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비자경제=고유진 기자] 지난 2014년 라면시장이 1조 9700억원대를 기록하며 약 2% 마이너스 성장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3년 2조원 대를 돌파하며 성장을 거듭한 국내 라면시장은 올해 장기간 지속된 경기침체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라면시장 정체의 원인으로 사건·사고로 침체된 사회 분위기 속 ‘소비심리 위축’과 ‘대형마트의 휴일 영업중단’으로 인한 매출 감소라고 분석했다.
또한, 가정 간편식 시장의 성장도 꼽았다. 라면을 대신할 수 있는 다양한 편의식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지난해 라면업체들은 경기침체 속에서 신제품 개발 대신 기존 제품의 품질 업그레이드, 리뉴얼 등을 통해 시장을 공략했다.
농심은 신라면을 출시 28년 만에 맛과 디자인을 리뉴얼해 선보였으며, 오뚜기와 팔도는 자사 최고의 인기 장수제품인 진라면과 팔도비빔면을 중심으로 나트륨 함량을 줄이고 면발을 개선하는 등 경쟁에 나섰다.
그러나 국내 라면시장 매출 TOP10 순위를 조사한 결과, 1위인 신라면을 비롯해 짜파게티, 안성탕면, 너구리, 삼양라면으로 형성된 5위권은 여전했다.
문제는 2위 싸움이었다.
지난 2012년 하반기부터 이어진 라면시장 2위 싸움은 지난해 한층 더 가열됐다.

2013년부터 줄곧 2위를 차지한 오뚜기는 진라면 광고모델인 류현진을 주 마케팅 포인트로 삼고 광고와 대형마트 할인행사 등 대대적인 판촉활동을 벌였으며, 참깨라면을 진라면에 이은 제2의 히트작으로 키우기 위해 최근 추성훈을 광고모델로 발탁하는 등 확실한 2위 주도권을 쥐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삼양식품은 지난해 모디슈머 트렌드의 중심에 선 불닭볶음면에 집중했다.
스테디셀러인 삼양라면의 인기는 줄었지만, 불닭볶음면의 판매는 2013년보다 2배 가까이 늘었다. 지난해 라면시장에서 가장 성장률이 컸던 제품이다.
매출순위도 처음으로 10위권에 진입했으나, 불닭볶음면을 제외한 신제품과 광고, 마케팅활동의 부재로, 오뚜기와의 격차는 더욱 벌어졌다.
치열한 접전을 벌였던 오뚜기와 삼양식품의 점유율 격차는 지난 12월 5.3%p로 크게 벌이지면서, 오뚜기의 판정승으로 끝이 났다.
같은 기간 농심은 점유율을 끌어 올리며 64%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
한편, 2015년 라면시장은 면발경쟁에 돌입했다.
농심은 일반라면보다 2배 두툼한 면발의 ‘우육탕면’을 선보였고, 팔도는 올해 출시 25주년을 맞은 ‘왕뚜껑’의 면발을 기존보다 0.1mm 두껍게 개선했다.
보다 쫄깃한 면발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의 취향에 맞춰, 면발이 덜 퍼지고 더 쫄깃하게 만들기 위한 면발경쟁이 시작된 셈이다.
농심은 “우육탕면은 올해 라면시장 신제품 경쟁의 신호탄이자 정체된 라면시장의 성장을 이끌 견인차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관계자는 “최근 라면은 기호식품을 넘어 ‘요리’로 탄생하고 있다”며 “트렌드에 맞춰 소비자들을 공략한다면 예전 ‘하얀국물 라면’의 인기처럼 라면계의 판도를 뒤집을 다크호스가 생겨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기존제품 또한 맛과 제품의 질을 향상시켜 불황 속 소비자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고유진 기자 npce@dailycnc.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