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경제=한민철 기자] “오늘은 뭘 먹을까” “글세… 아무거나” 데이트 도중 흔하게 주고받는 대화다. ‘아무거나’라는 대답에 질문자가 또 흔히들 결정하는 메뉴가 있다. 바로 돈가스다.

고기는 먹고 싶은데 삼겹살이나 소고기를 먹기에는 뭔가 무거워 보이고, 느긋하게 먹기에는 시간이 부족하고, 또 가격마저 부담스럽다면 항상 떠올리게 되는 게 돈가스다.

얼마전 종영한 드라마 ‘응답하라1988’을 연상시키는 과거 동네 레스토랑이나 호프집 또는 분식집을 겸한 음식점에서 먹던 돈가스는 추운날 오뎅국물을 대신해주던 따스한 스프가 식사의 문을 열었다. 매콤·새콤한 소스가 뿌려진 바삭한 돈가스, 상쾌하고 아삭한 식감을 살려주던 샐러드, 느끼함을 덜어주던 단무지와 방울토마토 그리고 ‘선택의 재미’를 더했던 밥 또는 빵.

부모님 손을 잡고 설레는 마음으로 향했던 그 돈가스 음식점들은 현재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으로 배도 든든히 채울 수 있고, 먹음직 스럽게 자른 한 조각을 포크로 찍어 사랑하는 이에게 한 입 넣어주는 낭만가득한 ‘고급’ 데이트 장소로 탈바꿈했다.

기성세대들에게는 과거 그 추억의 돈가스를 떠올릴 수 있고, 젊은세대들에게는 테마가 있는 데이트 코스인 돈가스 음식점을 소개한다.

◆ 이젠 돈가스도 복고 ‘한왕스 1980’

‘마음을 담아 여러분께 행복한 추억을 만들어 드립니다.’ 한왕스1980의 메뉴판에 적힌 고객 인사말이다. 한왕스는 응답하라1988세대들이 먹던 80년대 추억의 돈가스맛을 선사한다.

돈가스류 메뉴는 왕돈가스와 함박스테이크, 왕돈가스와 함께 생선가스 또는 함박스테이크를 섞은 메뉴 등이 있다. ‘수제 명품치즈 시리즈’로 치즈돈가스와 치즈고구마돈가스가 있다.

▲ '한왕스1980'의 한왕스정식 메뉴

또 왕돈가스와 생선가스 그리고 함박스테이크 3가지를 골고루 섞은 한왕스 정식과 정식 메뉴에 왕새우를 더한 한왕스 스페셜이 있다.

특히 최근 상당수 돈가스 전문점에서 ‘간과하는’ 서비스 메뉴인 스프를 과거 80년대 그 접시와 그 스푼 그리고 그 맛 그대로 제공해주며, 인테리어와 식기도 과거 돈가스 음식점의 분위기를 그대로 살렸다.

▲ 80년대 복고풍의 인테리어를 갖춘 한왕스1980

기성세대 소비자들에게는 추억의 입맛을 떠올리게 해주고, 젊은층 소비자들에게는 최저 7,500부터 시작하는 저렴한 가격에 복고풍의 이색적인 분위기를 느끼게 해주며 최근 돈가스에 질린 입맛을 색다르게 바꿔주는 최고의 데이트 코스로 즐길 수 있다.

◆ 신도시 나들이 중 맛보는 ‘고급주방장’‘힐링연극인’의 돈가스 ‘켈빈돈가스’

‘KCC 영빈관 조리사’ ‘인터콘티넨탈 호텔 프랑스 레스토랑 바론즈 조리사’ ‘캐나다 PMI호텔 총괄셰프’ 등…. 강남이나 명동 지역 유명 레스토랑 주방장의 이력이 아니다. 경기도 남양주시 별내 신도시에 위치한 ‘켈빈돈가스’ 주방장의 프로필이다.

별내 켈빈돈가스는 다양한 메뉴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주요 메뉴인 돈가스에 주방장님이 직접 만든 특제 갈릭소스가 제공된다. 고객들은 바삭하면서 고소한 돈가스와 이 갈릭소스에 ‘중독돼’ 켈빈돈가스를 한 번도 안 온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와본 사람은 없다라는 말이 생길 정도다.

▲ 켈빈돈가스의 돈가스와 특제 갈릭소스

또 에그오리지널 함박스테이크는 돈가스 전문점에서 돈가스 외에 다른 메뉴는 맛이 없을 것이라는 편견을 없애주는 별미 메뉴다. 매콤·달콤하면서도 부드러운 특제 소스에 반숙 계란이 더해져 스테이크 맛을 한층 높여준다.

▲ 켈빈돈가스의 에그오리지널 함박스테이크

최근 신도시이자 주말 나들이 여행지로 각광을 받고 있는 별내 신도시에서 켈빈돈가스는 부담스럽지 않은 데이트 코스이자, 근처 주민들의 점심·배달음식으로도 손색이 없는 음식점이다.

특히 켈빈돈가스의 사장님은 남양주시 사회적 힐링극단에서 연극인으로도 활동하며 상대적 취약계층을 위한 공연을 펼치고 있다. 또 켈빈돈가스에서 나온 매월 수익금의 일부를 이곳 힐링극단에 후원하는 등 별내 지역 사회에서는 ‘고급 돈가스 주방장’이자 ‘힐링 연극인’으로 불리우고 있다.

◆ 예술의전당 데이트 끝나면…과거와 신개념 돈가스의 조화 ‘텐돈가스’

주말 예술의전당 전시회나 공연 그리고 평일 점심에 손님이 인산인해를 이루는 곳이 있다. 바로 남부터미널역 예술의전당 근처에 위치한 ‘텐돈가스’다.

텐돈가스는 처음 가는 이들에게 모호함을 자아낸다. 마치 과거 호프집을 개조한 웃고 떠들며 활발하게 식사할 수 있는 돈가스 음식점인 것 같으면서도 3~4인 이상의 고객들이 품위를 가지고 고급음식을 먹기 위해 찾는 곳의 느낌이 들기도 한다.

▲ '특이해' 소리가 절로 나오는 텐돈가스의 치즈돈가스

메뉴 역시 색다르다. 치즈돈가스는 보통의 모양새와는 다르게 ‘자르지 않아’ 특이함이 전달된다. 이렇게 자르지 않은 돈가스 안에 있는 치즈는 더욱 식감이 쫄깃하고 고기의 고소한 맛을 더해준다.

밥을 담은 식기 역시 다른 돈가스 전문점에서 주는 접시와는 다르게 은색 밥공기에 밥이 담겨 보다 한국적이며 집에서 먹는 듯한 편안한 느낌을 준다.

특히 텐돈가스의 맛은 고객들이 더 잘알아준다. 주말 예술의전당 관람을 마치고 온 고객들로 점심과 저녁 시간대는 항상 붐비며, 평일 점심 시간에 직장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한민철 기자 npce@dailycn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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