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은지 기자

[소비자경제=이은지 기자] 구글이 지난 2014년 인수한 딥마인드의 인공지능(AI) ‘알파고’가 이세돌9단과의 대국으로 승패를 넘어 인공지능 분야를 눈앞에 선보인 구글의 힘에 세계는 주목했다.

이후 알파고 후유증이 사라지기도 전에 구글은 사회 환원 캠페인 ‘구글 임팩트 챌린지’의 한국 런칭을 알렸다. ‘혁신적 아이디어’가 있는 비영리단체를 선정하고 지원함으로써 더 나은 미래를 더 빠르게 만들겠다는 이번 사업으로 구글은 또 다른 혁신 행보를 보였다.

구글 임팩트 챌린지 기자간담회에서 구글코리아는 알파고와의 연관성에 대한 오해를 풀었다. 일각에서 나온 알파고에 몰린 관심을 분산시키려 런칭 시기를 앞당긴 것 아니냐는 목소리에 대해 구글은 그저 ‘기존부터 추진해왔던 사업’이자 ‘혁신이 구글의 DNA’임을 강조했다. 구글에게 인공지능도 사회환원도 같은 단순한 아이디어에 불구할 뿐이라는 생각이 드는 지점이었다.

구글의 매출 규모는 지난해 약 90조로, 200조 수준인 삼성전자의 절반 정도다. 하지만 시가총액은 700조원에 육박하며 세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런 구글의 미래가치는 그들의 특별한 기업문화에서 온다. 대학 캠퍼스와 같은 자유로운 사내 분위기로 유명한 구글은 서로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발전시킨다. 이를 바탕으로 구글은 5년 연속 전 세계에서 가장 일하기 좋은 1위 기업에 선정됐다. 래리페이지 알파벳 CEO 역시 “구글은 혁신적 기업인을 위한 회사가 돼야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혁신적 기업문화가 그 어느 때보다 우리 기업에 필요해 보이는 요즘이다. 최근 국내외 경제연구소와 투자은행들이 내놓은 한국 GDP 성장률은 정부가 세웠던 3.1%를 하회한다. 내수와 수출 모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반도체·스마트폰 등은 이제 더 이상 우리나라의 선도사업이라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구조적 개혁과 혁신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검색엔진에서 미래형 기업으로 변신을 거듭하고 있는 구글을 볼 때 특유의 기업문화가 혁신을 이끄는 단서임이 분명해 보인다.

삼성전자가 지난주 ‘스타트업 삼성 컬쳐 혁신’을 선언했다. 조직문화의 혁신을 새로 시작해 스타트업 기업처럼 빠르게 실행하고 열린 소통 문화를 지향함으로써 지속적 혁신을 이끌어내자는 의미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수평적 조직문화 구축과 업무생산성 제고, 성과적 보상 등을 시행할 예정이다.

국내 선도기업인 삼성이 현재의 위기의식을 바탕으로 혁신적 의지를 보인 것은 의미 있는 일이다. 다만 한꺼번에 모든 것을 바꾸기는 어려운 일이다. 기업 ‘문화’이기에 실질적 변화가 일어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지 모른다. 그러나 말뿐인 조직문화 개편을 넘어설 때 삼성전자는 한국형 ‘혁신’의 선례를 남길 수 있을 것이다. 위기의 목소리가 높은 지금 삼성전자의 혁신의 성공을 기대해본다.

 

이은지 기자 npce@dailycn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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