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형적 영업맨 출신...친화형 소통 리더십 장착

[소비자경제=김정훈 기자] 오는 9월 1일 출범하는 하나-외환은행의 통합은행 ‘KEB하나은행’의 초대 통합은행장에 서울은행(비인수은행계) 출신의 함영주 부행장(사진)이 내정됐다. 업계에서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깜짝 발탁인사라는 평가다.
하지만 그동안 함 내정자의 행보를 눈여겨 본 주변사람들은 그가 통합 'KEB하나은행'의 최고 적임자라고 입을 모은다.
그는 탁월한 영업력은 물론 충청지역을 총괄할 당시 1000여명의 직원 이름을 모두 외울정도로 친화적인 리더십을 보여줘 그동안 내부적 진통을 겪어왔던 통합작업에 소통형 리더십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그가 행장으로 내정된 뒤 가장 먼저 외환은행 본점 노조 사무실을 찾은 것도 노조와의 소통을 위해서였다. 함 내정자는 김근용 노조위원장과 면담을 하면서 조직의 화학적 결합을 위해 노력할 것을 당부했다.
◆중립인사 이뤄낼 최고 적임자
업계에서는 함 내정자가 통합으로 어수선한 KEB하나은행의 최적임자라고 평가하고 있다. 특히 정식통합한 KEB하나은행은 아직 내부적으로 노조문제, 직원인사 등 산적한 문제들이 남아있는 상황이다. 이 과정에서 함 내정자가 얼마만큼의 리더십을 선보일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것.
업계의 반응은 일단 긍정적이다. 은행업계 한 관계자는 “행장 내정 다음날부터 외환은행 노조사무실을 찾아간 행보는 그가 ‘화합’을 중요시 할 거라는 반증”이라고 설명했다.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부행장 시절 워낙 친화력이 좋기로 소문이 나있었기 때문에 통합은행 내부적으로는 물론, 은행권 자체에도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가 인수은행 계열인 ‘하나’나 ‘외환’ 출신이 아니라는 점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로 통합 후 은행권 안 밖에선 외환은행이 통합은행 내부에서 인사불이익을 받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하지만 함 내정자는 최근 한 언론사 인터뷰를 통해 “외부 출신이라는 이유로 인사상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는 외환은행 직원들의 불안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니 나를 보며 불안을 떨쳐버리길 바란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중립적인 인사를 실행할 것이라는 뜻이다. 여러모로 그를 향한 호평이 이어지고 있는 이유다.

◆전통적 영업맨...통합은행서도 실력 발휘하나
함 내정자는 전통적인 영업맨이다. 그는 2013년 충청영업그룹 대표를 맡아 연간 경영평가에서 하나은행 영업그룹 중 1등을 차지했고, 2014년에도 2등을 기록했다.
또한 당시 ‘지역사랑통장’을 출시하고 ‘1인 1통장 및 1사 1통장 갖기 운동’을 전개하는 등 지역밀착형 영업으로 지역민의 사랑과 내부실적 두마리 토끼를 모두잡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영업의 달인이 은행장에 앉은 만큼 통합은행의 영업력 강화도 기대되고 있다. 실제로 통합은행은 최근 조직개편안을 대폭 수정했다. 새로 도입하기로 했던 ‘영업부문장’직을 만들지 않기로 한 것.
이는 함 내정자가 직접 영업부문을 관리하도록 방침을 세운 것과 무관치 않다. 특별한 영업전문가가 필요없다는 얘기다.
통합은행장을 내정한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 관계자도 “함영주 내정자는 본부중심의 전시주의적 업무 처리에서 탈피해 조직과 제도, 업무프로세스를 일선 영업 중심으로 바꿀 수 있는 실사구시형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통합 과정에서 고객에 대한 서비스와 영업을 중시하겠다는 그룹의 의지가 반영된 걸로 보여 영업 부분 활성화가 기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친화형 소통 리더십, ‘리딩뱅크’ 올려놓을까
함 내정자의 가장 큰 과제는 역시 통합은행 앞에 놓인 양 행원간 임금격차 해소, 지점 통폐합, 해외 진출 확대 등의 과제들을 해결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두 은행간의 진정한 통합을 유도하는 리더십이 필요시 되고 있는 시점이다.
임추위 관계자는 “후보들 중 양 은행을 진정한 통합으로 이끌 적임자 선정에 큰 주안점을 두고 심의했다”면서 함 내정자에 대한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하나금융그룹 관계자도 “함 내정자는 충청영업그룹 대표 재직 당시 1000여명에 달하는 전 직원의 이름과 생일, 신상과 애로사항 등을 모두 꾀고 있을 정도로 소통에 능했다”면서 “내부직원들도 평소 평이 좋던 친화형 리더가 은행장이 된 것을 반기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하나·외환의 통합으로 탄생한 KEB하나은행은 자산규모 290조원으로 국민은행 282조원, 신한은행 260조원, 우리은행 279조원을 뛰어넘는 1위 은행이 된다. 통합에 따라 지점 수는 945개, 직원 수는 1만5717명이 되며 글로벌 네트워크는 24개국 127곳에 이르게 된다. 몸집이 커진만큼 KEB하나은행이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이 번갈아 차지하고 있는 리딩뱅크 자리에 도전할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함 내정자는 다음 달 1일 열리는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통합은행장으로 공식 취임할 예정이다.
김정훈 기자 npce@dailycnc.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