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업 아시아나 등에 업고 급속 성장할까…업계 “크게 동요하지 않아”

▲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 에어서울이 본격적으로 취항을 시작하면서 저가항공사 경쟁에 본격 뛰어들었다. 대한항공의 자회사 진에어가 출항 당시 모기업의 노하우 등을 바탕으로 시장에 안착해왔듯, 에어서울 또한 아시아나항공과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출처=에어서울)

[소비자경제=정명섭 기자]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 에어서울이 본격적으로 취항을 시작하면서 저가항공사 경쟁에 본격 뛰어들었다. 대한항공의 자회사 진에어가 출항 당시 모기업의 노하우 등을 바탕으로 시장에 안착해왔듯, 에어서울 또한 아시아나항공과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그러나 업계는 에어서울이 시장에 미칠 파급 효과는 미미한 수준일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아시아나항공의 두 번째 저비용항공사(LCC)인 에어서울이 김포~제주노선 취항을 시작으로 영업을 시작했다. 에어서울은 아시아나항공이 100% 지분을 가진 저비용항공사다.

에어서울은 현재 아시아나항공으로부터 김포~제주 노선 일부 구간을 받아 공동 운항식으로 운항을 하고 있다. 다만 10월부터는 국내선 운영 없이 아시아나항공으로부터 일본 노선과 동남아시아 노선을 온전히 넘겨 받아 운항할 계획이다.

에어서울 측은 “본래 아시아나항공의 국제 단거리 노선을 받아 운항하는 것이 목표인 만큼 3개월 동안만 아시아나항공과 공동운항 식으로 국내선을 운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아시아나가 이미 에어부산이라는 저가항공사를 두고 있음에도 에어서울 법인을 설립하게 된 배경에는 저가항공업계의 꾸준한 성장 때문이다.

국내 저가항공시장은 2005년 8월 첫 취항 이후 급성장했다. 누적 승객수는 2013년말 5542만명에서 2년 6개월 만인 올해 6월말 1억1479만명을 기록해 두 배 가까이 급증했다. 이 기간 동안 국내 항공수요의 급성장을 배경으로 저가항공시장도 동반 성장한 것이다.

그 결과 저가항공의 국내선 점유율은 올해 5월말 기준 56.1%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국내선 점유율(43.9%)을 넘어서는 기염을 토했다.

강동진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교통량이 많고 기재 활용도가 높아지면 저가항공사들은 지속적으로 단위 비용을 낮추면서 싼 티켓을 제공해 수요를 창출할 수 있다”며 “이같은 LCC 비즈니스 모델이 대형 항공사들에게 위협적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업계가 주목하는 부분은 에어서울의 안착 여부다. 에어서울은 모기업인 아시아나항공의 항공기 격납이나 정비 등의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본래 저가항공사들은 이를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에 위탁할 수 밖에 없는 처지다. 또한 저가항공사들의 어려운 점으로 꼽히는 조종사와 승무원을 충원하고 교육하는데도 모기업의 덕을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진에어는 출항 당시 모기업이었던 대한항공으로부터 항공사 운영 등의 노하우를 전수 받으며 성장을 거듭해왔다. 사진은 진에어 여객기. (출처=진에어)

실제로 진에어는 출항 당시 모기업이었던 대한항공으로부터 항공사 운영 등의 노하우를 전수 받으며 성장을 거듭해왔다.

2008년 7월 김포-제주간 노선을 시작으로 일본, 중국과 동남아, 괌 등에 취항했다. 현재 22대의 여객기를 운영 중이며 올해 상반기 김포~제주 노선에서의 여객수는 총 135만명으로 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

진에어 관계자는 “구체적인 통계로 표현할 수는 없지만 대한항공사 측으로부터 다양한 노하우 등 정성적인 부분에서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반면 취항한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에어서울은 여객기 한 대로 김포-제주 단일 노선에 주 4회 왕복하고 있다. 이 마저도 지난 22일 기체 내 결함으로 운항이 지연되는 사태를 겪기도 하는 등 시작부터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LCC 업계 또한 에어서울의 등장에 동요하지 않는 분위기다. 에어서울이 시장에서 발휘할 영향력은 크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에어서울의 등장으로 치열한 경쟁이 이어질 것이란 일부 언론의 보도는 다소 과장됐다는 것이 업계의 지적이다.

LCC 업계 관계자는 “에어서울은 다른 항공사들이 신경쓰지 않을 정도로 영향력이 미미하다. 보통 10대 이상의 여객기를 운영 중인 다른 저가항공사에 비해 에어서울은 현재 여객기 한 대를 운영 중이다”며 “에어서울이 매년 여객기를 늘려가겠지만 다른 저가항공사의 성장까지 감안하면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현재 에어서울이 취항하고 있는 김포-제주 노선은 모든 항공사와 겹친다. 그러나 이는 아시아나가 운행횟수를 줄인 만큼 에어서울이 운행을 하는 것이다”라며 “추후 국제선까지 늘린다고 하는데, 이 노선 또한 다른항공사와 겹치는 노선이 없다. 즉, 규모나 노선의 성격 등에서 완전히 달라 전체적으로 경쟁 상태에 돌입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철우 한국항공대 교수는 “다수의 노선은 이미 복수의 국내항공사와 해외 항공사들이 취항해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라 에어서울이 그간 국내 LCC들이 보여줬던 고속성장을 이루긴 쉽지 않을 것”이라며 “국내 LCC들도 시장 규모로 보아 적정 항공사 수를 넘어 앞으로 원유 가격이 높아진다거나, 여행시장이 축소되는 등 경영상황이 나빠지는 상황이 온다면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낮은 LCC가 시장에서 퇴출될 가능성이 있다”고 조언했다.

 

정명섭 기자 npce@dailycn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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