 밤 울산 동구 한마음회관 앞에서 주주총회 반대집회를 열고 있다 (출처=민주노총 울산본부)

[소비자경제=나승균 기자] 현대중공업이 노조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6개 독립회사 체제로 전환하는 작업을 사실상 확정했다. 

현대중공업은 27일 울산시 한마음회관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회사를 현대중공업(조선·해양), 현대일렉트릭&에너지시스템(전기·전자), 현대건설기계(건설장비), 현대로보틱스(로봇) 등 4개 법인으로 분사하는 내용의 분할계획서 승인안을 통과시켰다.

이에따라 현대중공업은 지난 12월 분할된 서비스 부문(현대글로벌서비스)과 그린에너지 부문(현대중공업그린에너지)을 포함해 6개사로 나뉘게 됐다. 

이날 주주총회에서는 분할 신설회사의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안건도 가결됐으며 6개사 중 현대로보틱스가 지주회사가 된다. 

현대로보틱스는 분할 과정에서 현대중공업이 보유하고 있던 자사주 13.4%, 현대오일뱅크 지분 91.1%를 넘겨받아 지주사 요건을 갖추게 된다. 

이날 주총에서 사업분할 안건이 가결된 4개사는 오는 4월 독립법인으로 정식 출범하게 된다. 

현대중공업 주식은 3월30일부터 5월9일까지 거래가 정지된다. 재상장되는 현대중공업 및 신설회사의 주식은 5월10일부터 거래가 가능하다. 

강환구 현대중공업 사장은 주주총회 인사말에서 "사업분할은 장기화하고 있는 불황에서 각 사업의 역량과 가치를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한 결정"이라며 "각 회사를 업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회사로 만들어 주주가치도 극대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노조는 회사의 분할계획에 강력 반발하면서 지난 23일과 24일에 이어 이날 8시간의 전면파업을 강행했다. 노조는 회사의 이같은 계획이 인력구조조정을 위한 포석이며 경영권 승계를 위한 꼼수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경영 합리화라는 명분 아래 회사를 분할하는 것은 자사주를 이용한 정몽준 대주주의 지배구조 강화와 경영권 승계를 위한 것이다. 노동자들에겐 고용불안과 임금삭감, 근로조건 저하밖에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주주총회 현장에서는 분할에 반대하는 노조원들의 강력한 반발로 노사가 밀고 당기는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회사는 오전 10시부터 울산 한마음회관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개회했지만, 회의가 제대로 진행되지 못해 3차례 정회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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