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등의 조도를 높이는 등 노력 필요”

[소비자경제=김동현 기자] # 20년 전 미국 뉴욕은 슬럼가를 중심으로 총기사건, 강도, 살인 등이 밀집한 지역이었다. 치안이 취약했지만 경찰을 더 추가할 수도 없고, 예산도 증액을 시킬 수 없던 상황이었다.
신임 경찰청장은 어떻게 하면 범죄를 줄일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하나의 방안을 냈다. 범죄가 발생한 지역에 경찰차를 배치하고 가로등 밝기를 높이는 것이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사건이 발생했던 곳의 사건 발생률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새로운 범죄 장소가 발견되면 순찰차를 배치하고 조명의 밝기를 높였다. 그 결과 1993년 1,946건이던 살인사건이 4년 뒤인 1997년 770건으로 무려 60%가 줄었고, 전체 범죄발생건수도 41% 감소했다.
# 2000년 영국 북부 댈러스고시에서 도시경관의 변화를 위해 청색 가로등을 설치한 적이 있었다. 경관을 위해 설치한 가로등이었지만 범죄율이 낮아지는 효과가 나타났다.
청색이 기존 빨강색 가로등에 비해 파장이 짧아 밝게 보이는 효과가 있는데다가 무엇보다 색채학적으로 청색을 보면 세로토닌이란 호르몬이 분비되어 심리적 안정을 갖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일본도 이를 적극적으로 도입했다. 2005년 일본의 나라 현 등 여러 지자체에 청색가로등을 설치했고 그 결과 약 20%의 범죄율이 감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범죄건수를 줄이기 위해 가로등의 밝기를 높이고 가로등이 켜지는 시간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위 사례처럼 해외나 우리나라의 경우 가로등이 밝을수록 범죄 발생률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미국 뉴욕의 경우 가로등 밝기가 높아졌더니 살인사건이 60%가 줄었고 범죄 건수도 약 40% 감소했다.
영국과 일본은 가로등의 색깔에 변화를 줬더니 사람들이 심리적 안정을 가지게 돼 범죄율이 감소된 것으로 조사됐다.
우리나라도 가로등 등 불빛이 어두운 지역이 성범죄 발생 건수가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이 2010년부터 2013년까지 성범죄 사건과 성범죄가 발생한 지역 3,719곳을 일일이 비교한 결과 ‘구도심’, ‘구시가지’에서 많이 발생했다. 이런 지역은 가로등이 설치돼 있지만, 불빛이 미치지 않는 곳이 많다.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이윤호 교수는 “구도심은 계획도시가 아니기 때문에 사람의 눈으로 감시할 수 없는 외진 곳이 많다”며 “인구 이동도 활발하지 않아서 우범지대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대검찰청 통계에 따르면 범죄가 가장 많은 시간대는 밤 시간대인 20:00~03:59 사이로 34%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새벽에 일어나는 우발적인 범죄의 경우 가로등 불빛만으로도 크게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곽대경 교수는 “외진 골목길에 가로등을 보다 더 촘촘하게 단다든지, 가로등의 조도를 높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동현 기자 npce@dailycnc.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