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오드란트의 알루미늄 및 트리클로산 성분이 피부 발진 유발

▲ 여름철 데오드란트 사용이 늘고 있지만, 종종 피부 발진이나 색소침착 등 부작용을 호소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출처=픽사베이)

[소비자경제=이지연 기자] 여름을 맞아 겨드랑이 땀 억제제인 데오드란트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났지만, 데오드란트로 인해 피부 알레르기나 피부염을 앓는 등 부작용을 호소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데오드란트는 겨드랑이 부위의 땀 발생과 냄새를 억제하기 위해 사용하는 제품으로, 과거에는 액취증이나 다한증 같은 질환이 있는 사람들만 주로 구매했다면 최근에는 여름철 에티켓을 위한 필수품으로 자리잡으며 일반인들도 많이 구매하고 있다.

하지만 데오드란트의 특정 성분으로 인해 피부가 간지럽고 따가운 증상이 발생하거나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경우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에 사는 박 모씨는 최근 데오드란트 제품을 구매했다가 피부가 붉게 변하고 여드름처럼 뾰루지가 나는 등 부작용에 걸렸다. 박씨는 “약국이나 슈퍼, 드럭스토어에서도 누구나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제품이라 부작용에 걸릴 줄은 꿈에도 몰랐다”며 “처음에는 따끔거리다가 많이 가려워 긁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긁다보니 피부가 붉게 올라왔고 여드름처럼 오돌도톨하게 피부 전체가 올라왔다”며 “피부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던데 땀 냄새 한번 없애려다가 크게 데인 것 같아 불쾌하다”고 말했다.

데오드란트는 겨드랑이의 모세혈관을 인위적으로 수축시켜 모공입구를 막아줘 땀의 분비를 억제해 주는 제품이다. 하지만 겨드랑이는 아포크린 땀샘이 발달해 데오드란트 속 화학물질이 빨리 흡수되고 피부 자극에도 쉽게 노출될 수 있다.

데오드란트 판매 업체는 “특정 성분이 피부에 안 맞아서 발진이나 피부염이 발생할 수 있다. 약간이라도 가렵거나 따가워도 참고 사용하기보다는 중단하는 것이 좋다”며 “제품 자체의 문제라기보다는 개인 피부 타입의 문제다. 가장 좋은 것은 제품 구매 전에 매장에서 테스터 제품을 사용해보고 피부에 문제가 없으면 구매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 시중에 다양한 데오드란트 제품이 유통되고 있지만, 특정 제품의 성분이 소비자 피부 타입에 맞지 않아 피부염을 유발할 수 있다. (출처=니베아 제공)

데오드란트의 주요 성분 중 트리클로산은 땀 냄새를 유발하는 세균을 없애주는 성분으로, 스프레이 타입의 데오드란트 제품에 많이 함유돼있다.

하지만 과도하게 사용하면 호르몬을 교란시켜 유방암이나 불임 등을 유발하고 갑상선 기능을 악화시킬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2011년 미국 캘리포니아대 연구팀은 트리콜로산이 간섬유화와 암을 일으킨다는 동물 실험 결과를 발표했고, 2013년 미국 앤더스 연구팀은 트리클로산 노출이 알레르기 반응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를 발표했다.

또 알루미늄클로로하이드레이트 성분은 땀샘을 폐쇄해 땀이 나는 것을 방지하는 효과가 있지만 데오드란트에 과도하게 함유되면 피부 호르몬의 땀 분비 기능을 악화시킬 수 있고, 피부 손상과 색소 침착 현상까지 유발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데오드란트는 제모제와 함께 사용하면 더 큰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의약품안전청에 따르면 여름철 털을 제거하기 위해 사용하는 제모제에는 치오글리콜산, 산성도 조정제, 계면활성제, 점증제, 피부 컨디셔닝제, 안정화제, 착향제 등의 첨가제가 들어있어 데오드란트를 함께 사용하면 자극이 더 심해져 피부 발적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모를 한 뒤 피부가 민감해진 상태에서 화학성분이 있는 데오드란트를 함께 사용하면 피부염의 부작용 발생 가능성이 증가할 수 있다.

박귀영 중앙대학교병원 피부과 교수는 “데오드란트에 사용되는 알루미늄은 어떤 사람들에게는 알레르기성 혹은 자극성 접촉피부염을 일으켜 피부를 붉고 가렵게 할 수 있다”며 “트리클로산의 경우 미국, 유럽에서 사용이 금지됐고 우리나라에서는 치약, 가글액 등 구강용품에서의 사용을 금지할 만큼 위험한 제품일 수 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데오드란트의 화학성분은 피부질환이 없는 일반인들은 물론 겨드랑이 습진이나 염증을 앓고 있는 사람들과 민감한 피부를 가진 사람들에게 피부 트러블을 일으킬 수 있는 주요 요인이다”며 “살이 접혀 환기가 어려운 겨드랑이 부위의 특징으로 마찰 등에 의해 피부염과 짓무름이 더 심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뿐만 아니라 좋은 향을 내게 하기 위해 들어가는 각종 합성 혹은 천연 향료에 의해서도 알레르기성 접촉 피부염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데오드란트의 경우 따라서 몸에 물기가 없는 상태에서 바르고 완전히 건조시킨 후 옷을 입는 것이 좋다. 또 제품 .설명서에 제시된 사용 횟수와 적정량에 맞게 사용해야 한다. 또, 땀에 잘 지워지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데오도란트 사용 후에는 꼼꼼히 씻어줘야 피부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는 “트리클로산의 경우 작년부터 데오드란트에 사용이 금지됐지만 이미 유통된 제품에는 있을 수 있다”며 “화장품마다 개별적 편차, 부작용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용상 주의 사항을 꼼꼼히 살펴보고 피부가 민감한 사람들은 테스터를 해 이상반응을 미리 확인하고 구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지연 기자 npce@dailycn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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