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계 저리자금 쓸 수 있어 유리한 위치에 설 것'

▲ 현대증권 빌딩 앞의 시계탑. 출처=곽호성 기자

[소비자경제=곽호성 기자] 지난 1999년 바이코리아 펀드를 내놓으며 한국 사회에 펀드 돌풍을 일으켰던 현대증권 매각작업이 이달 중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선물위원회가 오는 14일 현대증권 대주주 변경 문제를 심사한다. 업계에서는 21일 금융위원회가 현대증권 대주주 변경을 승인하면서 매각 작업이 매듭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증권이 글로벌 금융사인 오릭스를 새 주인으로 맞아 들이게 되면 경쟁력이 상당히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업계 전반의 견해다.

특히 현대증권의 새 사령탑을 맡게 될 김기범 사장 내정자에게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대우증권 사장을 역임했던 김 내정자는 세계 금융문화에 익숙한 투자은행(IB) 전문가로 인정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김 내정자가 지휘할 현대증권이 앞으로 리테일, 자산관리, 해외IB 부문에 역점을 둘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현대증권은 총 영업점 수가 97개에 달한다. 지점 수는 87개이며, 웰스 매니지먼트 센터(WMC)는 9개, 브랜치(영업소)가 1개다. 

다른 대형 증권사들이 80여개 정도의 지점을 갖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현대증권은 리테일 영업이나 자산관리 사업에서 상당히 유리한 위치에 있다.

또한 세계적인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는 오릭스는 현대증권의 해외 IB 사업에 상당한 힘이 될 전망이다. 

김 내정자는 지난 6월 말부터 여의도에 인수 캠프를 세우고 현대증권을 이끌 준비를 하고 있다. 그는 꾸준히 임직원들과 만나면서 임직원들의 마음을 얻고 있다.

다만 현대증권을 위협하는 첫 번째 문제는 증권업황이 다시 악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대신증권 강승건 연구원은 자신이 담당하고 있는 국내 주요 증권사 6개의 3분기 실적이 컨센서스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강 연구원은 “우선 전 분기 대비 거래대금이 6.9% 감소할 것이고, 시장 변동성 확대 등으로 인한 운용이익 감소로 트레이딩 손익이 부진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라며 “또 지난해 3분기에 반영됐던 비 경상적 이익 등으로 인한 효과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는 현대증권을 인수하는 오릭스가 일본계 자본이라는 점이다. 국민들이 일본에 대해 부정적인 감정을 갖고 있으므로 업계에서는 현대증권이 이 점을 조심해야 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현대증권의 향후 전망을 상당히 밝게 보고 있다.

자본시장연구원 황세훈 자본시장실장은 “현대증권은 앞으로 일본계 자금의 국내 진출 교두보 역할을 할 것”이라며 “현대증권은 일본계 저리 자금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 상당히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곽호성 기자 npce@dailycn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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