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몰리는 은행 따로 있다"..."탄력운영제 돌파구 나서"
[소비자경제=서예원 기자] 평일 오후 4시면 문을 닫는 은행 업무시간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변함없다. 고객은 이용할 시간이 없다고 토로하고, 은행원들은 과도한 업무량에 지치고 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SC은행은 노사 간 합의 없이 야간과 주말에도 영업하는 '탄력점포'를 운영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금융권을 향하는 정부의 압박과 소비자들의 불만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다. 현재 KEB하나, 신한, 국민, 우리은행 등 시중은행들의 영업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다.
은행 '탄력운영제', '탄력점포' 목소리가 커진 것은 지난 10월,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지구상에 오후 4시면 문을 닫는 금융회사가 어디에 있느냐”는 말로 발단이 됐다.
이후 임종룡 금융위원장 역시 “금융 소비자들이 원한다면 영업을 연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태도를 밝혔다. 새벽부터 일하는 시장이나 야간 근무가 많은 곳 등 특수한 곳에 위치한 점포는 탄력적으로 영업시간을 조정해 고객을 맞이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은행 직원들의 입장은 다르다. 고객을 대응하는 시간이 오후 4시에 끝나면, 이후 다른 업무들을 처리해야하기 때문에 실제로 퇴근시간은 더 늦어진다는 것이다.
더욱이 내년 출범하는 인터넷전문은행으로 기존 시중 은행들은 인력구조조정을 마쳤거나 진행중에 있어 업무량이 더욱 늘고 있다고 하소연 한다. 한국SC은행은 지난 15일 특별퇴직(희망퇴직)을 통해 전체 5600명 직원 중 20%에 달하는 961명을 내보내기로 했다.
또한 NH농협은 임금피크제 대상 직원 340명으로부터 희망 퇴직 신청을 받았고 신한카드는 7년 이상 근속 직원을 대상으로 2년 만에 희망 퇴직을 진행하기로 노사가 합의했다.
더욱이 은행 관계자들은 사람들이 몰리는 은행, 시간은 따로 있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모든 은행에 대한 연장근무제 실시는 합리적이지 않다고 전한다. 이에 일부 은행에서는 선택적인 연장근무를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은행 홍보팀 이정우 과장은 “부총리의 언급 이후 근무시간 탄력운영제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여전히 고객이 몰리는 영업장은 정해져있고, 해당 지점의 상황에 따라 직원들의 출퇴근시간이 다르다”며 “이미 각 은행들이 점포 환경을 고려해 영업시간을 탄력적으로 운영해왔다”고 말했다.
서예원 기자 npce@dailycnc.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