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에 대한 충성심 부족이 주진형 연임 좌절 원인인 듯"

▲ 희비가 엇갈린 두 증권사 CEO, 왼쪽은 KDB대우증권 홍성국 사장, 오른쪽은 한화투자증권 주진형 사장.   출처=대우증권, 한화투자증권

[소비자경제=곽호성 기자] KDB대우증권의 홍성국 사장과 한화투자증권의 주진형 사장이 최근 증권업계에 혁신 붐을 일으켰으나 홍성국 사장은 승승장구하고 있는 반면 주진형 사장은 연임이 어려울 것으로 보여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KDB대우증권은 오는 23일로 창립 45주년을 맞는다. 창립 45주년을 맞은 KDB대우증권은 호텔 롯데 기업공개(IPO) 대표 주관사 자리를 차지하며 강력한 성장을 하고 있다.

KDB대우증권의 홍성국 사장은 '독보적 PB하우스'를 내세우며 여의도 증권가에 새바람을 일으켰다. 또한 주진형 사장은 리서치센터에 매도 보고서를 적극적으로 쓰게 하고 투자 권유 대행인 제도 운영을 중단하는 등의 개혁 조치를 단행했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화투자증권은 오는 11월 5일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신임 사내이사 선임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것이 사실상 대표이사를 바꾸기 전의 선행 작업이라고 보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주 사장이 본래 임기인 내년 3월까지 근무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박수 받는 퇴장'이 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주 사장은 지난 2013년 한화투자증권 사장 자리에 오른 이후로 매매 수수료 기반 성과급을 없애고 임원들이 자사주를 의무 보유하게 했다. 또 출산휴가를 확대했고 파워포인트 보고서를 금지했으며 사내 편집국장제를 시행하기도 했다.

이런 과감한 개혁 과정에서 '혁신과 파격을 일으켰다'는 좋은 평가도 받았으나 독단적인 경영자라는 지적도 받았다.

반면 홍 사장에 대한 평가는 전반적으로 긍정적이다. 홍 사장은 호텔 롯데 기업공개(IPO) 주관사 선정 경쟁 과정에서 직접 프레젠테이션을 하며 대우증권이 주관사 자리를 따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홍 사장의 장기는 솔선수범(率先垂範)이다. 지난 3월에는 직접 거리에 나가 개인연금 캠페인을 벌였다. 이런 열성에 힘입어 3개월 만에 연금계좌 수가 3배로 늘어났다.

대우증권은 지난 2분기에 영업이익 153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39.0% 증가한 실적이다. 홍 사장이 진두지휘한 대우증권은 브로커리지(중개)ㆍ웰스매니지먼트(WM)ㆍ투자은행(IB)ㆍ세일즈앤트레이딩(S&T) 등 전 분야에서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주 사장의 연임 좌절에 대해 '오너에 대한 충성심'이 결정적 문제가 되지 않았겠느냐는 반응을 보였다.

한 학계인사는 "한국 기업사회에서는 오너에 대한 충성심이 중요한데 주 사장은 그것이 약했다"며 "그것이 결정적 문제가 되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홍 사장이 이끄는 대우증권의 향후 전망에 대해서는 "아무래도 증시의 움직임에 따라 실적이 좌우될 것"이라고 말했다.

 

곽호성 기자 npce@dailycn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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