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민심에 먹히지도 않을 4월 퇴진론 놓고 ‘심사숙고’ 중

[소비자경제=고동석 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로 시작한 전국의 주말 촛불집회가 6차로 접어들면서 국민여론은 '즉각퇴진'에서 ‘박근혜를 구속하라’는 구호로 갈수록 분노에 찬 함성으로 가열되고 있다.
지난 3일 촛불집회는 대통령의 3차 대국민담화에 실망한 국민들이 서울을 중심으로 전국적으로 쏟아져 나오면서 사상 최대 규모인 232만명(주최측 추산)으로 집계됐다.
이런 가운데 박 대통령이 조만간 결단을 내릴 것이라는 전언이 나왔다.
한광옥 대통령 비서실장은 5일 “(박근혜 대통령이) 심사숙고하고 계시고 그런 과정에서 늦어졌지만 곧 결단을 내리실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한 실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에서 출석해 대통령 하야 결단 시점을 묻는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의 질문을 받고 이같이 답했다.
한 실장은 “여야 간 나름대로 대화도 있어야겠지만 대통령은 역시 새누리당 당원이다. 그런 의미로 여러 가지 참고해 달라”며 “지금 대통령께서 여러분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서 결정하실 것으로 안다. 날짜에 대해서는 당에서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심사숙고하고 있다는 결단은 다름 아닌 ‘4월 퇴진’을 스스로 못 박는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로 볼 때 대통령이 아직 촛불집회로 표출된 국민적 분노를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 실장은 하태경 의원이 ‘박 대통령의 3차 대국민담화가 조기 하야를 선언한 게 맞느냐’고 묻자 “그렇다. 대통령께서 임기에 연연하지 않고 정세균 국회의장도 면담했지만 충분히 여러 의견을 종합해 고민하고 거기에 대한 결정을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청와대 인근까지 올라간 촛불집회의 함성을 들었느냐는 질문에 대해선 “제가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을 모시고 배웅도 했는데 말년에 불행한 대통령이 되는 게 마음이 아프다”며 에둘러 답변을 대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