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세종대로(옛 태평로)에 위치한 삼성생명 본관 사옥

[소비자경제=한민철 기자] 지난 1월 세종대로 본관 사옥을 부영에 매각한 삼성생명이 오는 7월 서초사옥으로 이전한다. 32년만에 태평로 ‘삼성 금융타운’ 시대가 막을 내렸다.

29일 보험업 관계자들에 따르면 삼성생명의 현재 태평로 사옥에서 서초 사옥으로의 이전이 결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전 시기는 7월 중순이며 태평로 사옥에서 근무 중인 1500여명의 직원들이 약 4~5주에 걸쳐 부서별 순차적 이전 작업을 마친다.

삼성생명이 입주할 곳은 삼성전자 주요 부서가 수원으로 그리고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판교로 각각 이동하면서 공백이 생긴 사무실이다.

이동 부서는 금요일 저녁 짐을 옮기기 시작해 주말에 이전 작업을 완료하고 다음 주 월요일부터는 서초 사옥에서 근무를 시작하는 식이다.

삼성생명은 지난 1984년 준공된 후 32년간 태평로 건물을 본사 사옥으로 사용해왔다. 2011년에는 삼성자산운용이 태평로 사옥에 둥지를 틀고, 삼성본관에 삼성카드와 삼성증권 등이 입주하면서 태평로에는 삼성 금융타운이 형성될 정도였다.

이어 삼성생명은 지난 1월 ㈜부영건설과 5000억원대 금액에 사옥 매각 계약을 체결했고, 업계 내에서는 삼성생명이 서초사옥으로 이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었다.

당시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경기 판교 알파돔시티로의 이전이 확정되면서 서초사옥에 공간이 생겼다. 또 삼성생명 본사 옆 태평로 삼성 본관에 입주한 삼성증권과 삼성카드와 태평로 사옥의 2개층을 사용하는 삼성자산운용도 사옥을 서초 등으로 옮길 수 있다는 소문도 무성했기에 삼성 금융 계열사들이 ‘태평로 시대’를 마감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었다.

때문에 이번 삼성생명의 서초사옥 이전이 삼성 금융계열사들의 연이들 태평로 시대 마감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편 삼성 금융 계열사들의 태평로 시대 마감은 아직 이르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삼성증권과 삼성카드가 여전히 태평로 사옥을 임대해 사무실로 사용하고 있지만, 태평로에서 오랫동안 존재했던 상징성과 넓고 익숙한 근무공간을 삼성도 쉽게 버리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이전 소문이 무성한 삼성카드는 잔류하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 태평로 사옥 본관의 가장 넓은 면적을 임차하고 있다는 상징성을 버릴 수 없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목소리다.

또 삼성화재는 삼성증권과 삼성카드와 달리 직접적으로 사옥을 소유하고 있는 만큼 타 계열사들과 함께 서초동으로 이전할지 미지수인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화재 측은 서초동 이전 계획이 구체적으로 진행되지 않았다며 말을 아끼고 있지만, 삼성 금융계열사 관계자는 “큰 틀에서 서초동 사옥으로 이전한다는 방침은 정해졌다”라고 밝힌 바 있다. 때문에 연내 삼성생명의 서초사옥의 이전은 확정이며 정확한 입주 시기와 타 계열사의 연쇄 이동은 아직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민철 기자 npce@dailycn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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