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많은 고객 데이터 필요해…‘개인 데이터 수집·분석 계속된다’

▲ BGF리테일은 CU편의점 운영 효율화를 위해 ‘빅데이터’ 시스템을 도입해 시범 운영하고 있다. (출처=BGF리테일)

[소비자경제=김은희 기자] ‘빅데이터’를 도입한 편의점 자동화 관리 시스템이 일본과 한국에서도 발을 내딛은 가운데 고객의 개인적인 구매 데이터가 업계에 의해 '일방적'으로 관리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일본 교도통신은 일본 내 편의점 1위 업체 로손(Lawson)이 올해 말부터 IT기술을 도입한 ‘차세대 편의점’을 만든다고 4일 보도했다. 이는 손님에게는 구매하기 좋은, 직원에게는 일하기 좋은 편의점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빅데이터’와 ‘태블릿 단말기’ 등을 도입한 편의점을 의미한다.

보도에 따르면 로손은 지난해부터 도입된 ‘반자동 발주시스템’을 통해 실제 회원들의 구매 이력과 판매 동향 등 100개 항목을 분석하는 빅데이터 시스템을 운용한다.

본사에서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각 지점에 적합한 물품을 추천해주며 점주는 이를 보고 매장에 들여놓을 상품을 결정 및 발주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이렇게 빅데이터가 도입되는 편의점들이 늘고 있다. 기존 편의점이 ‘점포관리시스템’을 통해 점주가 재고를 파악·주문하며 관리하던 ‘반자동’ 시스템이었다면, 이제는 인공지능(AI)이 점주 대신 매장을 관리하는 ‘자동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국내에서도 지난달부터 BGF리테일의 편의점 로봇 관리 시스템이 시작됐다. 점주들의 신청 하에 도입·운영되기 시작한 ‘스마트발주’ 시스템으로, 아직은 일부 물품을 대상으로 AI가 점포별 판매 데이터를 분석해 적정 재고량을 알아서 산출·발주한다.

이에 대해 BGF리테일 관계자는 “거의 1인 체제로 돌아가는 편의점에서 2500개에서 3000개나 되는 품목들을 혼자 관리하는 것이 쉽지 않다”며 “기존의 업무를 AI가 대신해주는 것에 대해 신기해하는 반응들이 많다”고 밝혔다.

그러나 편의점 현장의 점주들은 다소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서울 혜화동 대학로에서 CU편의점을 운영하는 A씨는 로봇 관리 시스템에 만족스럽다는 반응이였다. 그는 “처음에는 못미더웠으나 확실히 기본적인 재고 관리가 된다”며 “내가 할 일을 덜 수 있다는 게 강점”이라고 말했다.

반면 직장인들이 주 고객인 편의점을 운영하는 B씨는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했냐는 질문에 “지금은 일시적으로 중단한 상태”라고 밝혔다.

그는 “많은 종류가 있는 담배만 (자동화 시스템을) 적용해봤는데 제대로 재고 관리가 되지 않았다”며 “특히 물량이 갑자기 많이 빠지거나 적게 빠지는 경우에 제대로 된 기능을 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앞으로 더 많은 데이터가 쌓여 편리해진다면 이를 다시 도입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빅데이터 시스템은 다량의 '데이터'가 기반이 된다. 하지만 이는 동시에 더 많은 고객의 구매 데이터 및 취향이 분석될 필요성이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결국 보다 완벽한 편의점 자동화 시스템을 실현시키기 위해서는 소비자 맞춤형을 지향한 각종 데이터가 쌓이고 쌓여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 BGF리테일 또한 어플리케이션 ‘CU 멤버십’을 통해 회원 고객의 구매 내역을 바탕으로 맞춤형 이벤트를 추천, 팝업 형태로 제공하고 있다.

BGF리테일은 아직까지 모든 고객을 대상으로 체계적으로 시스템화돼 있지 않지만 ‘이용자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계속 전환을 시도할 예정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한 마케팅 업계 관계자는 “결국 빅데이터가 도입되는 목적은 비용은 줄이는 반면 더 효율적으로 팔기 위한 것”이라며 “누군가의 필요에 대한 적중률이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그만큼 많은 데이터가 쌓였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희 기자 npce@dailycn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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