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경제=고동석 기자]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주최한 시국비판 풍자 전시회에 박근혜 대통령이 나체상태로 잠들어 있는 그림을 전시해 논란이 되고 있다.

표 의원이 기획한 전시회는 ‘표현의 자유를 향한 예술가들의 풍자 연대’와 함께 그림전 ‘곧, BYE! 展’으로 문제의 그림은 지난 20일부터 31일까지 국회 의원회관 1층 로비에 걸려 있는 상태다.

이 전시회에서 박 대통령의 얼굴을 갖다 붙인 그림은 프랑스 화가 에두아르 마네의 ‘올랭피아’의 원판에 있는 나체 여인에 몸에 박 대통령의 얼굴을 갖다 붙인 것으로 그림의 제목은 ‘더러운 잠’이다.

이 그림에는 나체로 잠들어 있는 박 대통령 뒤편 배경에 세월호가 침몰하고 있는 벽그림이 걸려 있고, 나체 상태인 박 대통령의 복부에는 선글라스를 착용한 박정희 전 대통령 초상 사진과 ‘사드(THAAD)’라고 적힌 미사일이 그려진 족자가 올려져 있다. 또 박 대통령 옆에서 주사기 다발을 들고 있는 최순실이 서 있다. 또 태극기에는 태극문양 대신에 최순실의 얼굴이 박혀 있다.

이와 관련해 새누리당 김정재 원내대변인은 “풍자를 가장한 인격모독과 질 낮은 성희롱이 난무하고 있다”며 “예술인들의 건전한 시국비판은 존중받아 마땅하지만 정도를 넘어선 행위는 분노를 부추기는 선동이고 표현의 자유를 빙자한 인격살인 행위와 다를 바 없다”고 맹비난했다.

김 원내대변인은 “기독교 폄하, 포르노 옹호 발언, 최근 어르신 폄하에 이어, 이번 풍자를 빙자한 인격모독까지 벌인 표 의원은 국회의원이기를 포기한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들 정도”라며 “국회의원의 자질을 떠나 표 의원의 사고와 인성에 심각한 결함이 있는 것이 분명하다”고 강력 비판했다.

그는 “명예훼손 등 법적조치도 검토돼야 할 상황”이라며 “국회의원으로서 위기와 혼란을 극복하려는 노력을 하지는 못할망정 세상을 조롱하며 자기 이름 띄우기에 빠져 있는 표 의원의 모습이 개탄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왜곡된 시각으로 시류에 편승하고 지지자들에 아부하려는 것은 국민의 대표이자 헌법기관으로서 갈등을 조정하고 국민화합에 앞장서야 할 국회의원이 할 일이 아니다”며 “유치함을 넘어선 무치(無恥)한 표 의원, 아예 국회의원 그만두고 본격적으로 행위예술가로 나서는 것을 추천한다”고 강력 반발했다.

하태경 바른정당 의원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박 대통령 풍자 누드 그림은 표 의원이 골라서 국회에 전시한 것이군요. 표 의원은 국민들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능력이 출중하다”며 “최근 노인 폄하에 이어 이번엔 대통령 소재로 한 여성 비하까지 연타석 홈런을 친다. 이건 성폭력 수준이다. 만약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표 의원에게 쓴소리 한마디 한다면 인기 많이 올라갈 것”이라고 비꼬았다.

이번 전시를 둘러싸고 민주당 내에서도 도가 지나쳤다는 지적과 함께 표 의원을 징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는 트위터를 통해 “박 대통령을 풍자한 누드그림이 국회에 전시된 것은 대단히 민망하고 유감스런 일”이라며 “작품은 예술가 자유이고 존중돼야 하지만 그 작품이 국회에서 정치인 주최로 전시된 것은 적절치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런 뒤 “예술의 영역과 정치의 영역은 다르다. 예술에서는 비판과 풍자가 중요하지만 정치에서는 품격과 절제가 중요하다고 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