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위축에 이어 '고용절벽'…부동산 시장은 '버블' 우려

소비자심리지수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악(출처=YTN방송화면 캡처)

[소비자경제=고동석 기자] 새해 초부터 우리나라 경제가 소비 부진으로 최악의 한파를 맞고 있다.

1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심리지수는 전월 대비 1.6포인트 하락한 94.2로 글로벌 금융 위기 직후인 2009년 4월(94.2)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그도 그럴 것이 조류인플루엔자(AI)로 계란값 파동으로 라면과 빵 등 생필품 위주의 장바구니 물가는 물론, 공공요금 인상까지 하루가 다르게 치솟고 있는데다 비선실세 최순실 게이트 여파로 소비심리마저 꽁꽁 얼어붙은 것.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금리 동결을 발표하면서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소비 심리가 위축됐다. 소비심리를 회복시키는 것이 우리 경제의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지난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대로 미미했지만 지난해 하반기로 접어들면서 농축산물 가격이 7.5%로 껑충뛰면서 물가 인상을 전반적으로 주도한 측면이 크다. 이런 이유로 서민들이 느끼는 체감 경기는 쌀쌀하다 못해 냉기가 흘러 쉽사리 주머니를 열지 못하게 만들었다.

그래서 한은은 지난해 말에 이어 올해 초 설날 전까지 소비절벽을 실감케 하는 농축산물 가격에 주목하고 있다.

전승철 한은 부총재보는 “생계비 부담을 가중할 뿐만 아니라 외식 서비스 비용 상승 등 전반적인 물가 상승이 우려돼 추이를 자세히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소비절벽으로 돌고 도는 악순환은 고용절벽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심각성이 크다. 한은은 올해 취업자 수가 지난해보다 4만명 감소한 26만명이 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장민 한은 조사국장은 “올해 취업자 수는 기업 구조조정, 경기 악화 등 영향으로 지난해보다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노동력 감소 등 구조적인 요인도 있어 취업자 수 증가 폭이 빨리 나아질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내다봤다.

이처럼 내수 경기가 위축된데에는 임금 상승률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작년 상반기 임금근로자의 실질 구매력이 5%이던 것이 하반기로 접어들면서 2%로 주저앉았다.

미국 금리인상 이후 시중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올리면서 부동산시장에도 부정적인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그러나 이 총재는 “주택경기, 건설경기가 수년간 좋았던 것에 비해 둔화하겠지만, 건설경기와 집값의 급속한 조정은 없을 것”이라며 “집값이나 금융자산의 버블상황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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