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비자경제=이남경 기자] 미국산 소고기가 수입이 재개된 지 8년 만에 호주산을 제치고 수입 소고기 1위 자리를 차지할 전망이다.
11일 식품의약품안전처 수입축산물 검역실적 통계에 따르면 5월 초순(1~10일) 미국산 소고기 수입량은 모두 2527t으로 호주산 2475t을 넘어섰다.
미국육류수출협회(U.S.MEF) 관계자는 “한국에서 미국산 소고기가 호주산보다 많이 수입된 것은 지난 2008년 미국 소고기 수입이 재개된 이후 처음”이라고 밝혔다.
미국산은 2001년 ‘소고기 수입 자유화’ 이후 LA갈비 등을 앞세워 한국 시장에서 호주산과 큰 격차로 1위를 달렸지만, 2003년 미국내 광우병이 확인되면서 수입이 전면 금지됐다.
이후 수년동안 추가 광우병 사례가 나타나지 않자 미국은 한국에 재수입을 요구했다. 결국 2008년 6월 ‘30개월 미만’ 미국산 소고기 수입 재개가 결정됐다.
하지만 미국산이 아직 완벽하게 호주산을 앞지른 것은 아니다. 5월 전체 누적 수입(검역)량을 비교하면 호주산(1만2251t)이 여전히 미국산(1639t)을 근소한 차이로 앞섰다.
하지만 현재 호주산보다 훨씬 비싼 미국산 쇠고기 가격을 감안하면 미국산 소고기의 1위 등극은 시간문제라고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미국농무부(USDA) 발표 기준 5월 평균 미국산 소고기 지육 가격은 536.03달러(100㎏당)로 작년 같은 기간(418.52달러)보다 28%나 올랐다.
호주산과 비교해도 미국산 소고기 가격 수준은 높은 편이다. 올해 1~4월 소고기 통관 실적을 바탕으로 단가를 비교하면 미국산 가격은 t당 7988달러로 호주산(6049달러)보다 32% 정도 비싸다.
따라서 앞으로 미국산 소고기 가격이 조금만 낮아지면 국내 수요는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미국산 소고기 수입이 늘어나는 것은 고급 스테이크 전문점이나 한국식 고기구이집 등 식당들이 미국산 소고기를 많이 사용하기 때문이다.
미국육류수출협회(U.S.MEF)에 따르면 울프강스테이크하우스, 구스테이크 528, 구스테이크 733, 더반 프라임스테이크 하우스, BLT 스테이크, 볼트 82 등 다수의 전문 스테이크 레스토랑들이 모두 미국산 소고기를 취급하고 있다.
더 스테이크 하우스 바이 빕스, 빕스, 붓처스컷, 더 플레이스, 애슐리 등도 미국산 소고기를 사용한다.
미국산 소고기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도 변화됐다. 미국육류수출협회가 작년 12월 갤럽과 함께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한국 소비자 10명 중 5명은 “미국산 소고기를 먹을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미국산 소고기가 안전하다고 생각한다”는 대답의 비율도 44.7%에 달했다.
이남경 기자 npce@dailycnc.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