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비자경제=서원호 기자] 오는 20일로 차기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위원장 선거가 다가오면서 최근 지방은행노동조합협의회가 ‘기호 2번(김기철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고 세계일보가 보도했다. 10만 조합원의 표심을 잡기 위해 선거 분위기가 그 만큼 가열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권과 노동계 등에 따르면, 금융노조위원장 선거는 ‘위원장-수석부위원장-사무처장’이 한 조를 이뤄 후보로 등록해야 하는데, 2개조가 후보로 등록했다.
‘기호 1번’으로 허권 NH농협은행지부장과 성낙조 국민은행지부장, 유주선 신한은행지부장이 뭉쳤다. ‘기호 1번’은 김문호 현 금융노조위원장은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호 2번’은 김기철 금융노조 조직본부장과 박원춘 우리은행지부장 및 황은숙 전 국민은행지부 부위원장이 콤비를 이뤄 출마했다.
◆ 허권 ‘농업운동본부 대표’ VS 김기철 ‘3년 론스타 먹튀 투쟁’
허 권(기호1번)후보는 NH농협은행지부장 출신으로 ‘농업’에 남다른 애착심을 갖고 있다. (사)우리농업지키기운동본부(이하 운동본부)는 ‘2012년도 정기총회’를 열고 허 후보(당시 농협중앙지부 위원장)을 대표로 선출했다. 원예 업무의 전문성을 높이 평가했다는 후문이다.
허 후보는 당시 신임대표 인사말을 통해 “우리의 뿌리인 농업과 농촌을 지켜 나가는 것은 운동본부의 사명”이라면서 “앞으로 농업·농촌이 살아남을 수 있도록 더 많은 역할을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2014년 6월 운동본부 박모(47) 국장이 2013년 3월부터 2014년 2월까지 총 10차례에 걸쳐 공금 9억7700만원을 횡령한 사실이 내부감사를 통해 적발되기도 했다. 농업운동본부는 농협 산하에 있는 비영리공익법인으로 전국금융산업노조 NH농협지부회가 국내 농축산물의 우수성을 홍보하고 농업ㆍ농촌의 중요성을 환기시키겠다는 취지로 2006년에 설립한 곳이다.
반면, 김기철(기호2번) 후보는 외환은행지부장 출신으로 2010년부터 2012년까지 3년간 ‘5조원대 먹튀 론스타’ 투쟁을 이끈 강성인물로 알려졌다.
김 후보는 당시 “론스타의 먹튀를 막기 위해 매일 300~400명의 조합원들이 연차를 내고 서울 여의도 금융위원회 앞 집회와 여의도 거리 행진 등을 하면서 론스타 지분에 대한 징벌적 매각명령과 산업자본 여부 심사를 촉구할 것”이라며 투쟁을 독려하기도 했다.
김 후보는 특히 2013년 외환은행 비정규직 전원을 정규직으로 전환시킨 것으로 유명하다. 그해 11월 김 후보는 ‘외환은행 론스타 투쟁백서’를 발간해 조합원들에게 전달했다.
◆ 성과연봉제와 공약 비교
금융권과 노동계에 따르면, 차기 금융노조는 ‘성과연봉제 반대’라는 험난한 가시밭길이 예고돼 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성과연봉제 도입 추진’을 밝힌 후 6개 시중은행들이 이사회를 열고 일제히 ‘성과연봉제 도입을 의결’했기 때문이다.
정부와 은행권이 ‘성과연봉제 도입 추진 강행’한데는 현재 대형은행 지부위원장들이 성과연봉제를 둘러싸고 조합원들의 목소리를 제대로 가감 없이 전달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금융노조가 오는 20일 위원장 및 집행간부 선거를 앞두고 있어 업무 공백이 있는 이 틈을 노렸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공약에서 허 후보는 “금융노동자여 경쟁을 멈추자”를 캐치프레이즈로 내걸었다. 핵심 공약으로는 “33개 지부 대동단결로 강력한 산별 완성”을 제시했다.
반면 김 후보(기호2번)은 선거 슬로건은 “현장과 함께 소통하는 금융노조”다. 핵심 공약은 “되찾자! 인간다운 삶”으로 요약된다.
‘성과연봉제’의 운명은 2018년 1월 시행으로 1년의 시간이 남았다. 김 후보는 성과연봉제 발표 직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성과연봉제와 같은 근로 조건 변경은 노동자대표단체(노조) 동의없이 시행할 수 없다"며 1인 시위를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