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이 최대연휴인 골든위크 기간 동안 엔고지속과 소비세율 증가로 내수 타격을 우려하고 있다. 사진은 일본 도쿄의 하라주쿠 거리.

[소비자경제=한민철 기자] 일본 최대 연휴인 골든위크(4월29일~5월8일)를 앞두고 일본 내 엔고(円高) 현상의 지속과 소비세율 상승으로 이 기간 국내 소비타격에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일본 TBS 등 주요매체의 11일 보도에 따르면 일본은행의 마이너스금리 정책의 역풍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는 일본 내 엔고 현상으로 환율과 주가 하락이 지속돼, 오는 29일부터 시작되는 ‘골든위크’ 중 내수 소비시장에 큰 타격을 예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TBS가 취재한 도쿄 디즈니랜드의 디즈니씨(Disney Sea)는 이날 개장 15주 기념하는 행사가 진행됐지만, 과거의 축제 분위기와는 다르게 비교적 한산한 모습이었다. 지난해 도쿄 디즈니랜드와 디즈니씨의 총 방문객수는 4년 만에 처음으로 하락한 뒤 꾸준히 감소했다.

▲ 지난해 도쿄 디즈니랜드의 방문객수는 4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이후 하락세를 이어오고 있다. (출처=일본 JNN뉴스방송 캡처)

이에 주최사측은 “2014년 ‘겨울왕국’ 관련 이벤트 등으로 어느 정도 높은 방문객수를 확보했지만, 2015년은 그에 비해 차분했다”고 설명했다.

골든위크를 맞는 소비자들 중에서도 과거처럼 해외여행을 활발히 떠난다거나 호화로운 휴가의 계획을 세운 이들이 많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엔고뿐만 아니라 정부의 소비세율 증가 결정에 따른 가계경제의 타격을 이러한 소비위축에 대한 원인으로 꼽는 반응도 있었다.

TBS와의 인터뷰에 응한 한 일본인 소비자는 “여러가지를 사는 것을 삼가게 된다”며 “사려는 것이 지금 꼭 사야만 하는 것인 가라고 생각하며 (구매를) 참게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소비자는 “(소비세율이) 5%에서 8%로 오르고 또 10%까지 올라가 버리니까 같은 급료라도 생활에 힘들어 진다”며 소비세율 증가의 영향으로 골든위크 시기 많은 소비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은행이 같은 날 발표한 ‘생활 의식’에 관한 설문결과에 따르면, 현재 일본 경기는 지난번 같은 주제로 진행됐던 조사보다 5.2%p 악화됐다. 일본 여행사 JTB도 자체적으로 실시한 골든위크 기간 내 소비에 대한 조사결과 “골든위크 중 여행객들의 0.3% 소비 감소가 예상된다”고 발표했다.

일본 언론들은 이런 경기의 불확실성 속에서 가계경제 악화로 인해 골든위크 시기 소비 역시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는 것이 당연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아베 정부의 디플레이션 탈피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 현재 일본 금융시장은 엔고와 동시에 주가하락이 맞물리며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 (출처=일본 JNN뉴스방송 캡처)

이에 11일 도쿄 금융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한때 1달러에 107엔대 중반까지 급속도로 엔고가 진행됐다. 평균 주가 하락폭은 한때 300엔에 육박하는 등 주가 약세 흐름이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 국내 개인 소비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려는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 (출처=일본 JNN뉴스방송 캡처)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는 “가계 부문은 고용·소득 환경의 착실한 개선을 배경으로 개인 소비가 탄탄해질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며 현 상황을 진정시키려는 움직임이 보이고 있지만, TBS는 “개인소비가 이미 숨이 멎은 상태”라고 반박했다.

 

한민철 기자 npce@dailycn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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