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경제=고유진 기자] 피자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외식 및 배달 메뉴로 자리매김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브랜드 피자의 가격이 원가 대비 지나치게 비싸다는 소비자의 불만이 계속되어 왔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는 원가 및 재무제표 분석을 통해 브랜드 피자의 가격에 대한 문제를 13일 제기했다.

피자 브랜드는 미스터피자, 도미노피자, 피자헛 등의 고가 브랜드 피자업체와 피자스쿨, 오구피자, 피자마루, 피자에땅 등 중저가 피자업체로 분류된다.

상위 언급한 고가형 피자와 중·저가형 피자의 가격을 중량별로 비교하면 고가형 브랜드 피자가 중·저가형 피자보다 최대 2.8배 비싼 것으로, 일부 중저가 피자가 배달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가격의 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더구나 고가형 브랜드 피자 업체인 미스터피자, 도미노피자, 피자헛의 프리미엄 피자(L) 가격을 살펴본 결과, 미스터피자 1개, 도미노피자 2개, 피자헛 2개 제품이 3만2900원, 미스터피자 2개, 도미노피자 2개 제품이 3만3900원, 피자헛 6개, 미스터피자 6개 피자가 3만4900원에 판매되고 있어 업체 및 메뉴가 다름에도 불구하고 가격이 동일하게 책정되어 있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해당 가격대에 속하지 않는 프리미엄 피자(L)는 미스터피자 3개, 도미노피자 2개, 피자헛 1개에 불과했다.

브랜드 피자는 중저가 피자에 비해 가격 자체가 높게 책정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가격까지 거의 동일해 이들 업체간 암묵적 담합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제기된다.

또한 브랜드 피자 제품 중 페퍼로니 피자(L) 원재료가를 추정한 결과, 평균 추정 원재료가는 6480원으로 나타났다.

브랜드 피자 3사의 해당 제품 판매가격은 추정 원재료가 대비 미스터피자 2.7배, 도미노피자 3.1배, 피자헛 3.5배 더 비싼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원재료가는 소매가격을 기준으로 추정한 것으로, 브랜드 피자 업체들이 원재료를 도매가격으로 공급받는다는 것을 고려한다면 추정원재료가와 판매가격과의 차이는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이어 브랜드 피자 3사의 평균가격 및 평균중량으로 환산한 100g당 가격을 비교한 결과, M사이즈 3578원, L사이즈 2742원으로, M사이즈 피자가 L사이즈 피자보다 30% 이상 비싼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M사이즈 피자 가격을 높게 책정함으로써 L사이즈 구매를 유도하여 소비자의 과소비를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브랜드 피자의 L사이즈와 M사이즈의 평균 중량 차이는 420g으로, 이를 본 협의회에서 페퍼로니 피자로 추정한 100g당 원재료가에 대입하여 보면 M사이즈를 L사이즈로 제조하기 위해 추가로 필요한 추정 원재료비는 3230원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판매가격은 6174원이 차이가 났으며, 이는 추가 원재료비보다 2,944원이나 더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브랜드 피자 중 외부감사 대상업체인 미스터피자와 도미노피자의 재무현황을 분석한 결과 2012년도 매출액 대비 광고선전비율은 각각 7.1%, 4.5%인 것으로 나타나, 한국은행에서 발표한 식품제조업의 매출액 대비 광고선전비율인 1.65%보다 3.6배 높았으며, 같은 외식업종인 브랜드 치킨 업체의 3.3%와 비교해도 1.8배나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미스터피자는 2011년 대비 2013년에 영업이익률이 2.2%p 감소한 반면 매출액대비 광고선전비율은 오히려 0.5%p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브랜드 피자 업체 3사는 신제품이 출시될 때마다 유명 연예인을 앞세운 경쟁적인 마케팅을 하고 있으며, 이러한 비용은 고가의 판매가격을 통해 소비자에게 전가되고 있다.

이들 업체들은 원재료가와 중저가 피자업체에 비해 지나치게 높은 판매가격대를 책정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제품 가격을 유사한 수준에서 형성하고 있어 실질적인 가격경쟁이 이루어지지 않고 암묵적 담합까지 의심되는 실정이다.

또한 M사이즈의 가격을 높게 책정함으로써 중량별 다양한 가격대에 대한 소비자의 선택권을 제한하고 소중량을 원하는 소비자의 합리적인 소비를 저해하고 있다.

공정위는 "브랜드 피자업체들은 신제품을 위주로 한 과도한 출혈적 마케팅과 고가의 판매전략을 지양하고 판매가격을 합리화해야 할 것"이라며 "소가족뿐만 아니라 1인 가구의 소비자도 원하는 중량의 제품을 구입할 수 있도록 제품의 중량단위를 다양화하고 합리적인 가격을 책정하여 소비자 친화적인 시장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피자를 비롯한 가격 동조화가 나타나는 시장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여 경쟁당국으로서 소비자의 이익을 저해하는 시장환경이 하루빨리 개선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며, "소비자단체는 브랜드 피자의 가격이 합리적으로 책정되고, 기존가격이 부당하게 인상되지는 않는지 앞으로도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유진 기자 npce@dailycn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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