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침체 극복 과제로 남아
[소비자경제=서예원 기자] 신세계그룹의 정용진 부회장은 이마트와 시내 면세점에 초점을 맞추며 활약하고 있다. 그러나 장기 불황이 계속되는 가운데 유통업계 침체를 극복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

올해 초 신세계그룹의 정용진 부회장은 경영전략 워크숍에서 기업의 미래 비전을 제시했다. 워크숍을 통해 정 부회장은 2023년까지 총 31조원을 투자하고 총 17만 명의 고용을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신세계 계열 이마트의 중국사업이 심각한 영업적자에 시달리며, 지난해부터 중국점포를 적극적으로 폐점(2014년 6개, 2015년 2개)하였다. 올해 초 신세계그룹의 주가 상승에는 중국점포 폐점을 통한 손실 축소도 한 원인이 되었다.
정 부회장은 소비자에게 친근하게 접근함으로써 직접 홍보에 참여하는 등 마트 불황을 이기려는 노력을 보였다. 이틀에 한 번 꼴로 자신의 페이스북에 제품을 포스팅하기도 했다.
또한 정 부회장은 가격경쟁의 한계를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 8월, “가격 할인이 아닌 이마트를 찾아야 할 본질적인 이유에 대해 고민한다”고 밝히며 대한민국 마트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꿀 것을 천명했다.
이러한 사업의 일환으로 이마트는 지난 8월동안 52주에 걸쳐 발명 프로젝트를 실시해왔다. 발명 프로젝트는 올해 한경광고대상에서 크리에이티브대상을 받기도 했다. 특히 두 번째 발명 상품 중 하나인 ‘노브랜드 감자칩’은 일반 NB(제조사 브랜드)보다 최대 67%까지 가격을 낮춰 소비자의 호응을 얻었다. 해당 상품은 지난 6일 출시돼 43일 만에 25만 개가 판매됐다. 이는 기존 브랜드 상품의 한 해 실적의 10배에 해당하는 수치다.
또한 신세계는 국내 소비자를 집중적으로 겨냥하는 시내 면세점에 집중하며 이익 창출을 유도했다. 2013년 7월부터 운영해 온 김해공항 면세점을 3년 만에 철수하기로 결정했다. 신세계조선호텔 성영목 사장은 “내년 3월 파라다이스호텔에서 신세계 센텀시티로 확장 이전하는 부산 시내면세점에 역량을 집중해 면세사업 전반의 체질개선을 도모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이는 지난 달 5일 개최된 신입사원 연수캠프 환영인사에서 “세계 어딜 가나 만날 수 있는 비슷비슷한 면세점을 만들어선 안 된다”고 주장하며 신선한 콘텐츠로 무장한 시내 면세점을 표방한 정 부회장의 뜻이 비춰진 것이다. 신세계가 시내 면세점의 차별성을 강조하면서, 세계 최대 규모의 백화점의 타이틀을 거머쥔 센텀시티 면세점에 역량이 집중되고 있다.
이처럼 정 부회장이 기업의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기존 사업 돌보기’ 전략을 펼치고 있어 신세계그룹의 또 다른 도약이 기대된다. 소비시장이 요구하는 것에 집중하고 끊임없이 연구하는 마케팅이 앞으로의 유통업계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올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한국 유통업계는 장기 불황이 계속되면서 경기 침체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정 부회장의 이러한 노력과 더불어, 다양한 측면의 변화를 통해 유통업계의 불황 극복이 시급한 과제로 남아 있다.
연초 정 부회장의 포부 넘치는 비전 제시 덕분에 신세계그룹의 주가는 상승세였다. 그러나 지난 5월부터 불어 닥친 메르스 여파로 인해 신세계그룹의 3분기 영업이익이 380억 원으로 지난 해 같은 기간보다 22.6% 급감하였다.
지난 해 신세계그룹의 코스피 지수가 최고점에 달했던 6월 중순에 신세계의 주력 계열사인 이마트의 지수는 급격한 하락세였음을 감안할 때, 메르스 여파로 소비자들의 대형마트 이용도가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서예원 기자 npce@dailycnc.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