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농도의 과산화수소로 효과 적어

▲ 미백치약이 일반치약과 효능에서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출처=픽사베이)

[소비자경제=이지연 기자] 최근 미백 기능이 있는 치약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지만, 시중에 유통되는 미백 치약과 일반 치약의 성능의 차이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잇몸 보호, 치석 제거, 미백 및 화이트닝 등 개인의 치아 상태에 따라 골라 쓸 수 있는 맞춤형 치약이 등장하면서 소비자들의 선택폭이 넓어졌지만 원하는 만큼의 큰 효과를 얻지 못한데 따른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미백치약의 경우 효과가 빠르게 나타나지 않거나 장기간 사용해도 효과가 없고 심지어는 이 시림 등의 부작용이 나타나 불만을 호소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인천 계양구에 살고 있는 소비자 송 모(50)씨는 “지역 맘카페에서 미백 치약을 샀다는 글을 보고 관심이 생겨 구매를 해봤다”며 “광고도 자주 나오고 소비자평도 좋았지만, 꾸준히 사용해도 광고했던 것처럼 깨끗해지기는 커녕 변화가 없었고, 오히려 가끔 시린 느낌도 났다”고 말했다.

미백치약은 맑고 빛나는 마치 스케일링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치아를 만들 수 있다는 특징을 살려 현재 많은 국내외 업체에서 제품 출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국내에서는 LG생활건강의 페리오 클라이덴 화이트닝 솔루션과 르블랑 미백치약 등을 선보였고, 아모레퍼시픽은 메디안 화이트 페이스트와 덴탈IQ 미백케어 등을 그리고 애경그룹에서는 2080 뉴샤이닝화이트 등의 제품을 출시했다.

대부분의 제품들은 광고를 통해 변색됐던 치아가 제품 사용 후 하얀 치아로 변화한다는 내용을 담으며 소비자들의 욕구를 자극하고 있지만, 실제로 제품을 사용해보면 단기간에 눈에 띄는 효과를 얻기는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미백치약은 보통 알란토인, 카바마이드 페록사이드, 과산화 수소 등의 성분으로 구성된다. 이 중 과산화수소가 치아에 미백효과를 주는 성분으로 과산화수소 내부의 활성산소가 치아의 착색 물질을 분해시켜 미백에 도움을 준다.

일반적으로 치과에서의 시술이나 치과용 젤 치약의 경우 과산화수소 농도가 많게는 15%까지 함유하고 있지만, 시중에 판매 중인 미백치약의 경우 대부분 3% 안팎이다.

과산화수소의 함량 자체가 적다보니 큰 효과를 보기 어렵고 만약 3%를 초과한다고 해도 개인의 치아, 잇몸 상태를 고려하지 않아 혀와 구강점막을 자극해 이가 시려울 수 있다.

쉽게 말해 제품 광고처럼 모두에게 똑같이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종종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해당 치약에 어떤 물질이 들어갔는지 자세히 알기 어렵다. 치약 포장지와 제품 자체에는 치아미백 개선 효과에 대한 임상실험 결과만 나와 있고 어떤 성분이 어느정도 함유돼있는지는 나와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

▲ 시중에 많은 미백치약이 유통되고 있지만 저농도의 과산화수소를 함유하고 있어 효과가 크지 않다. (출처=픽사베이)

또 일반치약과 효능에 별 반 차이가 없는 미백치약의 가격이 일반치약보다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애경그룹의 2080 스마트 케어, 어드밴스 그린, 어드밴스 블루 등의 일반치약은 1000원 안팎의 가격이지만 2080 샤이닝 화이트 치약은 2500원에 판매되고 있다.

또 메디안 화이트 페이스트는 약 5000원의 가격이지만 동일 브랜드의 다른 제품의 경우 훨씬 더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외국 제품도 온라인 기준으로 크레스트 화이트닝 치약은 1만 1000원, 덴트프로 미백치약은 8500원, 엑소덴치약은 2만 5000원 등 다소 높은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업체 관계자는 “보통 모든 화장품이나 생활용품이 그렇듯 병원이나 평가기관의 자문과 임상평가를 거쳐서 출시된다”며 “가격은 평가에 따라 결정되는 것은 아니고 제품 내의 원재료, 부자재 등에 따라 결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제품이던지 누구에게는 효과가 적게 나타날 수 있고 효과 정도의 차이는 존재한다”며 “평과결과로는 보통 몇일 뒤, 몇 달 뒤에 효과가 있다고 했지만 효과가 동일하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현재 미백치약은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과산화수소의 함량이 3% 미만이면 의약외품, 3% 이상이면 의약품으로 구분해 관리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시중의 미백치약은 대부분 의약외품으로 분류돼 의약품보다 인체에 효능과 효과 면에서 떨어질 수밖에 없다.

올해 3월 식약처는 의약외품 표준제조기준 일부개정고시안을 발표하며 그동안 개별 허가제도로 운영됐던 치아 미백제 제품 인증을 이제 신고만으로도 판매를 허용할 수 있도록 했다.

원래 치아 미백제를 수입, 제조해 판매하려는 업체는 품목 허가를 받고 제품을 출시하기까지 약 70일의 기간이 걸렸지만, 이제는 치아 미백제의 유효성분 종류, 규격, 함량 및 처방 등을 표준화한 제조기준을 만들어 이 기준을 충족하는 제품은 약 10일 정도만 거치면 시중에 유통될 수 있다.

보통 식약처가 미백치약에 대한 허가를 내주는 과정은 함유된 물질들에 대한 시험조사를 주관하기 보다는 업체가 제출한 자료만을 토대로 허가를 내주고 있다.

절차가 간편하고 식약처에 관련 자료만 제출하면 된다는 장점이 있지만 소비자들은 업체가 제공하는 상품 홍보내용만 믿고 제품을 구매할 수 밖에 없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는 “현재 미백치약은 대부분 의약외품으로 분류가 된다”며 “일반적으로는 관할 지방청 쪽에 허가 신청서를 제출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미백치약이냐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요구되는 자료를 제출해야 하고 우리는 새로운 성분이 들어갔다면 신약에 준하는 자료들을 토대로 검토를 한다”며 “우리가 구체적인 성분에 대한 실험을 하진 않고 업체가 제출한 자료를 토대로 결정한다”고 밝혔다.

치아는 상아질의 무기질 밀도가 높아지거나 홍차, 커피, 녹차 등 외부 색소 등에 의해 변색될 수 있지만 이는 나이가 들면서 누구나 겪게 되는 신체 변화 중의 하나다.

변색된 치아를 미백 제품이나 시술로 변화시킨다고 하더라도 생활습관에 의해 다시 어두워질 수 있다. 때문에 시중의 미백치약을 쓴다고 해도 장기간 꾸준히 사용하지 않으면 효과를 보기 어렵다.

대한치주과학회 관계자는 “우선 미백효과라는 게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치과의 미백치약이나 시술은 개개인의 치아 상태에 맞춰 진행된다”며 “반면 시중에 유통되는 미백치약은 자기 치아에 정확히 맞춰지지 않은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전문가의 시술이 아니라 일반 사람들이 사용하는 것이기에 업체에서도 과산화수소 함유량을 일정 농도 이상 높이기 어렵다”며 “고농도로 하게되면 잇몸, 점막 등에 자극을 주게 되고 부작용이 발생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지연 기자 npce@dailycn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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