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윤선 문화계 블랙리스트 시인…국조특위 활동연장 결의

[소비자경제=고동석 기자] 박근혜 대통령 비선실세 최순실의 국정농단을 규명하기 위한 국회 국정조사 청문회가 7차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9일 열린 국조특위 마지막 청문회는 총 20명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하지만 참고인으로 출석한 노승일 전 K스포츠재단 과장을 제외하고 오전에는 남궁곤 이화여대 교수와 정동춘 K스포츠재단 이사장까지 증인은 단 2명뿐이었다. 이날 오후에는 구순성 대통령경호실 행정관과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이 우려곡절 끝에 출석해 모두 4명에 불과했다. 썰렁했던 청문회였는데도 주목을 끌었던 대목도 있다.
노승일 K스포츠재단 부장이 최순실씨가 지난해 독일 체류에 머무를 당시 박근혜 대통령과 통화했다고 증언했다. 노승일 부장은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이 ‘최씨가 박 대통령과 통화한다는 느낌을 받은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지난해) 독일에 있을 때 한 차례 있었다”고 말했다.
노 부장은 “최씨와 우병우 전 정무수석이 서로 알고 지낸 관계로 느껴졌다”고도 했다. 그는 “최씨는 독일 체류 당시 나에게 자주 전화해 국내 동향을 물었고 우병우 전 민정수석이 청와대에서 나와야 할 상황이라는 소식을 전하자 ‘우 수석은 또 왜 그래’라고 말했다”고 했다.
최씨와 윤전추 행정관이 서로 친밀한 사이였던 것으로 보이는 성탄절 카드도 공개됐다. 장제원 바른정당 의원은 최씨가 윤 행정관에게 보낸 전추씨, 새해에는 꼭 시집가세요“라고 적힌 카드를 들고 나왔다.
홍 전 본부장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도움을 주고 삼성으로부터 대가를 받았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홍완선 전 본부장의 딸이 삼성 장학생으로 미국 유학을 갔다는 제보가 있는데 국민연금 감사실에서 밝혀낸 내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국민연금 측은 언론에 배포한 해명자료를 통해 “국민연금공단 감사실에서 조사하거나 인지한 내용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이밖에 박영선 민주당 의원은 안종범 전 경제수석의 지시로 김수일 현 금융감독원 부원장이 생명보험사들을 독촉해 미르재단 출연을 종용했다는 검찰 내사보고서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김 부원장 역시 “사실무근”이라고 언론을 통해 입장을 밝혔다.
‘문화계 블랙리스트’ 존재를 부인해왔던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존재 여부를 묻는 이용주 국민의당 의원의 끈질긴 추궁에 “예술인들의 지원을 배제하는 그런 명단은 있었던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고 결국 인정했다.
또 김성태 국조특위 위원장은 정동춘 K스포츠재단 이사장의 답변 태도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재단 이사장직 사의를 권고했다.
김 위원장은 “정동춘 증인은 국민의 대표, 국회 국조특위가 드리는 이 선물을 진정으로, 국민에 대한 사죄하는 마음을 담은 선물이니 받아주겠나”고 비꼬았고, 정 이사장은 “네”라고 짧게 답했다. 그러자 하태경 바른정당 의원이 “퇴한다는 뜻이냐”고 되묻자 정 이사장은 “선물로 주신 게 권고니까 심각하게 고려를 해서 검토하겠다는 의미”라고 대꾸했다.
국조특위는 오는 15일 활동이 종료될 예정이지만 활동기간 연장 촉구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여야 합의로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하면 최장 30일까지 연장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김성태 위원장은 마무리 발언에서 “이번주 중 4당 원내대표가 만나 국정조사 활동기간 연장을 심도 깊게 논의해 활동기간의 연장이 상정되고, 의결되길 간절히 희망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