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소비자들에게 초점 둔 현지화 전략…소비 주도형 경제로 변한 중국도 공략

[소비자경제=이지연 기자] 국내시장에 진출한 글로벌 SPA 브랜드들의 성장세가 위축되고 있는 가운데 유독 유니클로만 국내외 해외시장에서 높은 점유율과 매출 신장률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후죽순 생겨나는 SPA 브랜드와 국내 소비자들의 선호 패션을 파악하지 못한 채 세계시장의 천편일률적인 디자인만 내세우는 기업들로 인해 최근 국내 입점한 유명 SPA 브랜드들은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평소 SPA 브랜드를 자주 이용한다는 이소희(25)씨는 “처음에는 자주 방문했지만 지나치게 독특한 디자인의 옷들만 있어서 입기가 꺼려진다”며 “오히려 국내 토종 브랜드들이 국내 소비자의 취향을 더 잘 파악한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SPA 브랜드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지만 패스트 리테일링의 의류 브랜드인 유니클로는 국내에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실제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스페인 의류브랜드 자라(ZARA)의 경우 2013년 매출 성장세가 11.5%, 2014년 4.6%로 떨어졌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118억원에서 80억원이 내려가 한국 진출 6년 만에 첫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H&M도 2011년 69.4%, 2012년 42.4%의 높은 매출 성장세를 보였지만 2013년 36.3%, 2014년 12.8%로 점점 매출 성장률이 줄어들고 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62억원에서 34억원으로 절반이나 줄었다.
더 이상 소비자들이 찾지 않아 문을 닫는 브랜드들도 발생했다. 포에버 21은 지난해 11월 가로수길 플래그십 스토어를 접었고, 2014년 국내에 진출한 조프레시는 2년 만에 운영 중인 6개 매장을 국내 시장에서 모두 철수하게 됐다.
그러나 이들의 불안한 행보와는 달리 유니클로의 매출은 매년 꾸준히 증가했다. 유니클로에 따르면 매출 신장률이 2012년 약 504억원, 2013년 약 895억원, 2014년 약 1116억원 등 매년 높은 매출 신장률을 보여왔다. 지난해에는 한국 진출 10년 만에 매출 1조원을 달성하기도 했다.
이렇듯 유니클로가 SPA 시장의 침체에도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국내 소비자들에게 초점을 둔 현지화 전략 덕이다.
유니클로는 “한국은 유니클로 전체 매출의 35%를 차지할 만큼 중요한 해외 시장이다”며 “한국 고객들에게는 고품질 캐시미어, 실크, 리넨, 면 등의 천연 소재를 활용한 제품들을 합리적인 가격에 선보여 신뢰를 얻었다”고 말했다.
국내에 진출한 다른 SPA 브랜드는 한국인에게 맞지 않은 체형이나 선호하지 않는 외국의 패션 스타일을 그대로 들여와 국내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지 못했다. 그러나 유니클로는 심플하면서도 단순한 디자인으로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제품들을 선보였다.
또 일본섬유화학기업인 도레이를 포함한 협력업체들과 소재개발부터 상품판매까지 전 과정을 함께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히트텍이나 에어리즘 같은 자체 개발한 기능성 상품을 출시하며 소비자들에게 높은 인지도를 쌓아가고 있다.
최근에는 캐릭터, 유명 디자이너와 협력해 콜라보레이션 아이템을 선보이고 있다. 디즈니, 스타워즈 등 국제적으로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캐릭터와 영국 백화점 리버티 런던, 크리스토퍼 르메인 등 해외 유명 디자이너와의 협업 제품을 선보였다.
유니클로를 이용하는 서지원(27세)씨는 “일단 매장이 많고 옷들이 기존 SPA 브랜드와는 달리 깔끔한 디자인이 많다”며 “히트텍 등 유명한 제품들도 많고 매 계절마다 주력상품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중국, 미국, 아랍권 등 다른 해외시장 사업에도 집중하고 있다. 유니클로는 현재 한국, 중국 및 미국, 유럽, 호주, 동남아시아 등 전 세계 17개국에서 약 1600여 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 중 중국시장은 최근 내수소비 확대로 글로벌 SPA 브랜드들도 진출을 확대하고 있는 지역이다.
유니클로의 모회사 패스트리테일링의 야나이 다다시 회장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국제화와 전 세계와의 경쟁이라는 두 가지 도전과제를 성공적으로 해낸 기업이 승자가 된다”며 “중국이 수출 주도형 제조업 기반 경제에서 소비 주도형 경제로 변화했고 13억 인구는 유럽과 미국을 합친 것과 비슷하다. 이는 엄청난 기회다”고 말했다.
유니클로는 현재 약 400여 개의 매장을 운영 중인 중국 내 매장을 매년 100개씩 늘려 궁극적으로 3000개의 매장을 만들 계획이다.
유니클로는 “오랜 연구개발을 통해 소비자들의 생활을 만족시킬만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며 “앞으로도 제품의 품질 향상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백화점, 마트 등 주요 유통 채널은 물론 가두점, 로드사이드 매장을 오픈하며 출점을 가속화하고 지방 상권을 확대해 소비자들의 편의성 및 접근성을 크게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지연 기자 npce@dailycnc.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