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불황 극복 과제로 남아
[소비자경제=서예원 기자] 롯데마트가 경남 창원에 양덕점을 오픈하며 ‘제3세대 대형마트’를 선언함과 동시에 초반 흥행에 성공했으나 이것이 장기화된 대형마트 불황을 벗어나게 할 계기가 될 수 있을지 판단하기는 이르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양덕점은 이달 3일 오픈한 이래 10일간 누적 매출이 57억 원을 돌파했다. 이는 내부 목표보다 19% 더 많은 실적이다. 초반 흥행이 성공했지만, 유통업계의 경기불황을 극복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더욱이 같은 기간 14만 명이 방문했고, 1차 상권 소비자들 뿐 아니라, 2·3차 상권의 소비자들도 많이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사 지점의 1차 상권 소비자가 같은 기간 56.5%의 매출 구성비를 보였으나, 양덕점은 35.6%에 불과했다. 원거리 방문자들이 많았던 것이다.
롯데마트 양덕점은 홈퍼니싱 전문 매장인 ‘룸바이홈’과 카페형 원예서적 매장인 ‘페이지 그린’ 등 특화매장을 선보였다. 특화매장 제품들 상당수는 롯데마트가 직접 수입한 것들이다. 캐나다산 메이플시럽, 일본산 컵 우동제품, 중국산 원예장갑 등을 직접 수입해 판매하고 있다.
한병문 롯데마트 고객본부장은 “양덕점을 통해 롯데마트의 공간 재창조 실험이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며 “보다 많은 소비자들이 생활 제안 매장을 경험할 수 있도록 기존 점포 리뉴얼을 통해 빠르게 확산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마트 양덕점은 다양한 시도를 통해 단기적인 수익성과를 거두며 순조롭게 출발했다. 그러나 장기화된 경기 불황을 극복할 수 있을 거라는 전망은 이르다.
지난 5월 시작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의 여파로 소비침체가 지속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6월 대형마트 매출은 전년 동월대비 10.2% 감소했다. 이들은 각종 블랙프라이데이, K세일 등 할인행사에도 큰 성장을 보이지 못했다. 올해도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는 것이 대다수 업계의 분석이다.
유통업계의 체감경기는 더 떨어졌다. 지난 7월 대한상공회의소가 발표한 소매유통업 3분기 경기전망지수(RBSI)는 전분기 대비 4P 하락은 96이었다. 소비심리 위축으로 인해 전반적으로 시장 성장이 둔화된 것이다.
특히 대형마트는 업종 내 경쟁까지 심화되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쟁사의 할인 정보가 담긴 홍보 전단지를 미리 입수하여 가격을 조정하는 일이 빈번해졌다.
홈플러스가 지난 3월부터 주요 신선식품 가격을 크게 낮추면서 대형마트 간 가격 경쟁이 치열해졌다. 대형마트 최저가 가격비교 쇼핑 도우미 어플리케이션도 출시되고 있어 최저가 경쟁이 더 심각해질 것으로 보인다.
골목상권 보호를 위해 대형마트의 영업규제와 출점제한이 강화되었고, 유통채널의 다변화로 온라인 시장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심지어 롯데마트 양덕점은 홈플러스 마산점과 나란히 위치해 있다. 남은 과제들을 적극적으로 돌파하는 것이 중요하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양덕점 오픈으로 바로 건너편에 있는 홈플러스 마산점에 타격이 있으나 매출은 오히려 지난해보다 소폭 증가했다. 아직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마트 전체적으로 올해도 실적이 안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서예원 기자 npce@dailycnc.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