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크게 증가했으나 자몽에이슬 외 판매 증가 글쎄…

[소비자경제=강연주 기자] 하이트진로의 3분기 영업이익이 크게 증가했으나 소주 분야는 오히려 판매가 감소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4분기 실적에 대한 긍정적 평가 역시 소주 값 인상으로 인한 착시효과로 보여 거품 논란이 일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3분기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주식엔 큰 영향이 없다. 하이트진로의 주가는 계속해서 하락세를 보이다 3분기 영업실적 발표 이후 상승세를 1일까지 지속했다. 그러나 애널리스트들의 분석이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2일 하이트진로의 주가는 다시 소폭 하락했다.
이날 하이트진로의 주가는 2만4550원에 마감됐다. 이는 전날보다 50원(0.02%) 하락한 수치다. 하이트진로는 2013년 3월 8일 3만4100원으로 장을 마감한 이후 하락세로 현재는 2만원을 오고가고 있다.
하이트진로의 올해 3분기(7월~9월) 연결매출은 약 5019억, 영업이익은 약 482억원으로 매출은 0.4%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27.4% 증가했다.
영업이익 증가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 긍정적 평가를 못받는 이유는 판매 증가, 점유율 증가로 인한 성장이 아닌 마케팅 비용 절감으로 인해 발생한 이익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오히려 소주 판매량이 감소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증권의 양일우 연구원은 참이슬을 비롯한 기존 소주의 판매량이 약 3% 정도 감소했을 것으로 분석했다. 올해 3분기 전국 소주 출하량은 7% 증가했으나 기존 소주 매출 증가는 한 자릿수에 그쳤기 때문이다.
또한 지난해에는 없던 자몽의 이슬 판매가 소주 전체 매출의 5.1%정도를 차지한 것으로 파악되면서 기존 소주 판매가 감소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이트진로의 소주부문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10% 감소하기도 했다.
소비자의 인식 변화도 참이슬의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지난 10월 리얼미터라는 여론조사 기업에 따르면 2030대에게 가장 인기 있는 소주는 롯데주류의 처음처럼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선호도에 있어서는 참이슬이 24%로 선호도 1위를 기록했으나 20대는 30.8%, 30대는 26.1%가 처음처럼을 선호한다고 답했다. 조사의 표본 오차는 95%다. 향후 소비 시장을 주도할 젊은 층 소비자의 인지도를 놓치면 향후 점유율을 빼앗길 가능성도 있다.
현재 소주시장 점유율은 공식적으로 집계되고 있지는 않지만 하이트진로는 자사의 소주 시장점유율을 약 48% 정도로 추측하고 있다.

자몽의 이슬 인기가 언제까지 계속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과일소주 시장 내에서 자몽에이슬이 점유율 약 40~50%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과일 소주의 인기가 출시 초반만큼 폭발적이지는 않지만 또 하나의 주류 분야로 자리 잡았다고 평가한다. 이에 업계는 새로운 시장에 대한 상품 개발, 다양성 제공 등이 이뤄지고 있다.
1일 롯데주류는 ‘순하리 처음처럼 사과맛’을 도수를 더 낮춰 출시했고 총 4종의 과일 소주 상품을 보유하고 있다. 무학의 좋은데이도 블루베리, 유자 등 컬러 시리즈를 판매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아직 자몽에이슬 외에 다른 제품에 대한 계획은 없다고 전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하이트진로의 실적 호조가 4분기에도 계속될 것이라 분석했다. 그러나 이러한 예상은 최근 실행된 소주 값 인상에 의한 것이다.
지난달 30일부로 하이트진로는 참이슬의 가격을 961원에서 1015원으로 약 5.6% 인상했다. 가격이 인상하면 매출과 영업이익 증가는 따라오게 된다는 것이다.
또한 한 곳에서 가격을 인상하면 타사도 값을 올릴 가능성이 많아 참이슬 고객이 다른 브랜드 고객으로 전이될 가능성이 적어 이익 감소의 위험이 낮다. 실제 롯데주류, 무학도 소주의 가격 인상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 분석에 따르면 4분기 실적 호조 예상은 하이트진로만의 전망이 아니다. 다른 주류 업계도 줄줄이 가격 인상을 진행할 경우 타사 역시 매출과 영업이익이 증가하게 되기 때문이다.
맥주에 있어서도 3분기 매출이 154원을 기록하며 280% 대폭 증가했으나 대부분 광고판촉비 감소, 종속회사의 인건비 절감 일부 발행 등에 의한 성장으로 분석된다.
신한금융투자 오경석 연구원은 “하이트진로의 3분기 실적이 생각보다 좋았던 것은 맞다. 이는 자몽에이슬이 3분기에 잘 팔렸고 마케팅 비용이 감소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맥주 시장에서 규모가 감소했으나 4분기에 소주값 인상으로 인한 매출 및 영업이익 증가가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서 “소주뿐만 아니라 맥주 값 인상 가능성도 있다. 다른 업체도 가격 인상을 진행하면 그 업체도 실적이 증가할 것으로 분석된다”고 했다.
강연주 기자 npce@dailycnc.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