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택 “당 화합해 위기 극복”...김무성 “난 나경원 찍어”

새누리당 친박계 정우택, 이현재 의원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으로 당선돼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정 의원은 새누리당 재적의원 총 128명 중 119명이 참석한 원내대표 경선에서 62표를 획득, 비박(非박근혜)계 나경원(55표) 의원을 제치고 승리했다.(사진출처=포커스뉴스)

[소비자경제=고동석 기자] 새누리당 신임 원내대표 경선에서 친박계가 승리해 당내 갈등 국면이 증폭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새누리당은 16일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친박계와 비박계의 대결로 굳어진 원내대표 경선에서 친박계 4선의 정우택 의원이 당선됐다.

친박계를 대표한 러닝메이트로 나선 ‘정우택 원내대표·이현재 정책위의장’ 조(組)는 총 62표를 얻어 55표를 얻은 비박계 ‘나경원·김세연’ 조(組)'(55표)를 7표차로 누르고 새 원내지도부에 올랐다.

당초 비박계 측은 이번 원내대표 경선을 지켜본 뒤에 탈당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힌 만큼 당 분열 사태는 이미 탈당을 예고했던 김무성 전 대표를 시작으로 분당이 불가피한 수순으로 흘러가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가결 이후 친박계와 비박계 간에 당권 경쟁을 둘러싸고 서로를 향해 출당 요구를 불사했던 최악의 상황은 이제 극한으로 치달을 것으로 예상된다.

더구나 이정현 대표를 위시한 친박 지도부가 총사퇴하는 이달 21일 이후 정우택 신임 원내대표가 비상대책위원장 체제로 친박계가 당권을 주도하는 상황에서 비박계로서는 더 이상 당에 머물 이유가 사라진 셈이다.

이 때문인지 정우택 신임 원내대표는 당선 소감에서 비박계를 향해 “스스로 용서를 구하고, 당이 분열되지 않고 화합과 혁신으로 가는 모습을 보인다면 국민이 다시 박수를 보내주고 보수정권 재창출이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그는 “보수정당의 이미지인 민생과 경제, 안보를 챙겨나가면서 정국을 수습하고 안정화되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개헌 정국을 이끌어 내년에 좌파 정권, 진보 좌파가 들어와서 집권하는 것을 여러분과 함께 반드시 막아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거듭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말이 생각난다. 여러분과 함께 흩어지지 말고 같이 가자. 사즉생의 마음으로 한번 살려보자”며 계파 간 화합을 강조했다.

한편 비박계 핵심 유승민 의원은 친박계의 승리로 끝난 원내대표 경선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저로서는 상당히 실망스러운 결과”라며 “앞으로 어떻게 할 지 고민해보겠다”고 말했다.

그는 ‘탈당 고민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나중에 말씀드리겠다”고 했다. 이어 김무성 전 대표는 의총장을 나오면서 노골적으로 “나는 나경원 찍었다”며 선거결과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면 의총장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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