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물량만 8000대...‘그랜저IG’ 조기 출시되나

▲ 쉐보레 임팔라

[소비자경제=김정훈 기자] 한국지엠 임팔라가 출시와 함께 돌풍을 일으키며 준대형세단 시장의 절대강자 그랜저HG를 위협하고 있다. 임팔라는 9월 한달 간 1600대 이상을 판매, 한국지엠의 내수 판매를 이끌었다. 업계에서는 임팔라의 인기행진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지엠 임팔라는 9월 한달 간 1634대를 판매했으며, 누적계약대수만 1만824대, 대기물량이 8000대에 이른다고 알려졌다. 또한 올해 계약해도 차는 내년에나 받을 수 있을 정도로 뜨거운 인기를 얻고 있다고 전해지고 있다.

대기물량이 8000대라는 것에 대해 한국지엠 관계자는 "대기물량이 8000대라는 얘기가 있는데 이는 사전예약이 100% 성사됐을 때"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예약 대부분이 계약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은 편을 감안하면 임팔라의 출시 이후 판매행진은 '대박'이라고 평가할 만 하다.

임팔라 판매가 순조롭게 진행되면서 국내 현지 생산 가능성도 더 높아졌다. 한국GM은 작년 노조원 대상 경영설명회에서 올해 임팔라를 수입해 판매한 뒤 연 1만 대 이상의 판매 실적을 기록하게 되면 부평 공장에서 생산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통보한 바 있다. 즉 물량이 딸려서 판매를 할 수 없는 최악의 상황은 막겠다는 각오다.

반면 준대형세단 시장 터줏대감 그랜저HG는 상대적으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판매량은 6273대로 전년동월 대비 1.0% 늘었고 전월인 8월(6062대) 대비로는 3.5% 늘어났다. 문제는 8월 판매량이 7월(7044대)에 비해 13.9%나 줄어들었다는 것. 특히 이러한 부진이 공교롭게도 임팔라가 출시된 8월부터 시작됐다는 점이다.

▲ 출처=한국지엠 홍보실

국내 준대형세단 대표 모델들로는 현대차의 그랜저HG, 기아차의 K7, 르노삼성의 SM7 등이 있다. 특히 그랜저HG와 K7은 국내 소비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아온 스테디셀러들이다.

하지만 이 같은 아성이 임팔라로 인해 흔들릴 조짐을 보이고 있어 눈길을 끈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3000~4000만원대 사이 준대형세단 구입을 준비하는 국내 소비자들에게 사실 그랜저와 K7 이외에 큰 선택지가 없었던 경향이 있다"면서 "하지만 현기차에 대한 거부감을 갖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임팔라가 반사이익을 누린 측면이 있다. 물론 임팔라 차 자체의 경쟁력도 훌륭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 현대차 그랜저HG

그랜저는 단순 '임팔라효과'로 판매량이 더뎠다고 보기는 힘들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 그랜저HG 누적판매량은 6만968대에 그쳤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7.7%나 하락한 수치다. 그랜저HG의 인기가 조금은 시들해진 것으로 분석된다.

그렇다면 남은 10~12월 하반기 판매전망은 어떨까. 임팔라의 경우 차 자체에 큰 결함이 발견되지 않는 한 이 같은 인기세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미국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출시돼 곧 가격이 인상될지도 모른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지만 한국지엠 측은 당장 인상요인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르지오 호샤 사장도 지난 8월 임팔라 출시행사에서 "환율 등의 외부 변수에 의해 가격이 올라갈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는데, 국내 판매 가격에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며 "워낙 경쟁력 있는 가격이기 때문에 최대한 유지하고자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랜저HG는 하반기에도 고전을 면치 못할 가능성이 크다. 한 지붕에 거주하는 불편한 가족인 '아슬란'과의 매출양분화는 물론, 임팔라의 인기가 당분간 꺾이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또한 가격대는 다르지만 쌍용차의 티볼리, 르노삼성 QM3/5 등의 인기가 높아지는 것도 직간접적 영향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 현대차가 당초 내년 12월에 출시예정이었던 그랜저IG를 내년 상반기로 출시를 앞당겼다는 소문도 돌았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에 대해 "그랜저 IG의 출시를 상반기로 앞당겼다는 얘기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원래 계획이던 내년 12월보다는 일찍 출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타 완성차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출시는 여러가지 시장상황과 전 모델의 실적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출시시기를 잡는다"라며 "현대차의 경우 아반떼가 하반기 내수점유율 잡기에 실패할 경우, 그랜저IG 출시가 더 일찍 당겨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정훈 기자 npce@dailycn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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