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강화...시장 넓히는게 성공 관건

▲ LG전자는 7일 서초 R&D 캠퍼스와 미국(현지시간 6일) 샌프란시스코 피어27(Pier27)에서 V20을 공개하는 조준호 LG전자 MC사업본부장. (출처=포커스뉴스)

[소비자경제=나승균 기자] 삼성, 애플이 신제품을 속속 출시하며 하반기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 주도권 쟁탈전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그동안 침체 늪에 빠졌던 LG전자가 V20을 선보이며 도전장을 내밀었다. 시장은 LG전자가 V20을 통해 시장 점유율을 얼마나 끌어 올릴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듣다 보다 그 이상'으로 밝힌 멀티미디어 강화 전략

LG전자는 7일 서초 R&D 캠퍼스와 미국(현지시간 6일) 샌프란시스코 피어27(Pier27)에서 동시에 신제품 V20을 공개했다. V20은 지난해 10월 V10 이후에 출시된 V라인 스마트폰으로 프리미엄 라인이다. 

LG전자는 V20의 오디오와 비디오 기능의 완성도를 높였다. 세계 최초로 32비트 쿼드 변환기(DAC)를 내장했고 고성능 오디오 칩셋 제조사인 ESS가 제작한 쿼드 DAC는 싱글 DAC보다 잡음을 최대 50%까지 잡아준다.
CD 음질보다 16배 이상 뛰어난 32비트(bit), 384킬로헤르츠(kHz)의 고해상도 음원까지 재생할 수 있다.

이전의 V10에서처럼 '놀고 듣고 보는 것'에 강점을 둬 차별화 전략을 세운 것이다. 덴마크의 고급 오디오 제조사 '뱅앤올룹슨 플레이'(B&O PLAY)와 협업으로 음질을 조정(튜닝)했으며 기본으로 제공되는 번들 이어폰도 협업을 통해 제작해 제공한다.

또한 '누가'는 스마트폰의 화면을 둘로 나워 동시에 두가지 작업을 할 수 있는 멀티태스킹 기능을 채용했고 기존 마시멜로 버전보다 75% 이상 빨라진 앱 설치 속도 등 OS의 기능이 개선됐다. 

▲ 갤럭시노트7, V20, 아이폰7 스펙 비교 도표. (출처=소비자경제DB)

◆ 삼성전자의 리콜, 애플의 혁신 부재...LG전자 기회 잡을까

지난 2일 갤럭시노트7의 발화로 인한 전량 리콜과 아이폰7 혁신의 부재 등은 LG전자의 입장에선 V20이 시장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기회를 잡을 수 있는 여건이 왔다는 분석이 나온다. 

갤럭시노트7의 발화와 아이폰7의 '혁신 부재' 사이에서 LG전자의 멀티미디어 관련 스펙 강화는 다소 차별성을 두었다.

조준호 LG전자 MC사업본부장은 "프리미엄폰다운 것을 전부 담아서 독특한 가치를 만들어내려고 애썼기 때문에 오디오와 카메라를 인정해주는 고객들이 많이 생기는 것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만큼 시장에서 멀티미디어 강화로 차별화전략을 세우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당초 갤노트7 판매 호조로 8조원을 넘길 것이란 전망이 이어졌지만, 갤노트7 리콜 비용과 판매 중단으로 인한 손실로 1조원 가량 영업이익이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증권업계에선 삼성전자가 3분기 7조원대 초중반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애플에 아이폰7 출하량에 대한 기대는 엇갈리고 있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아이폰7 시리즈 출하량을 아이폰6s 출하량의 약 60% 정도로 예측하고 있다.

반면 글로벌 투자은행 파이퍼 제프리의 진 먼스터 애널리스트는 아이폰7이 역대 최대 판매량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고 한다. 전자전문매체 지디넷에 따르면 아이폰7의 변화는 미미할 것으로 알려지며 오히려 애플워치2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밝혔다.

◆ MC사업부의 실황, 소비자들의 평가는

▲ 2015년 스마트폰 시장의 제조사별 점유율 그래프. (출처=TrendForce)

글로벌 세계 스마트폰 시장은 경쟁이 치열한데다 중저가 시장에선 중국 등 신흥업체들이 치고 올라오는 상황이다. 시장에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기반의 중저가 스마트폰(Huawei, Xiaomi, Lenovo 등)의 시장 점유율이 더 우세하다.

LG전자의 점유율은 2013년부터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전략 스마트폰 'LG G3' 이후 'LG G4'와 올해 야심작 'LG G5' 마저 연속으로 흥행에 실패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스마트폰 사업부 부진으로 인해 MC사업부 인력도 줄었다. 상반기 스마트폰 사업부 인력은 총 7016명으로 지난1분기(7321명)보다 305명 가량 인력이 감소했다.

실제 LG전자는 지속적인 스마트폰 사업 부진으로 MC사업본부 규모를 축소하고 VC(자동차부품) 등의 신사업부 위주로 인력을 이동시키고 있다.

LG전자에서 스마트폰 부문을 담당하고 있는 MC사업부문이 4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실패했다.

LG전자는 7월 28일에 2분기 MC부문이 153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LG전자의 프리미엄 라인 스마트폰인 G5를 통해 올 2분기 흑자전환 기대감을 키웠었으나 순조로웠던 시장 반응이 판매로까지 연결되지 못하면서 'G5효과'가 크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이처럼 지속적으로 적자를 겪고 있는 LG전자는 탈출구가 필요한 것은 분명하다.

◆ 나가야 할 방향은

전문가들은 LG전자가 향후 중저가폰을 더욱 공략하는 편이 효과적이라는 조언한다. 팬택의 올해 초 출시한 SKY IM-100의 경우 소비자들의 목소리를 스펙으로 승부를 보는 것이 아닌 탁월한 디자인과 무선 충전 기능, 무드 등과 스피커와 같은 실용성과 디자인을 잡았다는 평을 받는다.

물론 LG전자가 중저가 전략으로 무작정 뛰어들 수는 없다. IBK 투자증권 리서치센터의 한 연구원에 따르면 "LG전자는 당장에 중저가 폰 시장으로 뛰어들 수는 없다"고 밝혔으며 "LG전자의 수익 구조 시스템상 하이엔드급의 스마트폰으로 수익이 맞추어 지고 있으며(높은 기술력을 활용하지 않으면 이에 따른 기회비용이 크기에) 중저가 폰 시장은 중국 기업이 앱과 가격을 통해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LG는 전작 G5때와 같은 공급망 관리 전략을 보인다면 V20도 큰 성공을 거두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삼성전자와 애플에 비하면 브랜드 선호도와 UI 면에서 밀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MC사업부를 통한 적절한 마케팅과 시장내에서 입지를 다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나승균 기자 npce@dailycn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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