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실시 후 4.4% 요금인하 효과...KT ‘상관없다’…LGT ‘눈치 보기’

[CEO와소비자=엄혜영 기자] SK텔레콤에서 지난달 초부터 시행한 휴대폰 초당요금제의 효과가 생각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8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한선교의원이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초당요금제로 인해 월 9분, 1000원 정도의 요금이 내려가 SK텔레콤의 이동통신 요금은 4.4% 가량 낮아졌다.
SK텔레콤의 지난해 순수 음성통화료 매출액은 4조 4300억원이며, 초당요금제로 인한 연간 통신요금 인하 금액은 1954억원으로 추산된다.
이 요금제가 현재 시행하고 있지 않은 다른 이동통신 사업자에게 모두 적용될 경우 최대 연간 3860억원의 통신요금 인하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정치계에서는 다른 이동통신 사업자들에게 초당요금제 실시를 촉구하고 있다.
한선교 의원은 “초당요금제 도입이 통신 요금인하에 직접적인 효과가 있는 것으로 결과가 나왔지만 아직 국민의 절반은 혜택을 보지 못하고 있다”며 “가계 통신비의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고 서민층의 요금 부담을 경감시키기 위해 모든 이동통신사가 초당요금제를 전면적으로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나라당 김기현 의원과 이경재 의원도 초당요금제 확대 시행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먼저 김 의원은 오는 29일 ‘서민부담 완화를 위한 통신요금체계 개선 간담회’를 개최할 예정이며, 이 의원도 올 하반기 실질적 인하효과가 나타날 수 있는 요금체계 도입을 요구할 계획이다.
진보신당에서도 지난 8일 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초당 과금제를 전면 확대해야한다”고 밝히며 “초당 과금제는 서민층의 휴대폰 요금인하를 앞당기는 것으로써 SKT만이 아니라 KT, LGT 가입자들에게까지 전면 확대 시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 나아가 “감사원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초당 과금제 시행을 미루고 낙전수입에 기대는 이동통신회사들은 국민적인 요구를 더 이상 외면해서는 안된다”며 “초당 과금제 시행을 미루거나 모르쇠로 일관하는 KT, LGT 등 이동통신회사들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 방송통신위원회 등 관련 기관들이 나서서 관련 제도와 방침을 정비하는 등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SK텔레콤이 아닌 여타 이동통신 가입자들의 초당요금제 전면 실시에 대한 요구 역시 높아지고 있다. KT 가입자인 한 시민은 “1000원이라도 더 싸니까 KT에서도 초당요금제를 빨리 실시했으면 좋겠다”라며 “초당요금제에 대해 매우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통합LG텔레콤 가입 고객은 “SK텔레콤의 초당요금제가 부러울 뿐”이라며 “초당요금제는 선택사항이 아니라 당연히 실시해야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초당요금제 인하효과는 특히 택배나 영업직 등 짧은 통화를 자주하는 생계형 가입자들에게 두드러진다. 초당요금제 실시로 평균 4.4%의 인하효과가 나타나는데 비해 약 230만명의 생계형 사용자(100분 미만 사용에 통화건수 150건 이상)의 경우 그 효과가 7.7%나 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얼마 전 초당요금제의 실효성이 없다는 식의 마케팅 자료를 대리점에 배포했다가 긴급히 회수한 KT는 “유.무선 통합으로 요금절감을 하겠다”는 입장이고, 통합LG텔레콤은 “도입을 검토했으나 시행 시기는 결정하지 못했다”며 KT의 눈치를 보고 있다.
국민들의 절반이 초당요금제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는 지금, 소비자들의 ‘잃어버린 9초’를 언제쯤 모두 되찾을 수 있을지 국내 이동통신 2,3위사의 움직임이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