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명섭 기자

[소비자경제=정명섭 기자] ‘2016 부산국제모터쇼’(이하 부산모터쇼) 개최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주최 측은 이번 행사의 참가 업체 규모, 늘어난 전시장 면적, 다양한 부대행사 등을 홍보하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올해 전시장 면적은 지난해 비해 14% 넓어졌다. 신차 주행과 전기차 시승, 4X4 오프로드 대회 및 시승, 오토캠핑 등 벡스코 근처 관광 산업과 연계하는 행사도 마련된다. 참가업체들의 신차와 이벤트 등 관람객의 눈을 즐겁게 할 요소도 늘어나는 등 이전과 다를 것이라고 주최 측은 홍보하고 있다.

그러나 부산모터쇼를 바라보는 업계의 시선은 냉랭하다. 참가 업체가 지난해 비해 불과 3곳 밖에 늘지 않을 정도로 흥행 몰이에 실패했다는 분석이 있다. 이번 모터쇼에 참가하는 자동차업체 한 관계자는 “다른 모터쇼에 비해 여러 가지로 부족한 것은 사실이다. 준비는 하고 있지만 큰 기대는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 모터쇼는 어쩌다 ‘마지못해 참가하는 행사’라는 오명을 쓰게 됐을까.

문제를 제기한 이들은 가장 먼저 지자체의 치적 욕심을 지적한다. 부산모터쇼가 열리는 벡스코 설립 당시, 지방 컨벤션센터 활성화를 고민하던 지자체 관계자들이 부산모터쇼를 무리하게 진행했고, 자동차업체들은 이에 떠밀리다시피 참가해왔다는 것이 업계의 주장이다. 많은 업체들이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행사에 참석하다보니 모터쇼 질적인 부분에 영향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일부 브랜드의 불참 선언도 부산모터쇼의 한계로 지적된다. 인지도가 부족한 탓인지 이번 모터쇼에는 쌍용차와 볼보, 롤스로이스, FCA, 포르쉐, 푸조, 페라리, 혼다 등 10여개 브랜드를 볼 수 없게 됐다.

소비자들이 선망하는 유수 브랜드의 참석을 이끌어내지 못하면서 진정한 자동차 축제로 자리하지 못하고 있다. 그만큼 주목도는 떨어질 수밖에 없고, 업체들은 부산모터쇼를 ‘참석하지 않아도 되는 행사’로 인식하게 된다.

실제로 업계 관계자들은 모터쇼 참석으로 인한 비용 부담은 높은 편인데 비해 파급효과는 미미하다고 입을 모은다. 원하는 만큼의 판매증진과 홍보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워 모터쇼 자체의 사업적인 기능이 작동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참가 업체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목된다. 쌍용차는 지난 행사 당시 전시장 자리 배정 문제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주최 측과 갈등을 겪어왔고, 올해도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아 모터쇼에서 만날 수 없게 됐다.

오히려 감정적인 대응으로 상황을 악화시켰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또한 완성차업체 위주로 행사가 흘러가다보니 자동차 부품·용품 업체들은 소외감을 느끼기도 한다.

이번 모터쇼에서는 업계가 지적하는 한계를 뛰어 넘는 행사로 거듭날 수 있을까. 한국을 대표하는 자동차 축제로 자리매김하는 것은 물론 자동차 산업 발전을 이끌어가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부산모터쇼는 올해로 8회째로, 해외 유명 모터쇼에 비해 턱 없이 적은 나이다. 그만큼 발전 여지는 충분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정명섭 기자 npce@dailycn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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