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은, 사랑입니다”…진정한 사랑의 실천, 그 해답을 찾다.

▲ 안채영 대표
"하얗고 따뜻한 쌀밥은 생명의 양식인 동시에, 누군가에게는 살아야겠다는 희망의 불씨가 될 수도 있습니다. 세상에 밥 굶는 사람이 없어지는 그 날까지 사랑의 청년밥차는 계속됩니다"

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날, 대부분의 사람들은 가족들에게 줄 선물을 사거나 고향을 찾아가기 위해 분주하다. 
명절 분위기는 고향에 가기위한 마음으로 들떠 있지만, 고향에 가고 싶어도 갈 수 없거나 하루 한 끼의 식사를 해결하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명절이 큰 의미가 있는게 아니며 오히려 일년중 가장 서글프고 비참함을 느끼는 최악의 순간이 될 것이다. 특히 서울역이나 영등포역의 쪽방촌 등 어려운 상황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더욱 외롭고 서러운 것이 명절이다.

이런 그들에게 구정 연휴인 1월 30일 영등포 쪽방촌으로 뜻있는 봉사자 20여명이 모였다. 이들 청년들은 영등폭 노숙인과 쪽방촌에서 어렵게 생활하는 사람들에게 식사를 대접하기 위해 나온 ‘사랑의 청년밥차’ 봉사자들이었다. 그들은 명절연휴 고향을 가거나 풍성한 음식이 준비된 가정을 포기하고 추운 날씨에 낮부터 준비한 따뜻한 온정의 육개장을 만들어 노숙인과 쪽방촌 어르신들 100여분께 저녁을 대접했다.

'청년밥차' 봉사자들은 '사랑의 청년밥차' 안채영 대표가 이끄는대로 각 조의 행동지침을 따라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한 두번 해 본 솜씨가 아니었다.

약 100여 명의 노숙인들과 쪽방촌 시민들은 “냉정한 세상에서 아직 온정은 살아있다”며 청년밥차 봉사자들의 정감있고 따뜻한 배려에 깊은 감사를 표했다.

사회에서 활동하다 실패하거나 삶의 경쟁에서 비록 낙오되어 노숙인이나 쪽방촌 어려운 환경에 살지만 한때는 그 누구의 어머니요 아버지였고, 귀한 자식으로 자랐을 사람들이다.  잠시 어려운 환경 속에 처해 있는 사람들을 우리 사회가 그냥 내버려 둔다면, 우리 사회의 치부를 대내외에 적나라하게 노출하는 것이 될 것이다. 정부나 기업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영등포역 주변의 노숙인과 쪽방촌 사람들의 삶과 강남의 화려한 도시에 살고 있는 사람과의 삶을 비교할 수 없지만, 영등포 쪽방촌 사람들의 삶이나 상황은 비참함 그 자체다.

▲ 설날 맞이 영등포 쪽방촌과 노숙인 봉사 참여자들의 단체사진(차혜영 백영주 박지환 최철호 박준석 이대원 안채영 김수명 양영규 김병근 송예근 이경호 신미령 안유복 원도상 유지민 홍지현 정경은 이형인 민상기 김성희)
이 젊은 '청년밥차' 봉사자들이 추위를 이겨가며  명절의 귀중한 시간을 내어 이처럼 봉사하고 온정으로 배려하며 골목골목 소리치는데 이 나라의 기성세대들은 무엇을 하고 있는가 질문하고 싶다. 각 개개인이 비록 바쁜 일상이지만, 잠시라도 생각하고 조금의 도움이라도 형편이 되는대로 사랑의 손길을 내밀어야 되는 상황이 지금이라는 생각이 든다.
안채영 대표는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 저에게 밥은 사랑이었습니다. 인생을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 누군가가 정성을 담아 지어준 하얗고 뜨거운 쌀밥을 보며, 한 없이 눈물을 흘렸던 기억이 납니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새하얀 쌀밥이 한 없이 위로가 되었습니다. 그 때 느꼈습니다. 하얗고 따뜻한 쌀밥은 생명의 양식인 동시에, 누군가에게는 살아야겠다는 희망의 불씨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요"라고 밝혔다.

2013년 7월에 '사랑의 청년밥차'를 설립하고 일용직 근로자들의 무료 급식을 필두로 서울역 노숙자들을 대상으로 추석맞이 도시락 나눔행사등 많은 봉사와 구제사업을 펼치고 있는 안채영 대표는 '사랑의 청년밥차'를 만든 이유에 대해 "사랑의 청년밥차는 소외계층을 찾아가 식사를 대접하며 좀 더 따뜻하고 희망찬 사회를 만들기 위해 청년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모여서 만든 봉사단체"라고 밝혔다. 또한 다음 세대의 기둥이 될 젊은이들이 '나만 잘 먹고 잘 살면 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사회의 영양분을 가꾸는 일에 관심을 갖고, 행동으로 보여주는 진정한 구제사업을 실천할 수 있는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봉사하는 일에 적극 나서는 '구제사업의 교육단체'라고 정의했다.

끝으로 안 대표는 "아름다운 공동체가 유지되기 위해서는 소득불균형 해소와 부자들의 배려가 기본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앞으로 사랑의 청년밥차를 통해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실천하는 기업들이 많이 등장하기를 기대해 봅니다. 세상에 밥 굶는 사람이 없어지는 그 날까지 사랑의 청년밥차는 계속됩니다"라고 기성세대들도 쉽사리 갖지 못하는 생각을 담담하게 말했다.

앞으로의 사회는 더불어 살며 같이 잘 살 수 있는 사회가 되어야 하고 넘어진 사람이 있으면 여러 사람이 조금씩만 부축해서 일으키면 새 힘을 얻고 함께 잘 살 수 있는 따뜻하고 사랑이 넘치는 사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이 나라에도 기업인들과 종교계나 뜻있는 사람들이 '사랑의 청년밥차'에도 눈길과 관심을 갖고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청년밥차 홈페이지 www.babcha.org 봉사 및 지원연락처 070-4208-9977

이병종 기자 npce@dailycnc.com

저작권자 © 소비자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