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일 경제좌담회에 참석한 리커창 총리(출처=중국 정부 홈페이지)

[소비자경제=정명섭 기자] 중국 경제가 여전히 불안한 모습이다. 지난달 중국 증시가 잇따라 폭락하다 반등에 성공했지만 시장 불안과 실물 경제 침체에 대한 걱정 때문이다. 리커창(李克强) 총리의 경제정책인 ‘리코노믹스(Likonomics)’에 제동이 걸려 집권 3년차에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중국 정부는 경기 회복을 위해 총력전을 펼치겠다는 입장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을 비롯한 글로벌 금융회사들은 중국의 증시 하락 여파가 세계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은 과거보다 커졌다고 분석했다.

◆ 중국 증시, 여전히 ‘불안’

지난주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하루 10% 이상 변동하며 롤러코스터를 탔다. 중국 증시가 반등하긴 했지만 불안 요소는 여전히 남아 있다. 현지 경제매체들은 12일 내주 상하이종합지수가 다시 소폭의 조정기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며 4000선 안팎의 상승세를 타겠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13일부터 발표될 9개 상장사의 상반기 실적, 수출입 증감액, 제조업 증가치, 민간소비액, 2분기 국내총생산(GDP) 실적 등이 발표될 예정이어서 다시 요동칠 가능성이 있다.

한편에선 증시가 무너지자 중국 경제가 급속도로 침체기로 빠져들 수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증시 폭락으로 기업들의 투자가 줄어 내수 침체로 다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 경제는 지난해부터 수출과 내수 부진을 겪고 있다. 1분기 GDP(국내총생산)성장률은 7%로 6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고 2분기 성장률은 6%대로 떨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소비자물가는 1% 중반정도로 지지부진하여 디플레이션의 가능성도 보인다. 작년 하반기 이후 실질환율지수 또한 급상승하며 수출에 불리한 국면이 전개되고 있다.

◆ ‘리코노믹스’ 약점 드러나나?

리커창 총리의 경제정책 ‘리코노믹스(Likonomics)’에도 불신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중국 경제가 고성장을 해오며 미국에 이어 2번째로 큰 자본시장을 갖추게 됐지만 최근 경제성장률이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며 목표치인 7%를 달성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에는 7.4%를 기록하여 1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시장이라는 새로운 엔진을 구축하고 정부라는 전통적인 엔진을 개조하겠다는 리코노믹스는 최대 위기를 맞이하고 있는 것이다. 순리핑 칭화대 교수는 ”중국 정부의 중앙 통제식 접근과 전문가의 부재가 결정적 약점을 드러냈다“고 분석했다.

◆ 리커창 ‘경제 살릴 자신 있다’

리커창 총리는 증시 하락과 경기 침체에 대한 국제적 시선을 의식한 듯,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대내외적으로 어필했다.

리 총리는 9일 지역정부 수장들과 경제좌담회를 열어 “중국은 지역적이고 체계적인 리스크를 방지할 능력을 갖추고 있어 이를 극복할 충분한 자신감이 있다”고 밝혔다. 또한 “자본 및 통화시장의 투명성을 높이고 장기적으로 건전한 발전을 유도하기 위해 탄탄한 경제 기초체력을 구축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더불어 거시정책의 연속성과 안정성 유지, 내수 확대, 경제구조 개선, 명확하고 유연한 정책 실시, 방향성 있는 통제·조정 등을 구체적 경제운용 방안으로 제시해 성장을 이끌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 영향력 갈수록 커져

1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이하 WSJ)은 최근 금융시장을 위협하는 3곳(중국 증시폭락, 그리스 디폴트, 푸에르토리코 위키)의 위기는 전세계적으로 확산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중국 금융시장은 외국인 투자가 제도적으로 제한돼 선별적인 투자가 이뤄져 왔기 때문에 그 영향력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만큼 파급력이 있지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치, 경제에 미칠 파급력은 위협적일 수 있다고 전했다. 세계 실물경제에 미치는 중국 시장의 영향력이 과거보다 크기 때문이다.

JP모건체이스는 세계 경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10년 전 5%에서 현재 14%로 3배 정도로 늘었다고 밝혔다. 또한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1% 하락하면 세계 경제 성장률은 0.5%, 신흥국 경제 성장률은 0.7% 떨어질 것”으로 보면서 중국 경제 둔화에 따른 세계 경제 성장률 하향 조정이 고려돼야 한다고 전했다.

 

정명섭 기자 npce@dailycn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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