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곤충 레스토랑 오픈…‘개미 파우더를 넣은 샐러드’

▲ 식용곤충 산업이 활발한 미국 (출처=유엔농업식량기구(FAO) 보고서 캡처)

[소비자경제=서예원 기자] 곤충이 식량대체자원으로 각광받으며 세계 각국이 곤충산업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최근 농림축산식품부는 2010년 ‘곤충산업의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고 2011년 제1차 5개년 계획을 추진한 데 이어 제2차(2016년~2020년) 5개년 계획을 수립했다.

지금까지 곤충 시장의 70%가 지역축제 등 지역행사용 소재로 활용하는 데 그쳤지만, 정부가 앞장서 곤충 소비를 개척하고 유통과 생산기반 확충을 통해 산업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것.

이에 따라 현재 700곳에 불과한 곤충사육농가를 2020년까지 1200곳으로 늘려 곤충 시장규모를 1.7배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반면 해외의 곤충산업은 이미 고도화 단계에 접어들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약 20억명의 인구가 2037여종의 식용곤충을 섭취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동안 식용곤충 섭취 사례는 주로 아프리카와 아시아 대륙에 몰려있던 반면 최근 미국, 유럽 등 서양에서도 식재료원으로서 곤충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

식용곤충의 선호도가 전세계적으로 높아지는 이유는 이것이 고단백일 뿐만 아니라 다른 영양소도 풍부해 영양학적으로 매우 높은 가치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2013년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식량생산율이 인구증가율을 따라잡지 못할 것이라고 예상하며 가까운 미래에 식량 부족 문제가 매우 심각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육류를 통한 단백질 섭취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식량불균형이 심각해진다고 밝혔다.

이에 유엔 식량농업기구는 전 세계 인구의 80%가 이미 곤충을 섭취 중이란 점에 착안해 육류, 가금류 및 어류 단백질을 대체할 수 있는 차세대 단백질원으로 ‘식용곤충’을 선정한 바 있다.

이처럼 곤충이 미래 식량으로 부각되자 식용곤충 시장규모는 세계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식용곤충을 전문으로 하는 레스토랑과 카페도 34개에 달한다.

식용곤충이 확산하자 유럽연합(EU) 식품안전처는 가이드라인까지 내놓았다.

프랑스에선 식용곤충 전문 판매 회사인 유럽 엔토모파지가 다양한 조리법을 담은 서적 판매에 나섰고, 영국에선 이더블 유니크가 식용곤충을 생산해 분말 형태로 가공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영국에선 제1호 곤충 레스토랑 그럽 키친이 문을 열었다. 곤충을 넣은 카라멜 마키아또, 개미 파우더를 넣은 샐러드와 버그 파이와 햄버거 등을 메뉴로 내놓고 있다.

영국은 향후 10~15년 이내 영국 내 식용곤충이라는 새로운 단백질원의 식품산업 규모가 대략 4040억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영국 내 곤충 관련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13개의 회사가 식용곤충을 식품화해 판매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벨기에는 유럽 내 최초 10가지 공식적 식용곤충을 이용한 식품을 판매하는 도시로 알려져 있다. 현재 다양한 형태의 상품과 레스토랑이 성업 중에 있다.

중국, 인도, 대부분의 동남아시아 등 아시아 일부 지역에선 고대부터 식용곤충 역사가 ‘전통’으로 전해 내려오고 있다.

세계 최대의 식용곤충 생산국인 태국은 현재 2만개가 넘는 귀뚜라미 농장이 등록돼 있다. 이곳에서는 연간 7500톤의 곤충을 생산한다.

▲ 태국과 중국 등에서는 길거리 음식으로도 인기가 많은 식용곤충 (출처=유엔농업식량기구(FAO) 보고서 캡처)

태국에서 튀긴 곤충은 일반 음식점에서 맥주와 함께 제공될 정도로 흔한 음식이다. 태국의 노점상에서 판매하는 대부분의 곤충은 비슷한 방법으로 조리되지만 맛은 천차만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식용곤충을 ‘산업’으로서 처음 도입한 곳은 유럽이지만 상업화에 성공한 곳은 미국이다. 미국의 식용곤충 발전 속도는 놀라울 정도다.

미국농림부의 조사관이었던 아론 도시(Aaron Dossey) 박사는 미국 내 최대 규모의 식용곤충농장을 설립해 2014년 미국 내 식용곤충식 전문회사에 1만 파운드(약 1650만원), 지난해 2만5000 파운드(약 4200만원)를 판매했다.

그 결과 2014년 약 2억3000만원의 수익을 올렸고 지난해에는 6억8000만원으로 전년대비 200% 이상의 성장률을 보였다.

특히 미국의 식품벤처기업들은 이미 단백질 바, 통조림, 시리얼, 술 등 다양한 곤충 식품을 출시해 유통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예컨대 엑소(EXO), 차풀(Chapul), 식스푸즈(Six Foods) 등 식용곤충을 원료로 한 에너지바가 유명해지면서 이들 식품업체에 식용곤충을 납품하는 곳도 늘어나는 추세다. 뉴욕, 샌프란시스코 등 동서부의 해안대도시를 포함해 텍사스 등 내륙에서도 성업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도 공익재단을 통해 미국 최대 식용귀뚜라미가루 공급업체인 올씽스벅스(All Things Bugs) 등 관련 기업과 연구를 꾸준히 지원해 왔다.

이에 비해 국내 식용곤충 시장규모는 100억원도 채 되지 않는다. 정부는 곤충식품 규제가 대폭 완화되면 연간 최대 1700억원대 시장이 새로 창출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식용곤충 관련 업계의 한 관계자는 “역시 가장 중요한 과제는 (곤충을) 입 속으로 넣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우리나라에서도 본격적인 연구·개발에 돌입한 만큼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서예원 기자 npce@dailycn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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